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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의 사투, 코로나19 팬데믹

코로나19는 전 세계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쳤고, 그만큼 이에 관해 수많은 연구가 이뤄졌다. 정은옥 건국대학교 수학과 교수팀은 수학 모형으로 나이대별 코로나19 감염전파율을 연구했다. 감염전파율은 확진자의 증가 속도를 나타내는 값이다. 연구팀은 먼저 확진자 데이터를 분석해 확률적으로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큰 값을 찾았다.

 

예를 들어 10대와 10대가 만났을 때보다는 10대와 20대가 만났을 때, 10대와 30대가 만났을 때 감염전파율이 낮을 거로 예측해서 그래프를 여러 개 그린다. 그런 다음 예측한 그래프와 나이대별 데이터가 가장 가까운 그래프를 방정식으로 찾는다. 이때 전통적인 전염병 모형을 상황에 맞게 바꾼 수학 모형을 활용한다. 그러면 새로운 데이터가 들어왔을 때 확진자 나이 정보만 넣으면 비슷한 그래프를 그릴 수 있는 일종의 기울기와 같은 특별한 값을 찾을 수 있다. 나이대별로 같은 과정을 반복하면 나이대별 감염전파율을 추정할 수 있다.

 

연구 결과 80대 이상 노년층 집단에서 감염전파율이 가장 높았다. 연구팀은 이 집단 내에서 감염이 일어나면 5명 중 4명이 감염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80대 이상 노년층은 비슷한 또래와의 만남이 잦고, 중증환자 비율이 높다. 게다가 면역력이 낮다 보니 감염전파율은 물론, 백신 접종 완료 후에 감염되는 돌파감염률도 높게 나타났다.

 

생활 방식이 비슷한 다른 나이대에서도 또래 집단끼리 감염전파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10대 집단과 30대 집단 내부에서 감염이 일어나면 3명 중 1명이 감염될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30대와 17세 이하 집단 사이의 감염전파율도 높은 편이었다. 두 집단은 대체로 부모 자녀 세대로 한집에 사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17세 이하와 40대 이상 집단, 18~29세와 50대 이상 집단, 40대와 80세 이상 집단 사이에서의 감염전파율은 매우 낮게 나타났다. 연구팀이 구한 감염전파율은 실제 감염전파율과 거의 일치했다.

 

 

수학으로 찾은 합리적인 거리 두기

 

2020년 초 전 세계는 코로나19를 타파하기 위해 사적 모임과 다중 이용 시설 출입을 통제하는 등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했다. 전기 공학자 아리 네호라이를 주축으로 한 연구팀은 SEIR 모형을 확장한 코로나19 예측 모형을 개발해 합리적인 거리 두기 방법을 제안했다.

 

연구팀은 SEIR 모형에 사망한 그룹과 입원한 그룹을 추가해 총 6개 그룹으로 코로나19 상황에 놓인 인구 집단을 구분했다. 이 중에서 경제 활동을 유지할 수 있는 감염 취약, 노출, 감염, 회복 그룹에 주목했다. 이 그룹을 재택근무나 격리 같은 거리 두기 상황에서도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는 노동자와 낮은 생산성을 보이는 노동자로 다시 나눴다. 

 

연구팀은 76주의 기간과 3억 3,000만 명의 인구를 가정한 다음, 강도 높은 거리 두기 정책을 완화하는 속도에 따라 각 집단의 사망자 수와 경제적 영향이 어떻게 바뀌는지 알아봤다. 그 결과 거리 두기를 엄격하게 유지할 때 사망자 수는 약 23만 명, 경기 침체에 미치는 영향은 34%로 나타났고, 거리 두기를 빠르게 완화할 때는 각각 약 52만 명과 32%로 나왔다. 

 

 

코로나19에 걸리면 얼마나 격리해야 할까?

 

코로나19 확진자의 적절한 격리 기간을 구하는 데에도 수학 모형을 활용할 수 있다. 정일효 부산대학교 수학과 교수팀은 코로나19 확진자의 적정 격리 기간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먼저 10일간 격리 기간을 가진 뒤 증상에 따라 연장 또는 격리를 종료하는 방법(획일적 방법)과 PCR 검사를 통해 격리 기간을 다르게 설정하는 방법(개인화 방법)으로 구분했다. 그런 다음 시간에 따라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양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분석하는 수학 모형을 만들었다. 그리고 바이러스가 공격할 표적 세포가 줄어들 때 감염 증상이 완화되는 코로나19의 특성도 반영했다. 즉 미감염 표적 세포 수의 비율과 바이러스의 농도 등을 변수로 포함한 다음 전염성을 보일 수 있는 혈액 속 바이러스의 최소량을 기준으로 시뮬레이션한 것이다.

 

혈액 1mL당 감염된 세포가 105.0개일 때 전염성이 남아 있다고 가정한다면, 획일적 방법의 경우 10일 후 격리 해제된 환자가 여전히 감염력이 있을 확률이 0.9%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때 환자가 여전히 감염력이 있을 확률을 5% 미만으로 하려면 7일 동안 격리해야 했다. 이 경우에도 대부분 환자의 불필요한 격리 기간은 3.8일로 나타났다.

 

개인화 방법의 경우 하루 간격으로 연속 2회 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는 경우 격리를 종료했다. 이때 감염력이 있는 환자가 조기 퇴원할 확률은 8.1%로 추정했다. 대신 PCR 검사를 연속 3회로 늘리면 환자가 여전히 감염력이 있을 확률이 2.0%로 낮아지고, 불필요한 격리 기간도 2.3일 정도로 짧아진다. 이처럼 수학 모형을 통해 불필요한 격리 기간을 줄이는 데 개인화 방법이 더 유리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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