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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스포츠 클라이밍, 무게중심을 이동시켜라

 

스포츠 클라이밍은 2020 도쿄올림픽의 신규종목 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8월 6일 스포츠 클라이밍의 세 종목(스피드, 볼더링, 리드)의 순위를 곱한 점수에서 최종 8위를 기록한 서채현(18) 선수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스포츠 클라이밍은 세 가지 세부종목으로 나뉩니다. 스피드는 15m 암벽을 빠르게 오르는 것을 겨루고, 볼더링은 4분 안에 특정 인공 구조물을 오르는 과제를 수행하는 종목입니다. 또 리드는 6분 안에 15m 암벽을 누가 더 높이 오르는지를 겨루는 종목이죠. 서 선수는 결선 경기에서 리드는 2위에 올랐지만 스피드와 볼더링에서 각각 8위와 7위를 기록했어요.

 

이번 대회에서 스포츠 클라이밍 선수들은 로프 없이 인공 구조물(상단 배경 일러스트)을 올라야 하는 볼더링 종목을 가장 어려워했습니다. 결선에서 많은 선수가 등반에 실패했죠. 이를 지켜보던 스포츠 클라이밍 국가대표 출신의 도은나 SBS 올림픽 해설위원은 “마치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난이도 조절이 안 된 것처럼, 인공 구조물을 너무 어렵게 설계한 게 원인으로 보인다”고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스포츠 클라이밍은 고강도 근력운동입니다. 그래서 근력을 절약해 필요한 만큼만 사용하도록 최적의 무게중심을 찾아 이동해야 합니다. 이때 기본이 되는 자세가 ‘삼지점’입니다. 즉 양손과 양발을 합한 4개 가운데 세 개가 항상 벽의 홀드에 붙어 삼각형 모양을 이뤄야 몸을 안정적으로 지탱할 수 있습니다. 다른 홀드를 잡을 때는 하체를 이용해 무게중심을 이동하며 팔을 뻗어야 합니다. 또 순간적인 움직임 이후엔 몸의 무게중심을 다시 찾아야 홀드를 잡은 채로 버틸 수 있습니다.

 

인체의 무게중심에서 최적의 등반법 찾기

 

수학에서 삼각형의 무게중심을 어떻게 구할까요? 먼저 각 꼭지점에서 대변 위에 있는 중점으로 선을 내려 중선을 긋습니다. 중선끼리 만나는 점이 무게중심이죠. 그렇다면 우리 몸의 무게중심도 삼지점에 따라 홀드를 짚은 손 또는 발을 세 꼭지점으로 두고 구하면 될까요?

 

답은 ‘아니오’입니다. 인체의 무게중심은 각 부위에 분포된 질량의 평균 위치이며 질량중심이라고도 불립니다. 몸의 질량이 부위별로 균등하게 분포하지 않기 때문에 삼각형의 무게중심과는 다르게 구해야 합니다.

 

 

인체의 무게중심을 구하기 위해서는 분절법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몸을 크게 머리와 몸통, 넓적다리, 종아리, 위팔, 아래팔, 손, 발 등 8개 분절로 나눠 각 분절의 무게중심을 구합니다. 그런 다음 분절의 질량비에 따라 몸 전체의 무게중심으로 환산하는 겁니다.

 

염 교수는 “실제 계산은 각 분절이 축에서 벗어난 정도까지 고려하기 때문에, 보통 컴퓨터를 이용해 인체의 무게중심을 구할 수 있다”며 “수학과 역학에 근거해 무게중심을 구하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이용해 선수의 행동과 경기력을 분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도 해설위원은 “선수가 자신의 키, 근력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몸의 균형을 잡지만 올림픽처럼 생전 처음 보는 암벽을 등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며 “근력을 키우고 다양한 경로로 정복하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생활스포츠에서 시작한 2020 도쿄올림픽의 세 가지 신규종목은 간단한 수학만 알아도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습니다. 이번 올림픽을 시작으로 스포츠 클라이밍의 서채현 선수처럼 서핑이나 스케이트 보딩에서도 세계적인 실력을 갖춘 한국 선수가 배출돼 2024 파리올림픽에서 활약하길 기대합니다. 

 

2021년 09월 수학동아 정보

  • 김진호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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