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기획] 발 빠른 가짜뉴스, 어떻게 퍼질까?

가짜뉴스 녀석, 듣던 대로 정말 빠르군!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가 발달하면서 가짜뉴스 같은 허위정보가 더욱 빠르게 퍼지고 있어. 가짜뉴스가 어떻게 확산하는지 연구한 자료를 보면서 그 비밀을 파헤쳐 보자. 지금 어디쯤 있는지 힌트도 얻을 수 있을지 몰라!

 

전염병 모형으로 가짜뉴스 확산 연구

 

가짜뉴스 같은 허위정보가 어떻게 확산하는지 수학적으로 연구할 때 전염병 확산모형을 이용합니다. 가짜뉴스 연구에서 전염병 확산 모형을 사용하는 이유는 전염병과 소문이 퍼지는 양상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전염병에 걸린 사람이 걸리지 않은 사람에게 병을 옮기는 것처럼, 가짜뉴스를 알게 된 사람이 가짜뉴스를 모르는 사람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죠.

 

전염병 확산모형은 전체 인구를 병에 걸린 사람, 병에 걸릴 수 있는 사람으로 나누고 각 그룹 사이를 이동하는 현상을 미분방정식으로 설명합니다. 미분방정식은 다양한 변수를 식으로 표현해 실제 현상을 수학적으로 나타낸 방정식입니다. 마찬가지로 가짜뉴스를 수학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은 허위정보를 접한 사람과 아직 접하지 않은 사람으로 나눠 가짜뉴스가 퍼지는 현상을 설명합니다.

 

 

2015년 5월 마르셀라 탐부시오 오스트리아 과학 아카데미 박사후연구원팀은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허위정보가 어떻게 퍼지는지 계산하는 수학 모형을 연구 논문 사이트 ‘리서치게이트’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허위정보를 믿고 퍼뜨리는 사람이 있으면 반대로 그것을 믿지 않고 사실을 확인하려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했습니다. 그래서 전체 인구를 가짜뉴스를 믿는 사람(B)과 믿지 않는 사람(F), 그리고 아직 가짜뉴스를 접하지 못한 사람(S)으로 나눴습니다. 그런 후 한 시점에서 사람들이 그룹 사이를 이동할 확률에 대한 함수를 만들었습니다.

 

가짜뉴스를 접하지 못한 사람은 이웃에게 가짜뉴스에 대한 정보를 듣고 그것을 믿는 사람이나 믿지 않는 사람이 됩니다. 가짜뉴스를 믿는 사람이 ‘사실을 확인하는 확률’에 따라 믿지 않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마치 전염병에 걸린 사람의 병이 낫는 것과 비슷하죠. 또 가짜뉴스를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은 ‘정보에 대한 기억을 잊을 확률’에 따라 아직 정보를 접하지 못한 사람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사실을 확인하는 확률’과 ‘정보에 대한 기억을 잊을 확률’을 조정하면서 모의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연구팀이 사용자를 4000명으로 가정한 페이스북 환경에서 모의실험을 진행한 결과, 정보에 대한 기억을 잊을 확률이 0.10일 때 사실을 확인하는 확률이 0.30 정도만 돼도 허위 정보의 확산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2020년 10월 탐부시오 연구원은 무료로 모의실험할 수 있는 플랫폼인 넷로고(NetLogo)를 이용해 허위 정보가 퍼져나가는 현상을 모의실험해 비슷한 결과를 내기도 했습니다.

 

 

진짜 뉴스보다 전파 빠른 가짜뉴스

 

데브 로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미디어랩 교수팀은 2018년 3월 300만 명 이상의 트위터 사용자가 450만 번 이상 트윗한 뉴스 12만 6000개를 가짜뉴스와 진짜 뉴스로 분류했습니다. 트위터에서 시작된 주장이 리트윗(다른 사람의 글을 공유하는 일)되면서 허위 정보가 확산하는 데에서 착안했죠.

 

연구팀은 뉴스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기관들이 사실, 거짓, 일부 사실로 판단한 뉴스의 링크가 포함된 트윗의 댓글을 모두 모았습니다. 그리고 최초의 트윗과 이 트윗에 대한 리트윗을 추출했습니다. 이것을 그래프로 만들어 시간에 따른 리트윗 횟수와 리트윗에 참여하는 사용자 수 등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가짜뉴스는 진짜 뉴스보다 더 빠르고 더 멀리 확산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짜 뉴스는 1000명에게 퍼지기도 어려웠지만, 가짜뉴스의 상위 1% 정도는 쉽게 1000명에서 많게는 10만 명에게 퍼지는 것으로 나타났죠. 특히 정치 분야의 가짜뉴스는 다른 분야의 가짜뉴스보다 3배 더 빨리 2만 명 이상의 사람에게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가짜뉴스의 속도가 빠른 이유를 가짜뉴스가 유발하는 감정에서 찾았습니다. 트위터 댓글 속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를 확률적으로 분석했더니 가짜뉴스에 대한 글에는 놀라움과 역겨움의 감정이 담겨 있었습니다. 가짜뉴스가 담고있는 자극적인 정보가 리트윗될 가능성을 높인 거죠.

 

 

2021년 07월 수학동아 정보

  • 조현영 기자

🎓️ 진로 추천

  • 언론·방송·매체학
  • 심리학
  • 사회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