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분석을 끝냈다고 생각한 빌리 조. 그러나 올 시즌 최고의 변수가 생겼다.
바로 공인구다. 2018년 극심한 타고투저(전체적으로 타자의 기량이 투수보다 뛰어나
득점이 높은 현상) 현상을 줄이기 위해 한국야구협회는 공인구를 바꿨다. 어떻게 달라졌을까?
흔히 잘 치고, 잘 달리는 선수를 ‘호타준족’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시즌에 홈런을 20개, 도루를 20개 하면 20-20클럽에 가입되며 이런 선수를 잘 치고 잘 달린다는 의미로 호타준족형 선수라고 불렀다. 즉 홈런을 한 시즌에 20개만 쳐도 충분히 잘 치는 선수였다.
그런데 2014년 이후 타자들이 너무 잘 치기 시작했다. 2018년에는 홈런을 40개 넘게 친 선수가 쏟아져 나왔다. 이런 현상으로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은 한 없이 높아지며, 선수들 체력 소모를 크게 해 경기력은 하락했다. 관중 입장에서도 한두 번은 점수가 많이 나면 재밌을지라도 지속되면 쫄깃한 야구 경기의 재미가 줄어든다.
최근 몇 년 동안 타고투저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원인은 다양한데, 공인구 반발력 문제가 대표적인 문제로 대두됐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는 올 시즌 타고투저 현상을 줄이기 위해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낮추고 실밥의 폭을 늘리고 높이는 줄였다. 이 변화는 과연 타자와 투수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스타 선수 영입은 기대할 수 없고, 잘 키워 놓은 선수는 다른 팀으로 뺏기기 일쑤였던 동아 매스매틱스. 빌리 조 단장이 데이터 분석으로 이룬 선수 맞춤형 훈련법과 전략으로 이번에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까? FA 대어들의 이적과 공인구의 변화라는 변수는 또 어떤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만들어낼지 2019 프로야구를 직접 보며 확인해 보자!
● 반발계수의 변화 : 아슬아슬한 홈런성 타구가 많아진다
공인구 변화에서 가장 화두가 된 건 공인구의 ‘반발계수’다. 반발계수는 물체의 충돌 전후 속도의 비율을 나타내는 값이다. 0~1 사이의 값을 갖는데, 0에 가까울수록 충돌 전에 비해 속도가 많이 준다는 의미다. 즉, 잘 튕겨 나가지 않는다. 반면 1에 가까울수록 충돌 전 속도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의미로, 공이 멀리 튕겨 나간다.
반발계수 = 총돌 후 상대 속도 / 충돌 전 상대 속도
그러니 공의 반발계수를 낮추면 공이 덜 튕겨 나가며, 그 결과 속도가 더 줄어든다. 속도가 줄어들수록 공은 멀리 못 날아간다. 그래서 똑같은 조건에서 공을 쳤을 때 아슬아슬하게 넘어갔던 홈런이 넘어가지 않은 뜬공이 될 확률이 높아졌다.
일반적으로 반발계수가 0.01 높아지면 타구 비거리가 2m 늘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이번에 새로 바뀐 공인구의 반발계수는 0.4134~0.4374에서 0.4034~0.4234로 0.01 정도가 줄었다. 반발계수만으로 비거리가 2m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공의 크기가 커지고 무게가 1g 늘었으며, 실밥의 높이도 낮아졌다.
● 실밥의 변화 : 손이 작은 투수에게 불리하다?
주목할 만한 또 다른 변화는 ‘실밥’이다. 야구공은 코르크나 고무로 만든 심에 가죽을 덮어 실로 108번 꿰매어 만든다. 이 실밥은 그저 공을 꿰맨 자국이 아니라 다양한 변화구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밥이 공과 공기 사이의 마찰을 크게 해 불규칙한 공기 흐름을 만들기 때문이다. 이때 생기는 압력 차는 공이 빨리 나갈 수 있게 한다.
이번에 바뀐 공인구의 실밥 높이는 낮아지고 폭은 넓어졌다. 실밥의 변화는 특히 손이 작거나 힘보다는 제구나 변화구 위주로 승부해야 하는 선수들에게 변수로 작용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한 시즌은 모두 봐야 공인구 효과를 알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