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달력공장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이 공장을 책임지고 있는 달력공장공장장 입니다. 바로 지금 이 자리에서 달력이 만들어지는 전 과정을 공개합니다. 가장 먼저 보실 곳은 달력의 기본인 하루와 일주일, 한 달, 일 년을 만드는 제작 부서입니다. 달력은 끊임없이 흐르는 시간을 인정한 단위로 구분해 사람들이 그에 맞춰 생활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도구지요. 일정한 간격으로 반복되는 시간의 리듬을 달력에 표현하는 데는 해와 달 같은 천체의 움직임을 이용합니다.
첫번째 공정 하루를 만들자
해가 뜨면 밝아지고 해가 지면 어두워지는 것은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자연 현상입니다. 달력의 가장 기본인 하루는 바로 이 현상을 바탕으로 만들지요. 하지만 낮과 밤에 명확한 겨예가 없기 때문에 언제부터 언제까지가 하루인지 분명하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민족에 따라 해가 뜰 때, 해가 가장 높이 떴을 때, 해가 질 때 등 서로 다른 기준으로 하루를 정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정확한 기준은 해가 가장 높이 뜨는 순간입니다. 해가 가장 높이 떴을 때, 즉 정남쪽에 올 때 수직으로 세운 막대의 그림자 길이가 가장 짧아진다는 사실을 이용하는 겁니다.
지금도 우리는 해가 정남쪽에 오는 순간을 중간 지점으로 삼아 하루를 정합니다. 해가 정북쪽에 있는 자정이 하루의 시작이며, 해가 정남쪽에 오면 하루으이 절반이 지나고, 다시 자정이 되면 하루가 끝나는 것입니다. 요즘에는 지구의 자전 속도를 계산해 아주 정확한 하루의 길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지구의 잔전 속도가 서서히 변해 생기는 오차를 바로잡기 위해 때때로 1초씩 더하거나 빼 주기도 하지요.
자오선은 하늘의 북극과 남극을 최단 거리로 잇는 세로선이다. 현대에는 지역에 따라 시간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24개의 표준자오선을 정했다. 해가 360˚ 움직이는 데 24시간이 걸리므로 표준자오선 사이의 간격은 15˚, 즉 1시간이다. 각 나라는 태양이 자기 영토를 지나는 표준자오선에 오는 순간을 정오로 삼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표준자오선은 한반도가 아닌 동해에 있어서 정오에 해가 정남쪽에 오지 않는다.
두번째 공정 일주일을 만들자
하루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봤으니 이제 일주일 제작팀의 작업을 견학하러 가보겠습니다. 일주일은 방금 본 하루, 그리고 앞으로 볼 한달, 일 년과는 조금 다릅니다. 바로 자연 현상에 바탕을 둔 하루, 한 달, 일 년과는 달리 사람이 정한 단위지요.
그러면 7일은 어디서 왔을까요? 몇가지 설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먼저 달의 모양 변화를 4등분해 7일이 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달의 모양이 변하는 주기인 29.5일을 4로 나누면 대략 7일이 됩니다. 옛날 사람들이 달의 모양을 보고 적당히 날짜를 나눠 생활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설은 우리가 매눈으로 볼 수 있는 천체에서 왔다는 것입니다. 태양과 달, 그리고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을 합하면 7이 되기 때문이죠. 실제로 오래 전부터 로마나 인도 등에서는 요일의 이름을 첨체에서 따 붙였습니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요일 이름도 마찬가지요. 일요일은 해를, 월요일은 달을, 화요일은 화성을 상징합니다.
일주일의 기원이 무엇이든 간에 이제 사람들은 7일로 이루어진 일주일에 완전히 익숙해졌습니다. 서양에서는 서기 325년 콘스탄티누스 1세가 소집한 니케아 공의회에서 공식적으로 채택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1895년에 들어온 이래 100년 넘게 쓰이고 있습니다.
세번재 공정 한달을 만들자
자, 이번에는 한 달을 만드는 작업실을 구경할 차례입니다. 이 곳은 매우 까다로운 작업을 하는 곳이므로 직공들을 방해하지 않도록 조용히 해주세요.
옛날 사람들은 달의 모양 변화를 기준으로 삼아 시간이 흐르는 것을 인식했습니다. 하루는 너무 짧았고 일 년은 너무 길어서 중간 정도 되는 단위가 필요했던 것이지요. 마침 달은 눈에 잘 띄면서도 적당한 주기로 모양이 변했습닏. 이렇게 달을 이용해 날짜를 계산한 것이 음력입니다.
그런데 달의 모양 변화로 한 달을 정하니 불편한 점도 생겼습니다. 우선 달의 모양이 변하는 주기가 정수로 딱 떨어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달이 그믐달에서 초승달을 거쳐 보름달이 되었다가 다시 그믐달이 되는 데는 29.5일이 걸립니다. 0.5일이라는 날은 없으므로 한 달은 29일과 30일이 번갈아 나오는 식으로 정해졌습니다. 일 년이 12달인 것도 일년에 달의 모양 변화 주기가 약 12번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더 큰 문제는 달의 움직임이 해의 움직임과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일 년의 길이인 365일이 29.5일의 배수가 아니라서 12달이 꼭 일 년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나중에 이런 오차가 쌓였을 때 음력이 계절과 전혀 맞지 않는 일이 생깁니다.
29.5일×12달=354일
음력으로 한 달이 12번 모이면 일 년인 365일에서 11일이 모자랍니다. 그래서 약 3년에 한 번 꼴로 더 넣어 줍니다. 이렇게 추가로 넣어 주는 달을 윤달이라고 하지요. 3년 동안 모자라는 날짜가 33일이므로 3년에 윤달을 한 번만 넣어서는 아직 계산이 맞지 않습니다. 이 오차를 줄이기 위해 나온 것이 19년마다 7번의 윤달을 넣는 방법이지요. 좀 더 정확히 측정하면 1년의 길이는 365.2422일이고, 달의 모양 변화 주기는 29.53일이므로 이를 이용해 계산해 볼까요?
365.2422일×19년(228달)=6939.6018일
29.53일×228달(19년)+29.53일×7달=6939.55일
두 값이 거의 비슷하므로 19년마다 7달의 윤달을 넣으면 음력으로도 계절과 잘 맞는 일 년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쓰는 달력은 음력이 아닌 양력 달력입니다. 양력 달력도 12갱,; 달로 이루어져 있지요. 365일을 12로 나누면 대략 30.4일이 나오기 때문에 양력 달력에서는 한 달이 번갈아 30일 또는 31일이 됩니다. 그러면 7월과 8월이 둘 다 31일이고 2월만 유독 28일로 짧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고대 로마에서는 봄이 시작하는 3월이 한 해의 첫 달이었습니다. 3월부터 시작해 31일과 30일이 번갈아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한 해의 마지막 달인 2월은 남은 날을 모아 29일이 되었지요. 게다가 로마의 첫 황제였던 아우구스투스는 자신의 이름을 딴 8월(August)이 30일밖에 되지 않았으니 위엄이 서지 않는다 하여 31일로 늘렸습니다. 이 하루를 2월에서 빼다 썼기 때문에 2월은 현재의 28일이 된 것이지요.
우린 음력만 써!
요즘에는 거의 음력과 음력을 섞어 쓰거나 양력을 쓰지만 아직도 음력만을 고집하는 곳이 있다. 바로 유대교나 이슬람교의 종교달력이다. 이슬람교에서는 9번째 달을 라마단이라고 하여 해가 떠 있는 동안 음식을 먹지 않는다. 라마단은 순수한 음력으로 정하기 때문에 양력과 맞지 않아 일 년에 11일씩 빨라진다. 따라서 라마단은 9월이지만 여름이 될 수도 겨울이 될 수도 있다.
네 번째 공정 일년을 만들자
이제 제작 부서의 마지막 단계입니다. 바로 일 년을 만드는 곳이죠. 우리 직공들이 열심히 일을 하고 있군요. 일 년의 길이 역시 천체의 움직임을 이용해 측정합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동쪽 하늘에서 떠오르는 시리우스의 위치를 보고 일 년의 길이를 쟀다고 합니다.별이 뜨는 시간은 지구의 공전에 따라 매일 4분씩 빨라집니다. 이 때 탑과 같은 건물을 설치해 놓고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가 같은 시각에 같은 장소에서 떠오르기까지의 날 수를 세면 일 년이 며칠인지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일 년의 길이를 측정하는 데 가장 많이 쓰이는 천체는 해입니다. 직공들이 해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 보이죠? 해가 뜨는 위치를 보면 일 년의 날 수를 셀 수 있습니다. 해는 항상 정확히 동쪽에서 뜨는 게 아니라 북쪽과 남쪽을 향해 조금씩 움직입니다. 해가 뜨는 위치가 가장 남쪽으로 내려왔을 때를 기준으로 북쪽으로 올라갔다가 다시 남쪽으로 내려올 때까지의 날을 세면 일 년의 길이를 알 수 있습니다.
막대기를 수직으로 세웠을때 생기는 그림자의 길이로도 일 년의 날 수를 셀 수 있습니다. 해가 뜨는 높이는 일 년을 주기로 반복되기 때문에 그림자가 가장 길어지는 순간부터 다시 그림자가 가장 길어지는 순간까지의 날 수를 세면 됩니다. 동양에서는 규표라는 도구를 이용해 그림자의 길이를 쟀지요. 수평으로 놓인 눈금자가 ‘규, 수직으로 놓인 막대가 ‘표’라 규표라고 불렀습니다. 이렇게 측정한 일 년의 길이는 약 365.2422일입니다.
365일
&
0.2422일×24시간=5.8128시간
&
0.8128시간×60분=48.768분
&
0.768분×60초=46.08초
좀 더 알기 쉽게 표현하면 365일 5시간 48분 46초가 되죠. 딱 365일로 떨어 졌다면 달력 만들기가 한결 편했을 텐데, 소수점 아래의 숫자 때문에 달력을 만드는 데는 정교한 수학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365일만 들어 있는 달력을 만들면 시간이 흐를수록 오차가 쌓였던 것이지요.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그레고리력 이전에 널리 쓰이던 율리우스력은 일 년의 길이를 365.25일로 계산했습니다. 그러면 0.25일×4년=1일이므로 4년에 한 번씩 일 년을 366일로 만들어 오차를 해결했습니다. 이렇게 하루가 늘어난 해를 윤년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좀 더 정확하게 측정하면 일 년이 365.2422일이기 때문에 여전히 오차가 생깁니다. 그래서 1582년 교황 그레고리 13세는 율리우스력을 개정한 그레고리력을 시행했지요. 그레고리력에서는 윤년을 구하는 방법이 조금 더 복잡합니다.
4일 다음이 15일?
율리우스력은 1600년이 넘게 쓰이는 동안 오차가 많이 쌓여 실제 날짜와 계산한 날짜가 다르게 되었다. 율리우스력의 읠년인 365.25일과 실제 일 년인 365.2422일의 차이는 0.0078일이지만 1600년 정도 쌓이면 0.0078×1600=12.48이므로 열흘이 넘게 달라진다. 그래서 그레고리 13세는 남는 날짜를 없애기 위해 1582년 10월 4일의 다음날은 10월 15일로 정했다.
윤년 구하는 법
❶ 4로 나누어 떨어지는 해는 윤년이다. 예) 1996, 2004
❷ ❶중에서 100으로 나누어 떨어지는 해는 윤년이 아니다. 예)1900, 2100
❸ ❷중에서 400으로 나누어 떨어지는 해는 윤년이다. 예) 160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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