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발로 걷는 사람에서부터 354개나 되는 다리를 가진 지네까지 모든 육상 동물은 땅 위에 흔적을 남긴다. 수학자들은 마치 탐정처럼 동물의 발자국과 걸음걸이 패턴에서도 수학적인 규칙을 찾는다.
걸음걸이는 보통 한 방향을 향하며, 그 모양이 주기적으로 반복된다. 수학자들은 이처럼 한 방향으로 반복되는 주기적인 패턴을 모두 7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프리즈 패턴’이라고 이름 지었다.
그런데 아무리 한 방향이라도 동물에 따라 걸음걸이 패턴이 다양한데, 어떻게 모든 한 방향 패턴을 7가지 종류로 분류할 수 있다는 걸까? 그 원리는 바로 ‘대칭’에 있다. 모든 패턴은 기본 패턴 요소를 7가지 방법으로 이동시켜서 만든 대칭 도형이기 때문이다. 그 7가지 방법이란 회전과 평행이동, 수평과 수직 변환을 조합한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이 한 발로 뜀뛰기를 할 때 생기는 걸음걸이(한 발 뛰기)는 평행이동을 하면 서로 겹쳐진다. 그런데 치타가 뛰면서 만드는 발자국도 평행이동으로 겹칠 수 있다. 즉, 사람과 치타는 발자국 모양이 다르지만, 평행이동으로 겹칠 수 있어 같은 종류의 패턴이다.
이런 프리즈 패턴으로 표현한 동물들의 걸음걸이는 새로운 발견을 이끌기도 한다. 영국 수학자 이언 스튜어트는 네 발 달린 동물이 만들 수 있는 걸음걸이의 패턴 종류를 연구했다. 그리고 어떤 동물에게도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종류의 걸음걸이 패턴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지금부터 자세히 알아보자.
네발 동물의 걸음걸이가 네 박자의 같은 시간을 주기로 반복되는 패턴이라고 하자. 그러면 먼저 앞발 두 개가 동시에 땅을 박찬 뒤, 다음 박자에서 동시에 뒷발 두 개가 땅을 박차고, 나머지 두 박자 동안 네 발 모두 공중에 떠 있다가 다시 앞발 두 개가 한꺼번에 착지하는 형태의 걸음걸이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언 스튜어트는 과연 이런 걸음걸이가 있을지 찾아봤다. 그리고 놀랍게도 카우보이 게임에서 야생마가 카우보이를 떨어트리기 위해 날뛰는 동작이 자신이 예측한 패턴과 똑같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런데 이 같은 동물의 걸음걸이를 왜 이렇게 공들여서 연구하는 걸까? 물론 걸음걸이에서 발견할 수 있는 수학적인 규칙 자체도 아름답지만, 그 이유는 바로 안전하게 걸어 다니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