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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구파 | 좋아하는 수학을 하는 게 휴가지!

꼭 휴가 때가 아니더라도 취미를 즐기며 쉬는 수학자들을 만나봤는데요. 이번에는 휴가도 반납하고 연구실을 지켰던 분들이 수학동아 편집부에 찾아오셨습니다. 어찌나 열정이 넘치는지 제가 말할 틈을 안 주네요. 

 

 

 

“그때 크리스마스가 제 수학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이었습니다”


1966년, 다른 사람들은 크리스마스를 즐길 생각에 들떠 있었죠. 하지만 저는 연구실에 있었습니다. 한창 연구하다가 잠깐 머리를 식힐 요량으로 창밖을 멍하니 내다보는데, 불현듯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서로 다른 수학 대상을 연결할 수 있다는 ‘함자성(funtoriality) 추측’이었죠.


A, B라는 두 개의 대상을 잇는 연결고리인 ‘함자성’ 성질을 안다면, A의 특성만 알고 있어도 B의 특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이때 떠올렸던 아이디어를 프랑스 수학자 앙드레 베유를 비롯한 많은 수학자와 공유했지요.


이후 수학자들에게 받은 조언을 합쳐 내용을 정리한 것이 수론과 대수학에 다리를 놓은 ‘랭글랜즈 프로그램’입니다. 제가 2018년 아벨상을 받을 수 있었던 중요한 연구입니다. 랭글랜즈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한 분야의 문제를 다른 분야의 문제로 바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해결할 수도 있죠. 실제로 앤드루 와일스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를 증명할 때 이를 이용합니다. 2002년 로랑 라포르그, 2010년 응오 바오 쩌우, 2018년 페터 숄체는 랭글랜즈 프로그램 관련 연구로 필즈상을 받았고요. 어때요, 이 정도 영향력이라면 정말 놀라운 크리스마스가 아닙니까?

 

 

“동전 24,000번 던져본 적 있나요?”


수학 시간에 경우의 수나 확률에 대해 배웠을 겁니다. 동전을 던져 앞면, 뒷면이 나올 확률은 각각 50%라고 하지요. 실제로도 그럴까요? 저는 1892년, 여름 휴가 동안 동전 던지기를 직접 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어렵지 않았어요. 주변에 굴러다니는 1실링짜리 동전을 들고 휴가 내내 ‘24,000번’ 던지고 받아 그 결과를 기록했을 뿐이니까요. 이렇게 던진 결과는 앞면이 12,012번, 그리고 뒷면이 11,988번 나왔습니다. 각 확률이 50.05%와 49.95%로 50%에 가까운 값이었죠. 


휴가가 끝난 이후에도 비슷한 실험을 계속했습니다. 매주 신문  ‘르 모나코’에 실렸던 한 달치의 룰렛 기록을 분석했지요. 약 16,000개의 데이터였는데, 동전 던지기와 마찬가지로 룰렛에서 검은색과 빨간색이 나오는 확률은 49.85%, 50.15%로 모두 50%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검은색과 빨간색이 나오는 순서가 무작위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색이 연달아 나오는 횟수가 이론적인 계산보다 훨씬 적게 나왔죠. 그래서 전 룰렛이 무작위하지 않다는 결론을 얻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확인해 보니 룰렛의 데이터가 무작위하지 않았던 이유가 르 모나코의 기자가 귀찮았던 나머지 룰렛의 결과를 임의로 작성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죠. 저는 이 과정에서 확률이 중요한 개념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 ‘과학의 대상은 확률로 묘사해야 한다’라는 확률론을 제시했습니다. 그 덕분에 저를 현대 수리통계학의 창시자 중 한 명으로 꼽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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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8월 수학동아 정보

  • 홍아름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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