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쇼보다 최소 9배 재밌는 ‘퍼즐존’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저는 퍼즐존을 담당하는 퍼즐 마스터 김경환 기자입니다. 테이블 위에 생긴 것부터 복잡한 퍼즐 ‘구연환’이 보일 겁니다. 반지처럼 생긴 고리를 세어보세요. 몇 개죠? 맞습니다. 9개!
‘9개의 연결된 고리’란 뜻의 구연환은 ‘캐스트 퍼즐’이에요. 힘으로는 절대 고리를 뺄 수 없고 정해
진 해법에 따라 걸이를 고리에서 분리해야 하죠. 9와 관련된 퍼즐인 구연환을 소개해 준 사람은 바로 매달 선물이 팡팡 코너에 재밌는 퍼즐을 출제해 주는 KPP(한국 퍼즐 파티)의 한동규 님입니다.
구연환은 오래전 중국 소주 지역 상인이 발명했다고 전해지지만 정확한 기록은 없습니다. 2세기경 ‘헝 밍’이라는 장수가 전쟁에 나가면 부인이 혼자 있기 때문에 그 무료함을 달래주려고 만들었다는 설도 있어요.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풀기가 무척 어려워서 심심할 틈이 없었겠죠?
몇 번 움직여야 분리할 수 있을까?
구연환에는 두 가지 규칙이 있어요. 먼저 가장 왼쪽에 있는 1번 고리는 언제나 빼거나 낄 수 있다는 겁니다(규칙1). 두 번째 규칙은 현재 걸려있는 고리 중, 가장 왼쪽 고리에 나란히 붙어 있는 두 번째 고리만 빼거나 낄 수 있다는 겁니다(규칙2).
예를 들어 7, 8, 9번 고리만 걸려있다면 규칙2를 적용해 8번 고리를 뺄 수 있지만, 6, 8, 9번 고리만 걸려있으면 뺄 수 없지요. 이런 규칙 때문에 고리를 순서대로 뺀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합니다.
구연환을 풀려면 고리를 적어도 몇 번 뺐다꼈다 해야 할까요? 고리가 3개인 삼연환의 풀이 과정을 보면서 규칙을 어떻게 적용하는지 살펴보도록 하죠! 참고로 이 횟수는 가장 적은 움직임으로 푼 거라서 퍼즐을 풀다 중간에 실수하면 횟수가 늘어납니다.
이렇게 모든 고리를 분리하려면 최소 삼연환은 5번, 사연환은 10번, 오연환은 21번, 육연환은 42번… 움직여야 합니다. 횟수를 일연환부터 나열하면 수열 1, 2, 5, 10, 21, 42, 85, 170, 341…을 만들 수 있지요.
눈치가 빠른 독자는 이미 규칙을 발견했을 거예요. 고리가 1개 늘어날 때마다 움직여야 할 횟수는 짝수 번째 항은 이전 항의 2배, 홀수 번째 항은 이전 항의 2배보다 1이 더 늘어납니다. 일반항으로 나타내면 위와 같습니다. 구연환은 고리가 9개니까 적어도 341번 움직여야 풀 수 있는 겁니다!
구연환을 ‘인내 퍼즐’이라고도 부르는데요, 왜 그런지 말 안 해도 알겠죠? 구연환을 처음 만든 사람은 정답을 알고 만들었는지 궁금하네요. 자, 여러분도 도전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