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을 찾는 데 필요한 중요한 단서를 숨긴 도형. 하지만 이 사실을 바르바리 해적선 선장에게 들키고 만다. 선장은 허풍을 위협해 단서가 가리키고 있는 곳을 알아낸다. 허풍과 도형은 바르바리 해적으로부터 무사히 벗어날 수 있을까?
1 보물은 콘스탄티아에 있다?!
“선생님, 여기가 ‘희망봉’이래요. 근데 우리는 희망이 안 보여요.”
마지막 두 단서가 하나의 장소를 가리킨다는 사실을 들킨 도형은 낙담해 있다.
“도형아, 인생이란 말이다. 포도주처럼 오랜 숙성의 고통을 견뎌야 하는 거야. 그 고통만 견디면….”
“그러니까요. 참고 견뎌야 하는데 선생님께서 못 견디고 이야기하시는 바람에 마지막 단서가 케이프 타운 근처라는 걸 해적들이 알아 버렸잖아요.”
허풍 덕분에 어쩌면 여행의 마지막 목적지가 될지도 모르는 케이프타운으로 해적선이 향한다.
“그러니까…, 하메드. 케이프타운이 이 포도주의 원산지라는 거지?”
도형의 이야기에 급하게 화제를 바꾸는 허풍.
“아~, ‘콘스탄티아’가 맞아요. 옛날에 뱃사람들이 괴혈병으로 고생을 하자 희망봉이 보이는 콘스탄티아에 포도를 심어 포도주를 만들었다고 해요.”
하메드의 답변에 화들짝 놀라는 도형.
“하메드. 방금 콘스탄티아라고 했어?”
“응, 왜 그래?”
“그렇다면…. 아마 다음 단서는 이걸지도 몰라. 누군가 이 종이에 콘스탄티아라는 단어를 누구도 보지 못하게 초로 적어놨거든. 선생님께서 여기에 낙서를 하지 않으셨다면 발견하지 못했을 거야.”
“낙서라니?! 이 허풍님이 다 선견지명이 있어 글을 몇 자 적었을 뿐이지.”
“가로세로 각 줄에는 각각 알파벳 한 개와 검은색 원 두 개가 들어가. 그런데 알파벳 M은 검은색 원 4개가 빈칸 없이 사방을 둘러싸야 하고, N은 검은색 원 두 개 사이에 들어가면 돼. 알파벳 O는 검은색 원 2개의 끝 중 한쪽에 있어야 하지. 이 조건에 맞게 검은색 원을 그려 넣어야 해.”
도형은 허풍의 말을 무시한 채 하메드와 함께 단서를 해결하는 데에만 집중한다.
2 늠름한 남자, 허풍과 도형
“그러니까 단서에 적힌 이 네모 칸이 포도농장이고 알파벳 M이나 N, O를 둘러싸고 있는 검은색 원 주위를 둘러보면 보물을 찾을 수 있단 말이지. MONEY를 뜻하는 거군. 얘들아, 녀석들을 묶어라. 보물은 우리 손 안에 있다!”
바르바리 해적선 선장의 명령에 해적들은 허풍과 도형을 묶는다.
“이거 놔요. 약속했잖아요. 우리가 먼저 보물을 보게 해줘야죠?”
도형이 크게 외쳤지만 바르바리 해적선 선장은 들은 채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날 저녁 해가 지자 해적들은 단서에 있는 포도밭을 찾아 뭍으로 올라간다.
“이럴 수가! 역시 납치할 때부터 이런 결말은 예고 된 거였어.”
이때 하메드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묶여 있는 허풍과 도형을 풀어 준다.
“쉿! 여기 이거. 해적들이 돌아오기 전에 여기서 도망쳐. 그리고 여길 벗어나면 꼭 모로코로 돌아가서 이 퍼즐을 왕궁에 가져가. 그럼 도와줄 거야.”
“그럴 수 없어! 하메드, 다시 묶어줘.”
“아니 도형아, 너 왜 그러는 거야. 도망가라는데 서두르지는 못할망정 뭐하는 거니?”
“선생님, 지금 이 배에 남아 있는 사람은 우리 셋밖에 없어요. 그런데 우리가 망치면 하메드는 해적들에게 목숨을 잃을지도 몰라요. 나 살자고 다른 사람을 위험에 빠뜨릴 수는 없어요.”
허풍은 눈을 감고 고개를 끄덕인다.
“도형이 말이 맞다. 경성 최고의 남자가 할 일은 아니지. 그럴 수 없어.”
“그나저나 이 퍼즐은 수식이 완성되도록 1부터 9까지의 숫자를 하나씩 넣는 퍼즐이네. 간단하지만 정말 재밌겠어.”
하메드는 위험천만한 상황에서도 도망치지 않고 버티는 허풍과 도형을 이해할 수 없다.
3 하메드가 공주?
“도형아. 어쩌려고 그래. 해적들이 돌아오면 큰일이라고!”
“다른 사람은 다 속여도 나는 속일 수 없지. 이 허풍이 숙녀를 몰라보려고. 하메드, 경성 남자들은 숙녀를 두고 도망치지 않는단다. 네 정체가 아가씨라는건 이미 알고….”
“역시, 선생님도 알고 계셨군요. 하메드. 아니 하디시 공주님.”
도형의 말에 하메드와 허풍은 깜짝 놀란다.
“무, 무슨 말이야? 내가 공주라니. 하하하.”
“도형아, 무슨 말이냐? 공주님이라니?! 너, 너무 넘겨 짚었구나!”
“자세한 건 나중에…. 해적들이 돌아오나 봐요.”
해적들이 하나둘 배에 오르고, 마지막으로 바르바리 해적선 선장이 나타난다.
“아니, 우리 해적선의 손님들을 누가 이렇게 묶어 놓았나? 어서 풀어드려라. 어허, 살살 풀어야지.”
큰소리로 해적들을 꾸짖으며 허풍과 도형의 눈치를 살피는 바르바리 해적선 선장.
“보아하니 허탕치셨나 봐요, 선장님?”
도형의 말에 화가 머리끝까지 났지만 이를 악물고 웃으며 말하는 해적선 선장.
“저런, 우리 꼬마손님이 화가 났군요. 해적들의 애정표현이 과했나…. 하하하.”
“빈손은 아닌 것 같은데. 뭐가 있었죠?”
바르바리 해적선 선장은 상자를 내민다.
“하하하. 아이고 배야. MONEY라더니. 거울이었어. 퍼즐만 보고 마음대로 생각하더니…. 하하하.”
“꼬마손님께서 이제야 화가 풀린 듯하군. 너무 크게 웃지는 말고 이거나 마저 보렴.”
상자 안에는 거울과 함께 퍼즐이 들어 있다.
“직선에 놓인 숫자들의 합이 모두 같도록 1부터 16까지의 숫자를 중복 없이 적어 넣으면 되네요. 사용하지 않는 숫자도 있군요. 일단 풀어 볼게요.”
4 해적선 탈출 경로
“다 풀었습니다. 그런데 다 이야기하면 아까처럼 묶어서 가두시겠죠? 아유, 무서워라. 어쩌지…?”
도형이 바르바리 해적선 선장을 놀리는 동안 허풍은 늦은 저녁 식사를 하고 있다.
“도형아, 이거 빨리 먹어라. 이곳의 전통 음식 ‘사사티’란다. 아주 맛있어.”
“그래, 일단 식사부터 하고, 천천히 알려주렴. 하하하.”
얼굴은 붉으락푸르락했지만 큰소리치지 못하는 바르바리 해적선 선장.
“맛있는 식사도 했고, 지금부터 이야기하죠. 퍼즐을 풀어 보니 직선에 놓인 숫자의 합이 모두 39더군요. 저기 자료 더미에서 39라고 적힌 종이를 찾아보니 세계지도였어요. 이 지도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프리토리아에 동그라미 표시가 돼 있었죠.”
“그래, 그래서?”
“그리고 거울. 거울에 나타난 물체는 실제 물체와 좌우가 바뀌는 특징이 있죠. 따라서 이 지도에 표시된 프리토리아와 거울대칭인 곳을 찾으면….”
“어떻게 찾을 수 있는데?”
“지도의 반을 접어서 프리토리아와 만나는 곳을 살펴보면 돼요. 바로 마다가스카르 섬 아래쪽에 있는 포캡이라는 곳이죠.”
바르바리 해적선 선장은 급하게 선실을 나가며 해적들에게 명령을 내린다.
“선생님, 우리도 기회를 봐서 도망쳐요. 제가 해적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배를 돌아다니면서 이 배치도처럼 여러 가지 색의 점을 찍을 거예요. 이 점 중 모든 색의 점을 한 번만 지나가면 해적의 눈을 피해 배에서 탈출할 수 있어요. 이 배치도가 해적의 손에 들어가도 알지 못하게 일부러 퍼즐로 만들었어요. 하디시 공주님께도 알릴 거예요. 기회를 봐서 함께 탈출해요.”
“우리 도형이, 누굴 닮아 이렇게 똘똘하니.”
모로코 공주 하디시
“그나저나 공주님이라니 무슨 소리니? 여자라는 건 직감으로 알 수 있었지만….”
“모로코왕궁에 갔을 때 커다란 그림 뒤에서 단서를 찾았거든요. 그림은 하디시 공주의 초상화였는데, 하메드와 똑같이 생긴 거예요. 공주가 해적이란 건 믿을 수 없었지만 선생님께서 이야기해주신 하메드 이야기를 듣고 하디시 공주라고 확신했어요. 해적이 정치나 외교를 공부할 필요는 없잖아요.”
도형의 말에 울먹거리는 허풍.
“도형아, 너 사실은 내가 하는 말을 귀담아듣고 있었구나. 내 말을 무시하는 게 아니었어. 흑흑, 다 듣고 있었어. 흑흑.”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하메드가 들어온다.
“저기, 실례합니다. 드릴 말씀이 있어서요.”
“아, 공주님. 마침 잘 오셨어요. 이제 여기서 나가야죠. 제가 미리 탈출할 경로를 배에 표시해 뒀답니다. 어디냐면요….”
“전 도망가지 않아요. 여러분이 도망간다면 가만히 있겠지만 저까지 데려가려 한다면 해적들에게 알릴 거예요. 전에도 말했지만 탈출한 뒤 모로코 왕궁에 가서 도움을 요청하세요.”
하메드, 아니 하디시 공주님의 말에 허풍과 도형은 깜짝 놀란다. 공주에겐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허풍의 퍼즐쇼!
하디시 공주님 때문에 우리 도형이가 해적선 탈출을 망설이고 있어요. 해적들이 분명 마다가스카르 섬에 도착해서 보물을 찾으면 우릴 죽일 텐데 말이죠. 어쩌죠? 도형이를 설득해 주세요. 빨리 탈출해야 한다고요. 엽서에 이번 달 퍼즐 답과 함께 도형이를 설득하는 메시지도 보내 주세요! 퍼즐에는 검은색 원과 알파벳도 그려넣어야합니다. 추첨을 통해 푸짐한 선물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