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전체에 있는 물질 중 우리가 알고 있는 건 겨우 5%다. 빛은 우리가 매일 보기 때문에 아주 많을 것 같지만, 우주 전체로 봤을 때 1%에도 한참 못 미치는 미미한 양밖에 없다. 중성미자★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알고 있는 5%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지구나 태양 같은 천체를 이루는 바리온 물질★이다.
중성미자★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 중 하나로, 매우 가벼운 입자다.
바리온 물질★ 수소 원자부터 분자, 연필, 책, 의자, 책상, 지구, 태양, 은하 등을 모두 바리온 물질이라 부른다.
그렇다면 나머지 95%는 도대체 무엇일까? 우주론을 연구하는 천문학자들은 다양한 관측 결과를 바탕으로 보이지 않는 존재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바로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다.
무엇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수학으로 이 둘을 포함한 우주를 모형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 모형
의 이름은 ‘ΛCDM 모형’. CDM은 차가운 암흑물질을 뜻하는 ‘Cold Dark Matter’의 약자이고, Λ(람다)는 암흑에너지를 의미한다. 단순해 보이는 이 모형은 그 어떤 모형보다도 지금까지의 관측 결과를 잘 설명한다.
아인슈타인의 실수
ΛCDM 모형은 20세기를 대표하는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기초한 모형이다. 아인슈타인은 질량이 있는 모든 물체는 서로 잡아당기는데, 왜 우주에 떠 있는 천체들은 한곳으로 모이면서 쪼그라들지 않는지 궁금했다.
아인슈타인은 고민 끝에 우주에는 중력과 반대로 작용하는 미지의 힘이 있다고 결론지었다. 이 힘을 ‘우주상수’라 이름 짓고, 자신의 방정식에 넣어 쪼그라들지 않는 우주를 설명했다. 그런데 1922년 러시아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였던 알렉산더 프리드만은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우주가 수축하지 않는 건 우주가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일반상대성이론으로부터 우주 팽창을 설명하는 새로운 모형을 만든 것이다.
1929년 미국의 천문학자 에드윈 허블이 우주가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면서 프리드만의 우주론은 힘을 얻었다. 결국 아인슈타인은 우주상수를 일생일대의 실수라고 말하며, 자신의 방정식에서 우주상수를 빼기에 이른다. 훗날 프리드만이 제시한 우주팽창모형은 현대 표준 우주론을 대표하는 ΛCDM 모형의 토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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