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ΛCDM 모형의 CDM에 해당하는 암흑물질은 우주를 이루는 물질의 27% 정도를 차지한다. 암흑물질의 ‘암흑’은 말 그대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붙은 수식어다. 물체를 볼 수 있는 건 물체에 빛이 반사돼 우리의 눈으로 들어오기 때문인데, 암흑물질은 빛과 상호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눈으로는 볼 수 없다.

 

우주에 암흑물질이 있어야 한다고 최초로 주장한 사람은 스위스의 천문학자 프리츠 츠비키다. 1933년 츠비키는 지구에서 약 3억 2100만 광년★ 떨어진 머리털자리 은하단을 관측하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은하들이 움직이는 속도가 너무 빨랐던 것이다.

 

광년★ 빛이 1년 동안 이동한 거리를 1광년이라 한다. 빛은 1초에 지구를 7바퀴 반 돌 수 있다.

 

정도 속도라면 은하단 밖으로 날아가 버려야 했다. 마치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은하들을 은하단 안에 머물도록 붙잡아둔 것 같았다. 츠비키는 이 보이지 않는 물질을 ‘잃어버린 질량’이라고 불렀고, 이 물질의 중력이 은하들을 은하단 안에 잡아둔다고 주장했다. 잃어버린 질량은 훗날 암흑물질로 불리게 된다.

 

다시 암흑물질의 증거가 발견된 건 40년 뒤였다. 미국의 천문학자 베라 루빈은 지구에서 약 250만 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 은하를 관측하면서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 케플러의 법칙★에 따르면 은하 중심에서 멀리 떨어진 물질의 회전속도는 가까운 물질보다 느려야 한다. 그런데 거의 비슷한 빠르기로 회전하고 있었다. 루빈은 은하 안에 암흑물질이 있어서, 중심으로 잡아당기는 힘을 약하게 받는 나선은하 바깥쪽의 물질이 은하 밖으로 날아가지 않도록 암흑물질의 중력이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케플러의 법칙★ 독일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케플러가 발표한 행성 운동에 대한 3가지 물리 법칙이다. 케플러 제2법칙에 따르면 태양계의 행성은 태양과 가까울수록 빨리 움직이고, 멀수록 느리게 움직인다.

 

 

보이지 않는 암흑물질을 찾을 수 있을까? 세계 곳곳에서는 암흑물질을 찾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찾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 지하실험 연구단은 강원도 양양 지하 700m에 검출기를 설치하고 암흑물질을 찾고 있다. 지하에 설치한 건 잡신호를 줄이기 위해서다. 이 검출기는 어떤 물질과 반응하면 빛을 내는 결정체인 ‘섬광 결정’으로 이뤄져 있다.

 

암흑물질이 섬광 결정에 부딪치면 섬광 결정 속에 있는 입자 뭉치를 아주 살짝 밀어낸다. 연구단은 이 현상을 측정하려고 하는 것이다. 볼링공을 암흑물질, 볼링핀들을 입자 뭉치라 할 때, 이 볼링공이 볼링핀 뭉치를 동시에 살짝 밀어내는 것이라 상상하면 된다. 세계 각국 연구팀의 다른 검출기도 같은 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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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수학으로 보여주는 보이지 않는 우주

Part 1. [5%] 우리가 아는 것

Part 2. [27%] 미지의 물질, 암흑물질

Part 3. [68%] 미지의 힘, 암흑에너지

Part 4. [?] 모든 것의 이론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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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03호 수학동아 정보

  • 김경환 기자(dalgudot@donga.com)
  • 도움

    김주한(고등과학원 거대수치계산연구센터 연구교수), 이석천(경상대학교 기초과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 하창현(기초과학연구원 지하실험 연구단 연구위원), 김선기(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 남순건(경희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 참고자료

    이석영의 ‘빅뱅 우주론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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