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한국의 퍼즐 고수 ‘다푼데이’와의 대결을 펼친 천하는 Mr.퍼즐이 남긴 편지를 따라서 미국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고수와의 대결을 준비한다고 챙겨온 퍼즐 문제들은 펼쳐보지도 않은 채, 12시간이 넘게 비행기를 타는 동안 두 번의 식사를 곱빼기로 남김없이 먹어치우고, 간식과 라면까지 비행기 승무원들이 놀랄 만큼 챙겨 먹었다.
● INTERVIEW 변호사 대신 퍼즐을 택한 윌리엄 쇼츠
‘퍼즐 마스터’에 문제를 보내 준 두 번째 고수는 세계 퍼즐계의 전설, 윌리엄 쇼츠 씨다. 미국 뉴욕타임스 신문의 십자낱말 퍼즐 편집자로 1993년부터 활동해 온 쇼츠 씨는 500권이 넘는 퍼즐책을 집필했다. ‘세계 퍼즐계의 대부’라고 할 수 있는 쇼츠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Q 퍼즐만큼 수학도 좋아하셨나요?
물론이죠! 미국과 영국의 수학 퍼즐 대가 샘 로이드와 헨리 듀드니가 제 어린 시절 영웅이었어요. 그래서 수학자가 되는 걸 진지하게 생각했었죠.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제가 정말 좋아하는 건 퍼즐 그 자체지 수학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변호사로 일하면서 돈을 번 뒤에 퍼즐을 만들며 살 생각으로 로스쿨에 들어갔지만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살기에도 인생은 너무 짧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변호사를 포기하고 퍼즐 디자이너가 됐답니다.
Q 퍼즐에 어떤 매력이 있나요? 퍼즐을 잘 푸는 비법도 알려주세요.
창의적인 일이잖아요. 그래서 퍼즐이 좋아요. 만드는 것과 푸는 것 모두 즐기지만 만드는 쪽이 더 재미있긴 해요. 저는 주로 잠자리에 들기 전에 퍼즐 아이디어가 많이 떠올라서 머릿속에 기억해 둔 뒤 아침에 퍼즐을 만들죠. 퍼즐을 풀 때는 조용한 장소로 가요. 그리고 집중해서 풀죠. 하지만 첫 시도에서 풀리지 않으면 문제를 묵혀 뒀다가 얼마 뒤에 다시 돌아와서 풀어 봐요. 그러면 신기하게 잘 풀리더라고요.
Q 퍼즐이 수학적인 사고에 도움이 될까요?
퍼즐을 자주 풀다 보면 주의 깊고 엄밀한 사고력을 기를 수 있어요. 수학을 잘 하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죠. 수많은 위대한 수학자가 퍼즐을 즐겼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어요. 하지만 퍼즐을 하는 데 ‘무엇에 도움이 되니까 하면 좋다’는 이유는 필요하지 않아요. 퍼즐이 주는 즐거움만으로도 충분하거든요!
헝가리의 배고픈 퍼즐 여행자
미국의 전설적인 퍼즐 고수 앤서니 유노와의 대결에서 당당히 승리한 천하. 개미들이 가득한 퍼즐 뒷면에는 Mr.퍼즐의 편지가 적혀 있었다.
“이 편지를 보다니 생각보다 제법이구나. 이번에는 동유럽의 헝가리로 가 보거라. 참! 헝가리에는 지금껏 먹어보지 못한 맛있는 음식들이 많으니 맛집보다 퍼즐 고수를 찾는 데 집중하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