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물도 착시를 봐요. 동물의 착시 중에서는 ‘주관적 윤곽선’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졌지요. 주관적 윤곽선은 실제로는 윤곽선이 없지만 마치 있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이에요. ‘카니자 삼각형’을 찾아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윤곽선 또는 실루엣은 사물의 생김새를 파악하는 핵심 수단이지요.

동물도 깜빡 속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신경과학과 뤼디거 폰 더 하이트 교수는 원숭이도 사람처럼 주관적 윤곽선을 본다는 점을 처음 밝혔어요. 하이트 교수는 시각에 관여하는 대뇌 피질의 V2세포의 반응을 측정해 원숭이가 주관적 윤곽선을 인식하는지 확인했어요.
먼저 원숭이에게 검은 막대가 흰 판 위를 쓸고 지나가는 모습(A)을 보여주고, 이때 V2세포의 반응을 관찰했어요. 세포가 자극에 활발하게 반응할수록 반응검출기 화면에 점이 많이 나타났어요.
그 다음에는 흰 판의 중간 부분을 검게 칠했어요. 이제 흰 판 위에 있는 막대의 양 끝만 보이겠지요? 검은 막대의 양 끝 부분이 흰 판 위를 지나가는 모습(B)을 원숭이는 어떻게 인식했을까요? V2세포의 반응은 놀랍게도 첫 번째 실험 결과와 비슷했어요. 검은 막대의 양 끝부분밖에 안 보였지만, 마치 잘리지 않은 막대가 움직인 것처럼 본 거예요. 단순히 무언가가 움직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요? 착시를 일으키지 않도록 잘린 검은 막대의 양 끝 부분을 검은 바탕과 살짝 분리했더니(C) 막대가 아무리 움직여도 V2세포가 전만큼 활발하게 반응하지 않았답니다.
올빼미의 한 종인 외양간올빼미도 주관적 윤곽선을 인식한다고 해요. 독일 아헨공대 동물학과 안드레아스 니더, 헤르만 와그너 교수는 외양간올빼미가 모니터에 삼각형이나 사각형이 나타날 때마다 도형을 부리로 쪼도록 길들였어요. 훈련을 충분히 받은 외양간올빼미는 주관적 윤곽선이 만든 삼각형과 사각형이 나타나도 모니터를 쪼았어요. 연구진은 시각 세포의 반응에 대한 실험도 함께 실시해 외양간올빼미가 주관적 윤곽선으로 만든 착시를 본다는 결론을 내렸답니다.

만약 기계가 착시현상을 인식한다면 어떨까요? 실제로 주관적 윤곽선을 인식하는 기계를 만들려던 연구가 있었답니다. 바로 뱃속 태아의 모습을 보여주는 초음파 기계에 관한 이야기예요.
태아를 찍은 초음파 사진을 보면 몸이 작고 윤곽이 또렷하게 보이지 않아요. 윤곽을 분명하게 잡아주는 알고리즘이 있다면 의사와 임산부 모두에게 더 편리할 거예요.
미국 버클리의 캘리포니아대 수학과 알레산드로사티 교수의 연구팀은 지난 2000년, 주변의 이미지 정보를 토대로 사라진 윤곽선을 복원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어요. 특이한 점은 카니자 삼각형으로 이 알고리즘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테스트했다는 거예요. 잘 만든 알고리즘은 모서리는 없고 꼭짓점만 표시한 카니자 삼각형그림에서 제대로 된 삼각형을 잡아냈어요.


착시현상은 사물의 크기, 움직임, 색깔 등 여러 요소에 의해 일어나요. 착시현상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고 여러 가지 연구도 이뤄졌어요. 하지만 착시현상을 보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답니다.
분명한 점은 우리가 실제를 그대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사물에서 반사된 빛이 우리 눈으로 들어와 시신경을 따라 대뇌에 도달하면 우리는 무언가를 ‘보게’ 돼요. 그리고 이 과정에서 뇌가 정보를 편집하기 때문에 실제와 다른 착시현상이 보이는 거랍니다.

뇌는 지금까지 쌓아온 지식이나 경험으로 정보를 편집하기도 해요. 왼쪽 그림처럼 똑같은 글자가 자연스럽게 H로도 보이고(THE) A로도 보이는 (CAT) 착시현상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 생기는 거랍니다.

뇌 속 하모니가 만드는 착시
반면 대뇌에서 시각을 담당하는 부위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착시현상을 설명하는 경우도 있어요. 주관적 윤곽선이 대표적이에요. 주관적 윤곽선이 사각형을 이루는 그림을 예로 들어 볼게요. 사람이 꼭짓점 부분을 보면 시각 피질 중 V1영역이 자극을 받아요. 자극을 받은 V1의 신경세포는 다른 부위인 V2영역에 자극을 전달하지요. V2의 신경세포는 두 꼭짓점 사이에 선이 있는지 판단해요.실제로는 선이 없지만 꼭짓점을 표시한 그림이 어떻게 생겼는지에 따라 선이 있는 것처럼 보일 확률이 달라지지요. 모든 꼭짓점에 대해 시각 피질의 두 영역이 자극을 주고받으면서 실제로는 없는 윤곽선을 만들어 낸답니다.
자, 궁금한 점이 모두 해결됐나요? 착시는 재미있는 볼거리이기도 하지만 사람이 어떻게 세상을 인식하는지를 밝힐 수 있는 단서이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군요. 아직 연구할 것이 많기 때문에 세계 각국의 착시 설계자가 점점 더 늘어나지 않을까요? <;수학동아>; 독자 여러분도 저를 만난 것을 계기로 착시의 매력에 퐁당 빠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생긴 제 얼굴도 예쁘게 봐주셨으면 하고요!

▼관련기사를 계속 보시려면?
INTRO. 당신의 눈을 속이는 착시 설계자
PART 1. 착시 설계자 따라잡기
PART 2. 아무도 몰랐던 착시의 비밀
사진 제공 및 도움 : 커트 베너, 데이비드 맥도날드, 이스트반 오로스, 레온키어, 코키치 수기하라, 파올로 디 라짜로
참고 문헌 : 티파니 잉글리스의 논문 ‘Constructing Drawings of Impossible Figures with xonometric Blocks and Pseudo-3D Manipulations’, 다니엘레 무라와 파올로 디 라짜로의 논문 ‘Figurative art, perception and hidden images in inverse perspective’, 안드레아스 니더의 논문 ‘Seeing more than meets the eye: processing of illusory contours in animals’, 이언 스튜어트의 책 <;생명의 수학>;

뇌 속 하모니가 만드는 착시
반면 대뇌에서 시각을 담당하는 부위 사이의 상호작용으로 착시현상을 설명하는 경우도 있어요. 주관적 윤곽선이 대표적이에요. 주관적 윤곽선이 사각형을 이루는 그림을 예로 들어 볼게요. 사람이 꼭짓점 부분을 보면 시각 피질 중 V1영역이 자극을 받아요. 자극을 받은 V1의 신경세포는 다른 부위인 V2영역에 자극을 전달하지요. V2의 신경세포는 두 꼭짓점 사이에 선이 있는지 판단해요.실제로는 선이 없지만 꼭짓점을 표시한 그림이 어떻게 생겼는지에 따라 선이 있는 것처럼 보일 확률이 달라지지요. 모든 꼭짓점에 대해 시각 피질의 두 영역이 자극을 주고받으면서 실제로는 없는 윤곽선을 만들어 낸답니다.
자, 궁금한 점이 모두 해결됐나요? 착시는 재미있는 볼거리이기도 하지만 사람이 어떻게 세상을 인식하는지를 밝힐 수 있는 단서이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군요. 아직 연구할 것이 많기 때문에 세계 각국의 착시 설계자가 점점 더 늘어나지 않을까요? <;수학동아>; 독자 여러분도 저를 만난 것을 계기로 착시의 매력에 퐁당 빠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생긴 제 얼굴도 예쁘게 봐주셨으면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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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문헌 : 티파니 잉글리스의 논문 ‘Constructing Drawings of Impossible Figures with xonometric Blocks and Pseudo-3D Manipulations’, 다니엘레 무라와 파올로 디 라짜로의 논문 ‘Figurative art, perception and hidden images in inverse perspective’, 안드레아스 니더의 논문 ‘Seeing more than meets the eye: processing of illusory contours in animals’, 이언 스튜어트의 책 <;생명의 수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