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PART 1 기하학을 품은 브릭

막상 브릭의 세계에 입문하려고 하니, 그들만의 용어가 발목을 잡는다. 납작한 브릭, 뚱뚱한 브릭, 볼록 튀어나온 부분, 움푹 들어간 부분이라고 말하고 다녔는데…, 오 마이 갓! 각 부분마다 부르는 이름이 따로 있었다.
 

브릭의 기본 알기!

브릭 윗면의 볼록 튀어나온 부분은 ‘스터드’라고 부른다. 브릭은 직육면체 모양으로, 스터드 수와 모양에 따라 ‘$n×m$ 브릭’이라고 한다. 수학에서 행렬을 나타내는 것과 같은 방법이다. 직육면체 모양의 기본 브릭은 ‘2×4 브릭’이라고 쓴다. 기본 브릭보다 얇고 납작한 브릭의 이름은 ‘플레이트’다. 플레이트도 크기에 따라 ‘$n×m$ 플레이트’라고 부른다. 또 브릭 밑면에 있는 구멍은 ‘튜브’라고 부른다. ‘1×$m$ 브릭’ 에는 튜브 대신 ‘바’라고 부르는 부분이 스터드와 만나 합을 이룬다.
 

브릭의 기본 관계식

브릭의 최종 목표는 여러 개의 작은 조각을 모아 사용자가 원하는 ‘무엇’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러려면 결합과 해체가 쉬워야 하고, 아주 작은 조각이라도 오차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

대표적으로 덴마크 레고사의 브릭을 살펴 보자. 각 브릭의 크기를 결정하는 기준은 세 가지로, 두 스터드 중심 사이의 간격(P), 1×1 브릭의 높이(H), 1×1 플레이트의 높이(h)다. 세 수는 오른쪽 표와 같은 관계를 갖는다. P와 H, h의 실제 값은 소수 셋째 자리까지지만, 계산을 쉽고 간편하게 하려고 보통 소수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한 값을 사용한다.
 

브릭 디자이너는 가장 활용도가 높은 브릭을 완성하기 위해 P값을 기준으로 H와 h값을 결정했다. 오랜 연구 끝에 큰 브릭과 작은 브릭을 결합했을 때 조화가 어색하지 않고, 다양한 모양으로 브릭을 설계했을 때도 문제가 없는 값을 계산해낸 것이다. 미국의 수학자이자 브릭연구가인 빌 워드는 수학적으로 정확히 계산한 비가 브릭을 더욱 정교하게 만드는 비결이라고 설명한다. 이밖에도 스터드의 지름은 4.8mm, 스터드의 높이는 1.7mm, 1×$m$ 브릭에서 긴 변의 길이는 (P×$m$)-0.2mm, 스터드와 스터드 사이 공간은 3.2mm로 약속했다.

브릭 다양하게 결합하기

브릭과 플레이트를 적절하게 결합해서 사용할 줄 알아야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마음대로 만들 수 있다. 브릭과 플레이트를 어떻게 결합해야 결과물 전체의 길이가 같아지는지 살펴 보자.

기본 성질

➊ 브릭 5개 높이 = 1×6 브릭 긴 변의 길이 ➋ 브릭 1개 높이 = 플레이트 3개 높이

스터드 개수가 짝수일 때

1×2$n$꼴의 스터드 개수가 짝수인 브릭은 긴 변의 길이와 높이가 같도록 브릭을 쌓아 올리기가 쉽다. 오른쪽 그림과 같이 브릭을 나눠 생각할 수도 있다.
(예) 1×6 브릭 긴 변의 길이 = 브릭 4개 높이 + 플레이트 3개의 높이

스터드 개수가 홀수일 때
반면, 1×(2$n$+1)꼴의 스터드 개수가 홀수인 브릭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예) 1×3 브릭 긴 변의 길이 = 브릭 1개 높이 + 플레이트 4$\frac{1}{2}$개 높이 = 플레이트 7$\frac{1}{2}$개 높이

이때는 플레이트 $\frac{1}{2}$개 높이의 브릭이 더 있어야 그 길이가 같아진다. 작품을 만들다 보면 종종 이런 경우가 생긴다. 이럴 때는 아래 사진과 같이 ‘ㄱ자 모양’으로 생긴 브릭을 활용하면 플레이트 $\frac{1}{2}$개 높이를 채울 수 있다.
 

이처럼 네모나고 투박한 모양의 브릭은 작품의 완성도와 사용자의 활용도를 최대로 끌어올리기 위해 작은 조각부터 정밀한 계산을 통해 탄생했다. 그 덕분에 오랫동안 세계인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 세상의 축소판을 만들자!

오늘날의 브릭을 처음 떠올린 덴마크 출신의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장난감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남자아이가 좋아하는 로봇과 여자아이가 좋아하는 인형의 집을 모두 만들 수 있는 도구를 떠올렸다. 뿐만 아니라 우리 세상의 축소판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시리즈 장난감을 기획했다. 그 결과, 2×4 브릭 6개만 있으면 1억 298만 1500가지 새로운 조합을 만들 수 있는 장난감이 탄생했다. 이러한 장점으로 브릭은 시간이 갈수록 아이는 물론 어른도 관심을 보이는 분야로 자리매김했다.

사람보다 다양한 인형

브릭은 종종 건물이나 문화 유적, 유명한 영화 속에 등장하는 거리나 인물을 재현하는 도구로 활용된다. 각 나라를 대표하는 유명 관광지는 대부분 브릭 모형이 있을 정도다.

사람이 사는 세상에 사람이 빠질 수 없는 법. 브릭 디자이너는 물론 소비자도 가상 세계에서 사람의 역할을 할 부품을 원했다. 그렇게 1978년 처음 탄생한 브릭용 작은 인형은 현재까지 4000종류 이상이 나왔다. 서로 다른 머리 스타일과 옷, 얼굴 표정 등을 다양하게 조합해 만들 수 있는 작은 인형은 1000조 개가 넘었다. 레고 외의 다양한 회사가 만드는 인형까지 생각하면, 그 수는 상상을 초월한다.

작은 인형은 브릭으로 만든 세상에서 꽤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인형을 기준으로 모형의 크기를 정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인형의 평균 키는 3.8cm다. 사람의 키가 180cm라고 가정했을 때, 축소 비율을 계산하면 $\frac{1}{48}$ 정도다. 실제로는 사람의 키가 다양하므로 축소 비율은 $\frac{1}{30}$에서 $\frac{1}{48}$ 사이가 된다.

서로 다른 인형을 만드는, 조합과 경우의 수

서로 다른 얼굴 모양 4개, 상의 3벌, 하의 2벌이 있다. 이를 가지고 서로 다른 스타일의 작은 인형을 몇 종류나 만들 수 있을까?
얼굴 모양 브릭 1개를 기준으로 오른쪽과 같이 수형도로 경우의 수를 나타내보면, 1개 당 6가지 스타일의 인형을 만들 수 있다. 얼굴 모양 브릭이 모두 4개이므로, 전체 경우의 수는 4×6=24가지다.
이처럼 ‘조합’이란 여러 개 가운데서 순서에 상관없이 짝을 지을 때 나오는 경우의 수를 말한다.
 

브릭으로 만든 신기한 작품!

사람은 보통 작고 단순한 것보다 크고 복잡한 것에 끌린다. 브릭 12개를 조립해 만들었다고 하면 만만하게 보지만, 브릭 10만 개로 만들었다고 하면 입을 쉽게 다물지 못한다.

해외에서는 종종 ‘가장 신기한 브릭 작품’을 선정한다. 그중 하나가 진짜 자동차와 크기가 같은 볼보 자동차로, 2004년 미국 뉴욕 오토쇼에서 선보였다. 이밖에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핀홀 카메라나 블루투스 기능을 탑재한 인쇄기, 에어컨 등 다양한 작품이 매년 쏟아지고 있다. ‘브릭은 더 이상 아이들만의 장난감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는 셈이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15년 08월 수학동아 정보

  • 염지현(ginny@donga.com) 기자
  • 이응석
  • 도움

    레고 에듀케이션
  • 도움

    퓨너스
  • 도움

    장영재 교수
  • 도움

    김재영 팀장
  • 도움

    앨런 베드포드의 <레고 창작가를 위한 비공식 레고 안내서>, 존 배이치틀의 <컬트 오브 레고>

🎓️ 진로 추천

  • 수학
  • 물리학
  • 미술·디자인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