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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커스] 2014년은 ‘한국 수학의 해’ 수학, 산업을 이끈다!


 
“여기, 수학으로 기체의 흐름과 마찰열을 계산해 비행기 주변의 뜨거운 곳을 붉은색으로 표시했습니다. 열에 잘 견디는 특수 소재를 비행기 전체에 쓰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특별히 뜨거운 곳에만 쓰는 게 나을까요?”

얼핏 보기에 잘 어울려 보이지 않는 ‘생활’과 ‘수학’이 만났다. ‘수학’이란 연구실에서 복잡한 수식으로 풀어내는 것이라고 알았는데…. 도대체 이 둘이 어떻게 만났다는 걸까?

2014년 ‘한국 수학의 해’ 선포를 기념해 13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수학과 창조경제 포럼’이 열렸다. 학계, 산업계, 교육계 등의 주요 인사 15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수학의 역할과 수학교육의 미래, 수학대중화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1. 산업계 문제 해결사 ‘산업수학’

“마케팅에서 수학이 왜 필요하냐고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마케터로서 일할 때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유통 알고리즘을 어떻게 하면 최적화할 수 있는지 고민했습니다. NC소프트에서는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전세계 20개국에 대해 전략적 의사 결정을 위해 기업의 성장을 위한 수학적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포럼의 주제 강연을 맡은 김화선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사장은 수학이 단순한 응용을 넘어 산업계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는 ‘산업수학’으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수학은 항공기나 배 등 제품부터 유통·마케팅 등 서비스까지 산업 전반의 ‘문제 해결사’로 나서며 우리 생활과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화선 사장은 성균관대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응용수학을 전공했다.

2. 수학으로 ‘생활 속 나의 문제’도 해결한다고?

“이전까지는 대중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최소한 수학적 지식만 갖추면 된다는 입장과, 사회개혁을 위해서는 대중이 모두 수학적 역량이 필요하다는 입장 두 가지가 있었어요. 앞으로는 이 두 입장이 같아질 것입니다. 앞으로 모든 일상생활에서 수학이 쓰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지요.”

류희찬 한국교원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미래에 수학이 우리 삶에 더욱 깊숙이 들어올 것이라 예측했다. 그는 특히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과정 자체가 수학을 응용하는 것이어서 우리 수학교육도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생활 속 문제 해결은 1단계 생활 속 문제 상황을 발견하기, 2단계 모델을 이용해 표현하기, 3단계 모델을 수학적으로 바꾸기, 4단계 수학적 해를 도출하기, 5단계 문제 상황에 해를 적용하기의 논리적 단계로 이루어진다”며, “그런데 우리 수학교육은 특히 4단계와 5단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1~3단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는 특별히 ‘산업수학의 대가’ 마리아 에스테반 프랑스 국립과학원 응용수학연구소장이 기조연설에 나섰다. 프랑스 피에르 앤드 마리 퀴리대에서 수치해석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유럽수학회 응용수학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지난해 국제산업응용수학회 차기 회장으로 선출된 석학이다. 수학동아에서 마리아 에스테반 소장을 직접 만나봤다.
 

에스테반 교수 인터뷰

우리나라와 수학으로 교류가 있었나요?


현재 한국에서는 ‘산업수학’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요. 최근 수학계와 산업계의 소통을 강화하려고 국가수리과학연구소(NIMS) 내에 ‘수학원리응용센터’(CAMP)를 만들기도 했죠. 그 과정에서 저는 국가별 산업수학 현황 분석결과와 산학의 소통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유럽과학재단의 ‘산업수학동향’을 전달했어요. 또 유럽의 여러 성공스토리를 CAMP에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산업수학이 왜 필요한가요?

공학자가 이미 존재하는 수학방법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한다면, 수학자는 새로운 방법을 창조하거나 변환하고 옳고 그름을 검증하지요. 이전까지는 산업의 문제가 공학만으로 해결이 가능했다면, 이제는 다릅니다. 현대 산업의 문제는 복잡하고 전문화돼 있기 때문에 수학자의 시각이 반드시 필요하지요.

산업수학이 응용을 중시하기 때문에 기초가 약해지지는 않을까요?

아니에요. 기초와 응용은 절대 상충하지 않습니다. 기초수학이 있어야 응용할 수 있죠. 산업계의 새로운 문제는 새로운 해결방법으로 풀어야 하는데, 이때 기초연구가 매우 중요해요. 수학자들이 응용한다는 시각을 잃지 않고 수학 기초연구를 해나가야 하는 것 아닐까요?

한국의 학생들에게 한 마디 하신다면?

저는 최근 프랑스의 인터넷 언론 ‘미디어 파트’ 등에 글을 연재하며, 수학이 실생활에 얼마나 중요한지 알리는 데 힘쓰고 있어요. 물리학은 ‘가속기’를 통해 ‘눈에 보이는 설명’을 할 수 있지만, 수학은 그렇지 않아 대중의 관심을 받기가 어려워요. 하지만 산업수학을 통해 ‘눈에 보이는 수학’을 만들 수 있어 수학자들이 노력하고 있는 거죠. 또 최근 물리학이나 수학, 사회학과 수학을 융합한 대학의 학과도 많이 등장하고 있어요. 이런 노력에 부응해 더 많은 학생이 산업수학을 포함한 수학 전반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2014년 02월 수학동아 정보

  • 최새미(saemi@donga.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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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 세계수학자대회 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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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새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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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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