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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의 여왕, 부등식


달콤한 초콜릿의 열량은 아삭한 사과보다 높아요. 반면 초콜릿의 무게는 사과보다 가볍죠. 이렇게 어떤 두 물체 또는 수나 식의 많고 적음을 알려 주는 ‘부등식’ 맛 통조림이 나왔어요. 부등호 소스로 달콤한 맛을 더해 주는 신제품 ‘부등식’ 맛 통조림, 그 맛의 비결을 함께 알아볼까요?

부등식은 초등학교 1학년 과정에서 100까지 수를 세며 수의 크기를 비교하는 활동으로 처음 만납니다. 2학년 때는 어떤 수를 □로 나타내고 이를 포함하는 간단한 덧셈과 뺄셈, 곱셈을 이용해 등식을 세우고 어떤 수의 값을 구하는 연습을 합니다. 또 어떤 수를 이용해 문장으로 된 문제를 식으로 나타내는 활동을 합니다. 4학년 때는 처음으로 이상과 이하, 초과와 미만, 올림과 버림, 반올림의 의미를배우고 이를 실생활에 이용하는 공부를 합니다. 본격적으로 중학생이 되면 먼저 방정식의 개념을 배우고 중학교 2학년 때, 부등식과 일차부등식, 그리고 그 해를 구하는 연습을 합니다. 고등학생이 되면 이차부등식과 절대부등식을 공부합니다.

나도 탈 수 있는 거야?

“우리도 탈 수 있는 범퍼카가 있다고!”

“무슨 소리야. 우리 엄마는 키가 더 커야 범퍼카를 탈 수 있다고 하셨는걸?”

“아냐! 놀이 공원에 새로 나온 범퍼카에는‘신장이 100cm 이상, 140cm 이하의 어린이만 탑승할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문이 쓰여 있었다니까!”

“정말? 그럼 나도 탈 수 있는 거야? 내 키가 137cm이니까….”

자신이 탈 수 있는 놀이 기구를 정확하게 구별해 내려면 정해진 수의 범위에 자신의 키가 속하는지를 잘 판단해야 합니다. 이때 어떤 기준을 이용하는 걸까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1+2=3’과 같이 등호(=)를 기준으로 양쪽이 ‘같음’ 을 나타내는 식을 등식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4와 7 사이에 어떤 수가 있다’ 와 같이 등식으로 표현할 수 없는 식은 어떻게 나타낼 수 있을까요?

‘서로 같지 않다’는 뜻을 수학적으로 더 정확하게 나타내기 위해 ‘~보다 크다' '~보다 작다 ‘~보다 크거나 같다’ ‘~보다 작거나 같다’ 등의 표현을 이용합니다. 이것을 기호로 나타낸 것이 바로 부등호이고, 부등호를 사용한 식을 부등식이라고 합니다. 이번 호에서 다룰 주제는 바로‘서로 같지 않음’을 표현하는 ‘부등식’ 에 관련된 것입니다.

부등식은 방정식과 함께 문제 해결의 기본단계이며, 함수와 기하, 통계 단원을 공부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관문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부등식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을까요?

만남1 수의 크기 비교와 어림하기

초등학교 1학년 때는 ‘100까지의 수’ 단원에서 수의 순서를 이해하고, 수의 크기를 비교합니다. 또한 두 수의 크기 비교에 대한 문장으로 수학을 기호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웁니다. 4학년 때는 ‘수의 범위와 어림하기’ 단원에서 발전된 개념으로 실생활에서 어림을 활용하는 방법을 공부합니다.

만남2 문자의 사용과 방정식

초등학교 2학년 때는 ‘식 만들기’ 단원에서 어떤 수를 □로 나타내고 이를 포함하는 간단한 덧셈과 뺄셈, 곱셈을 이용해 등식으로 나타내는 연습을 합니다. 이는 중학교에서 만나게 되는 방정식의 기초를 쌓기 위함입니다. 중학교 1학년 때는‘문자와 식’단원에서 어떤 수와 수학적인 대상을 나타내는 기호와 문자를 사용하는 연습을 합니다. 그 다음 방정식의 의미와 등식의 성질을 이해합니다. 이것은부등식을 공부하기 위한 준비운동입니다. 중학교 2학년 때는 ‘식의 계산’ 과 ‘방정식과 부등식’ 단원에서 이차식의 덧셈과 뺄셈의 원리를 배우고, 다항식의 곱셈 원리를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미지수가 2개인 일차방정식과 연립일차방정식, 그리고 그 해를 공부합니다. 고등학생이 되면 중학교 때 배웠던 방정식을 부등식으로 바꿔 이차부등식과 절대부등식을 공부합니다. 이렇게 등호를 사용하는 등식에 대한 이해는 단계적으로 부등호를 사용하는 부등식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만남3 근삿값과 참값

초등학교 때부터 차근차근 배운 수의 개념과 수의 크기 비교, 방정식에 대한 이해는 부등식을 이해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이는 오차를 생각할 수 있는 참값의 범위를 이해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됩니다. 중학교 2학년의 ‘유리수와 근삿값’ 단원에서 근삿값과 오차의 의미를 이해하고, 근삿값에대한 참값의 범위를 공부합니다. 근삿값과 참값을 알고, 수의 크기 비교와 문자를 사용하는 등식을 배우며, 부등식을 알게 됩니다.

만남4 부등식

중학교 2학년 ‘일차부등식’ 단원에서 부등호를 사용하며 미지수를 포함한 부등식을 처음 만납니다. 이때 맨 먼저 부등식과 일차부등식, 그 해와 기본 성질을 이해합니다. 부등식의 성질은 앞서 배운 등식의 성질과 비슷한 점이 많아 두 성질을 비교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지수를 포함하는 부등식에서 참이 되게 하는 값이 그 부등식의 해이며 해를 구하는 것을 ‘부등식을 푼다’ 고 합니다. 그 식이 일차식인 일차부등식부터 공부하며 고등학교 때는 중학교 3학년 때 배운 이차방정식을 기초로 ‘이차부등식과 절대부등식’ ‘연립이차부등식’ 을 만납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인 거지?

세상에 존재하는 수들은 항상 범위가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친구와의 약속 시간을 정할 때에도 1년은 12달, 1달은 30일 또는 31일, 하루는 24시간의 범위 안에서 생각해야 하니까요.

 택이 필요한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상과 이하, 초과, 미만 등의 범위를 생각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영화를 볼 때에도 내 나이와 관람을 할 수 있는 나이를 비교해 선택해야 하는 것처럼요. 부등식은 이처럼 수의 범위 외에도 우리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답니다. 부등식을 왜 공부해야 하는지 더 자세히 이야기해 볼게요.

이유1 문제 해결을 잘 하기 위해서
 

사용가능한 시간과 돈의 범위를 동시에 생각해야 자신에게 자유이용권이 유리한지를 판단할 수 있다.
 

수나 양의 관계에서 그 값의 범위를 생각할 때, 우리는 부등식을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최소의 돈으로 가장 많은 놀이기구를 타고 싶은 상황이라고 생각해 봅시다. 물론 자유이용권을 사면 모든 놀이기구를 이용할 수 있지만, 놀이기구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면 자유이용권은 현명한 선택이 아닐 수 있습니다. 만약 놀이기구를 5개만 탈 수 있는 입장권 가격이 절반이라면 시간과 돈을 동시에 생각했을 때 5개 입장권을 사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지요. 이처럼 우리는 선택이 필요한 상황에서 부등식을 이용합니다.

또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수의 범위를 먼저 생각하는 연습을 하다 보면 합리적인 사고를 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교과서와 문제집 속에 숨은 의미와 그림자 찾기!

서로 다른 학교에 다니는 선생님과 학생이지만 수학 교과서만큼은 같은 내용을 공부해요. 같은 내용의 수학 교과서라도 보는 시각을 다르게 한다면 교과서는 정말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는 창고임을 알수 있어요. 때로는 그 정보가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요. 자! 그러면 평소에 잘 보이지 않던 정보와 재미난 활동을 찾아볼까요?

초등학교 수학 교과서 1-2 15쪽
 

초등학교 수학 교과서 1-2 15쪽
 

초등학교 1학년 2학기 과정에 수의 순서를 찾고 그 크기를 비교하며 수의 규칙을 찾는 활동이 있습니다. 이 활동은 함수를 공부하기 위한 기본 활동입니다. 학년이 올라가면서 하나씩 커지는 수 이외에도 다른 크기로 일정하게 커지는 규칙성을 배웁니다. 주어진 교과서의 활동은 학생 스스로 정한 규칙에 따라 숫자 카드를 늘어놓고 숫자를 기록하는 활동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스스로 기록한 수의 범위를 생각하는 활동으로 생각의 범위를 넓혀갑니다. 수의 범위와 크기 비교 활동을 하고, 부등호를 사용해 식으로 표현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예를 들어 나열된 수가 5, 7, 9, 11… 이라면 7<9, 7<11 등의 부등식으로 표현해 봅니다. 이러한 활동은 초등학교 4학년 과정에서 학습하는 수의 범위와 어림하기로 연결되며, 부등식의 성질을 이해하는 데 밑거름이 됩니다.

중학교 2학년 지학사 수학 교과서 23쪽
 

중학교 2학년 지학사 수학 교과서 23쪽
 

중학교 2학년에서는 측정값의 의미를 처음으로 공부합니다. 어떤 양의 참값(실제 값)은 측정기계인 자나 저울을 이용해 측정하여 어림합니다. 이렇게 구한 측정값은 참값과 소수점 이하 자리까지 항상 같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참값에 가까운 측정값인 근삿값을 배웁니다.‘근삿값’단원에서 초등학교과정을 통해 배웠던 수의 범위와 어림의 개념을 기초로 새로운 용어를 사용해 더 확장된 개념을 공부합니다.

특히 이 단원에서는 참값의 범위를 구하는 활동으로 부등식을 만날 수 있습니다. 참값의 범위를 구하는 문제를 생각하면 복잡하고 헷갈리는 여러 개의 공식이 먼저 떠오르나요? 공식이 잘 떠오르지 않는 친구라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차근차근 생각해 보세요.

예를 들어 최소 눈금 단위가 10g인 저울로 잰 측정값이 720g일 때 참값의 범위를 생각해 봅니다. 실제로 무게를 잴 때 저울의 눈금이 710g과 720g 사이에 있다면 우리는 눈금의 절반을 기준으로 어느쪽에 더 가까운지를 생각하고 읽습니다. 따라서 눈금의 절반만큼 오차가 생길 수 있죠. 이 원리가 오차의 한계가 최소 눈금의 절반으로 구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여기서 참값의 범위는 720g을 기준으로 최소 눈금의 절반인 ±5g 사이에 존재합니다. 참값의 범위를구할 때는 근삿값에서 오차의 한계를 뺀 것은 범위에 포함되지만 더한 것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최소 눈금이 10g인 저울이므로 725g은 반올림하면 730g이 돼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이에요. 식으로 나타내면 무게가 720g인 물건을 최소 눈금이 10g인 저울로 쟀을 때 참값의 범위는 715g≤A<725g입니다.

중학교 2학년 지학사 수학 교과서 88쪽
 

중학교 2학년 지학사 수학 교과서 88쪽
 

중학교 1학년 때는 방정식을 해결하기 위한 기본적인 등식의 성질을 공부합니다. 2학년이 되면 등식의 성질을 바탕으로 부등식의 성질을 이해합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부등식의 성질은 등식의 성질과 다르게 조건에 따라 부등호의 방향이 반대로 바뀔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어진 교과서의 문제 4<6을 통해 부등식의 특별한 성질을 이야기해 봅시다. 양변에 양수인 2를 곱하면 8<12가 되어 부등호의 방향이 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양변에 음수인 -2를 곱하면 -8>-12가 되어 부등호의 방향이 반대로 바뀝니다. 바로 이 성질이 등식의 성질과 다른 부분입니다. 부등식의 성질 중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면 수직선을 이용해 공부하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역사, 그리고 실생활 속의 부등식

부등호의 기초가 된 기호의 사용

대수 영역에서는 문자와 변수를 이해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미지수를‘모르는 수’라는 언어로 표현하다가 학년이 올라가면서 △나 □등의 기호로 나타냅니다. 중학교 때부터는 x와 y 같은 문자를 사용합니다. 고대에는 미지수와 문제의 풀이과정까지 모두 글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디오판토스 시대(약 330년까지)부터 16세기 말까지는 덧셈 기호를 영어‘plus’의 앞글자를 이용해 ‘p’ 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점차 기호가 발전하여 덧셈기호는 ‘+’ 로 사용하고 어떤 물체의 양을식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호의 발전은 방정식과 부등식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부등식의 역사와 생활 속 부등식

두 수 사이의 대소 관계는 자연수와 함께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지만 지금 우리가 공부하는 부등식의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부등식은 기호를 사용하면서 본격적으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최초의 부등호는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부등호와 모양이 달랐습니다. 영국의 수학자 오트레드가오트레드의 부등호 기호의 기호를 사용하였으나 기억하기가 어렵고 기호의 모양이 대칭이 아니어서 사람들에게 혼란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그래서 영국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해리엇은 현재 사용하는 >, <의 기호를 도입하였습니다. ‘크거나 같다’ ‘작거나 같다’ 를 나타내는 부등호 ≥, ≤는 뒤늦게 도입되었는데 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프랑스의 수학자 부르게입니다.

영국의 수학자 해리엇은 1585년 당시 버지니아라 불리던 지역의 지도를 제작하기 위해 측량사로서 그렌 빌경의 탐험대와 신대륙으로 떠났습니다. 측량사로 일하는 틈틈이 수학에 대한 연구도 놓지 않았습니다. 그는 인수분해와 근과 계수와의 관계를 식으로 표현한 최초의 수학자입니다. 또한 부등호 기호를 사용하여 방정식의 해를 구하는 방법을 연구했습니다. 그의 연구 기록은 17세기에 뒤늦게나마 알려져 부등식의 발전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세계 기업 GE의 경영자인 미국의 잭 웰치는 “최고의 상품을 최저의 가격으로 팔아야 한다” 며, “고객을 잃지 않으려면 고객에게 더 낮은 가격으로 좋은 물건을 제공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하는 것이다” 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수의 범위가 기업 경영에도 이용된다는 사실입니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 소비자가격은 원가를 초과해야 하고, 고객이 상품을 통해 느끼는 가치도 소비자가격을 넘어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평소에도 정해진 돈으로 현명한 선택을 하기 위해 자신이 가진 돈과 물건의 가격을 그 이하로 조정하여 생각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또 약속 시간에 늦지 않기 위해서 자신이 최소한 약속 장소까지 얼마가 걸리는지 계산해 봐야 합니다. 생활 속에 이용되는 새로운 수학을 공부할 때마다 우리는 그 필요성과 의미를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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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수학동아 정보

  • 박현정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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