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인의 노하우 잘 들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어렸을 때부터 밥 먹고 잠자는 시간만 빼고 보드게임을 하셨다고 했는데, 달인을 따라 하다가 부모님께 혼나면 어떡하죠? 오늘 여기 온 수학동아 독자들도 달인이 되겠다고 만날 보드게임만 하다가 부모님께 꾸중을 들으면 안 될 텐데.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달인, 어떻게 책임지실 건가요?
오늘따라 생긴 것과 다르게 지적을 예리하게 하네요. 보기엔 먹는 것만 생각할 것 같이 생긴 분이. 그 부분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그거 물어볼 줄 알고 미리 전문가를 만나보고 왔거든요. 바로 경인교대 수학교육과 송상헌 교수님과 보드게임으로 수업을 자주 하신다는 정유화 선생님입니다. 제 말은 안 믿으실 것 같아 제가 직접 자료화면 준비했습니다. 영상 큐!
직접 게임을 만드는 것이 더 좋은 학습
보드게임을 잘 사용하면 수학공부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게임을 하면 이기고 싶죠? 이기려면 게임 규칙을 잘 이해해야 하고, 전략도 필요하죠. 전략을 세우는 과정에서 우리 머릿속에서는 추측하기, 예상하기, 분석하기와 같은 수학적인 생각을 한답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변형 보드게임을 만드는 것은 더 좋은 공부가 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대부분 ‘수학공부’하면 문제를 열심히 푸는 것을 생각할 거예요.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문제를 푸는 것이죠. 물론 문제를 푸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더 좋은 방법은 내가 직접 문제를 만들 수 있는 것이랍니다. 문제를 만드는 것은 100% 그 내용을 이해했을 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죠.
보드게임에서도 마찬가지랍니다. 누군가 만들어 놓은 보드게임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직접 자신이 새로운 규칙으로 게임을 만드는 것은 훨씬 더 훌륭한 학습이 될 수 있어요.
특히 게임의 규칙을 바꿔서 직접 게임을 해 본 다음, 게임이 재밌는지 재미가 없는지, 쉬워졌는지 어려웠는지 등을 생각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렇게 반성하는 과정은 수학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보드게임은 의사소통 능력에도 도움 돼
저는 보드게임을 좋아해서 하나둘씩 모으다 보니 100개가 넘는 보드게임을 갖고 있어요. 처음에는 제가 좋아해서 모았는데, 보드게임을 하다 보니 학생들과 수업할 때도 쓰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보드게임의 가장 좋은 점은 무엇보다도 재미가 있다는 거예요. 저도 좋아하지만 학생들도 참 좋아해요. 그리고 보드게임은 여럿이 함께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어요. 수학을 공부하는 데에도‘의사소통’능력이 중요하답니다. 변형 보드게임을 만든 다음, 친구들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발표하고 서로 이야기도 나눠 보세요. 의사소통 능력을 키울 수 있을 거예요.
아 참! 그리고 변형 보드게임을 만든 것은 스스로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나만의 포트폴리오가 될 수도 있어요. 포트폴리오란 자신의 실력을 보여주기 위한 작품집을 뜻하는데, 능동적인 자신의 학습 과정을 나타내기 좋은 도구가 되죠.
또 해마다 시도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창의력 산출물 대회’가 있는데, 변형 보드게임을 만들어 도전해 봐도 좋을 것 같아요. 아니면 직접 새로운 보드게임을 개발해 게임 개발자가 되는 것도 좋고요. 보드게임을 하면서 공부도 하고 일석이조겠죠?
변형 보드게임을 만들다 보면 수학으로 생각하는 힘도 길러지고, 의사소통 능력도 생긴다고 하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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