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팍 도사님이 설명하신, 돌멩이가 받는 부력의 크기를 묻는 문제는 과학적 상황을 언어를 이용해 설명하고 있고 수학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고 있어요. 즉 세 가지 학문이 하나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죠. 그런데 여기서 언어를 과학에 속한다고 하지 않잖아요. 단지 과학적 상황을 전달하는목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죠. 마찬가지로 수학도 문제 해결의 도구로써 사용될 뿐 과학에 속한다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요”
듣고 보니 그런 것도 같고 이 문제에 대해선 전문가에게 물어봐야겠는데요. 준비성 철저한 무릎팍 도사가 그래서 모셨습니다. 한국교원대 수학교육과 신현용 교수님!
수학과 과학은 서로 다른 학문입니다. 과학에선 이론을 검증하는 방법으로 실험관찰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요. 관측을 통해 새로운 행성 하나를 발견하거나 실험에 의해 치료 효과가 있는 물질을 개발하면 과학계의 새로운 발견으로 인정받으니까요. 하지만 수학 세계에선 실험 관찰을 이론의 증명방법으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수학이론으로 인정받으려면 논리적 체계하의 엄밀한 증명이 필요하지요. 이처럼 학문을 연구하는 근본적인 방법부터 차이가 있죠.
현대 수학의 핵심은 ‘무한’ 입니다. 유한집합에서의 이론은 쉽게 증명해 보일 수 있죠. 컴퓨터를 이용하면 백만, 천만 자리의 숫자도 계산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무한으로 가면, 아무리 빠른 컴퓨터도 해결할 수 없으니 수학자들이 해결해야 할 몫으로 남죠. 그런데 과학에선 무한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가 어렵습니다. 무한을 대상으로 실험할 수 없으니까요. 즉 수학과 과학은 관심분야도 다르죠.
조금 쉬운 예를 들어볼까요. 점과 선으로 수학과 과학의 차이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점은 무엇이죠? 크기가 없고 공간을 차지하지 않지만 위치를 나타낼 수 있는 도형 입니다. 선은 위치와 길이는 가지고 있지만 폭과 두께가 없는 점들의 모임이죠. 수학에선 크기가 없는 점들이 모여 어떻게 크기를 가지게 됐는지 궁금해합니다. 하지만 과학에선 이를 궁금해하지 않죠. 때때로 실험결를 쉽게 나타내기 위해 수학에서 정의한 점과 선을 이용할 뿐이죠.
또 다른 예를 들어 볼까요. 최신 수학의 큰 흐름 중 하나가 물리학 문제를 푸는 겁니다. 기체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볼츠만 방정식도 수학자들의 관심사지요. 수학자들은 볼츠만 방정식 자체를 증명하는 데 힘을 쏟습니다. 2010국제수학자대회에서 프랑스의 세드리크 빌라니 에콜 노말 리옹대 교수는 볼츠만 방정식의 일부를 증명해 ‘수학계의 노벨상’ 인 필즈상을 받았죠.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 볼츠만 방정식을 실험에 이용해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내는 연구에 몰두합니다. 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죠.
조금 어려운가요? 대중들이 수학이 과학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수학을의무적으로 배우는 초중고 과정에선 과학에서처럼 수학을 계산하는 도구로만 배우니까요. 엄밀한 증명이 요구되는 수학은 이해하기 어려워서 학교에선 계산 위주의 실용적인 수학만을 가르칩니다. 수학의 아주 작은 부분이죠.
‘그렇다면 수학교육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요?’ 라고 물을 수 있겠죠. 하지만 그건 아닙니다. 모든 학생이 수학자가 될 것도 아닌데, 실생활에 적용되지 않는 어려운 수학을 배울 필요는 없죠. 따라서 때때로 수학과 과학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려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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