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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날 현실과 통하는 문, 클라인 병 건물로!

오늘은 M-214행성 중에서 가장 신기한 건물을 소개해 준다고 했어. 지구로 돌아가는 문도 그 곳에 있대. 이제 이 행성에서의 마지막 날인가. 아쉽기도 하고 또 어떤 신기한 일이 벌어질까 설레서 도무지 진정이 안 됐어. 나는 아저씨 몰래 그 건물을 먼저 찾아가 보기로 했지.

‘똑똑똑’

“누구 없어요?”

조심스럽게 문을 두드렸는데 문이 그냥 열리는 거야. 건물 내부는 너무 어두웠어. 용기를 내 한 발을 내디디는 순간!

“아! 살려…줘…요.”

나는 깊은 수렁으로 빠져 버리고 말았어!
한참 시간이 흘렀을 거야.

“이 녀석아! 빨리 일어나!”

정신을 차리고 보니 옆에 뫼비우스 아저씨가 곁에 있었어.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몰라. 아저씨 얼굴을 보니 놀란 가슴이 진정됐어.

“아저씨, 우리 갇혔나 봐요. 어떻게 나가고, 지구로는 어떻게 돌아가요?”

“이 표지판을 볼래?”

이 병에서는 안이 곧 밖이고 밖이 곧 안이다. 안팎이 없기 때문에 내부를 막았다고 할 수 없고, 여기서는 갇힌다는 게 아무 의미가 없다. 벽만 따라가면 밖으로 나갈 수 있다. 따라서 이 세계에서는 갇혔다는 생각 자체가 착각이다.

“알겠니? 우린 지금 갇힌 게 아니야. 안에 있다고 생각하면 동시에 밖에 있는 거고, 밖이라고 생각하면 동시에 안에 있는 셈이지.”

“안이 밖이고 밖이 안이라고요? 도대체 이건 또 무슨 소리예요?”

“뫼비우스 띠가 경계가 없는 한 면으로 된 도형이라는 것과 비슷해. 뫼비우스 띠처럼 클라인 병도 면이 하나야. 다만 뫼비우스 띠가 3차원 도형이라면 클라인 병은 4차원 도형이지. 4차원 도형이 어떻게 존재하냐고? 클라인 병 이야기를 들어 볼래?”

3차원 공간은 답답해!

“4차원 도형인 클라인 병에게 3차원 공간은 비좁았어. 누워 있기조차 답답했지. 그런데 어떻게든 3차원 공간에 살고 싶었던 클라인 병은 살아남을 궁리를 했지. 직사각형 모양의 평면으로 원기둥을 만들고 양쪽 끝을 붙였어. 그런데 양쪽 끝을 그대로 붙이면 도너츠 모양이 돼 버리는 거야.

이리저리 궁리한 끝에 클라인 병은 뫼비우스 띠처럼 180° 꼬아서 들어가는 방법을 시도해 보기로 했어. 그래서 자기몸의 한 쪽 면을 뚫고 들어가기로 결심을 한 거지. 결국 원기둥의 양쪽 테두리가 붙어 안과 밖의 구분이 없는, 면이 하나인 도형이 된 거야. 평생 옆구리가 뚫린 채로 살아야 했지만 클라인 병은 행복했단다.”

“자, 클라인 병 스스로 뚫은 면이 바로 비밀의 공간이야. 그곳을 넘어가기만 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어. 하나, 둘, 셋 하면 숨을 멈추고 뛰어 들어!”
 

독일의 수학자 펠릭스 클라인


기하학을 통합한 클라인

독일의 수학자 펠릭스 클라인은 1872년에 유클리드 기하학, 리만 기하학 등 수많은 기하학 분야를 하나의 학문으로 통합했다. 클라인은 ‘기하학은 도형이 다른 도형으로 바뀔 때, 변함없이 유지되는 성질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주장했다. 그 뒤 수학자들은 더 어렵고 복잡한 도형을 이해하고 특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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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2월 수학동아 정보

  • 이언경 기자
  • 허라미
  • 도움

    진교택 수학과 교수
  • 도움

    김홍종 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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