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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으로 생각하기] 카메라 고수의 숫자 완전정복

 

카메라 고수의 숫자 완전정복


“찰칵찰칵.” 카메라는 추억을 담는 그릇이다. 평생 함께할 추억이기에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남기고 싶다. 내 카메라에 적힌 숫자의 의미를 바로 아는 것이 큰 힘이 된다.

사진의 화소는 그물의 구멍
 

위 그림은 64개의 화소를 나타내고 있다.


친구가 이번에 1600만 화소 카메라를 샀다고 자랑이다. 3년 전에 최신 기종이라고 산 내 카메라가 800만 화소인 걸 보면 기술이 발전하는 속도가 대단하다. 그런데 대체 화소는 무엇을 뜻하는 걸까?

화소는 영어로 픽셀(pixel)이라고 한다. 화면(picture)과 원소(element)를 합친 용어로 화면을 이루는 최소 단위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화소라고 하는 수많은 점으로 이뤄져 있다. 1600만 화소 카메라로는 한장에 최대 1600만 개의 점이 찍힌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디지털카메라는 사진 한 장에 나타낼 화소 수를 조절해 사진의 해상도를 바꿀 수 있다. 1600만 화소 카메라로 가로세로 비율이 4 : 3인 사진을 찍을 때면 최대 해상도를 4608×3456까지 높일 수 있다. 가로 4608개, 세로 3456개의 점으로 이뤄진 사진을 얻는 셈이다.

4608×3456=15925248

같은 장면을 찍을 때 화소 수가 많은 카메라는 더 세밀한 차이를 잡아낼 수 있다. 그물과 비교하면 이해가 쉽다. 강에서 그물 낚시를 하는데, 그물코의 가로세로 길이가 1cm인 그물과 5cm인 그물이 있다고 하자. 어느 그물에 더 많은 물고기가 걸려들까? 볼 것도 없이 그물 한 칸의 크기가 작은 그물이다. 디지털카메라에서 800만 화소, 1600만 화소라고 하는 용어는 그물코의 촘촘한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화소 수가 커졌다는 것은 같은 크기의 사진을 더 많은 점으로 나타낸다는 뜻이다.

하지만 화소 수가 1000만을 넘어간 요즘, 화소 수가 더 커지더라도 사진의 화질에는 거의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다만 커다란 사진으로 인화할 때 유리할 뿐이다. 사진 인화회사에서는 화소 수에 따라 인화할 수 있는 용지의 최대 크기를 정해 놓는다. 인화지는 보통 인치로 계산하는데, 가로세로 화소 수에서 200을 나눈 값에 해당한다. 1600만 화소인 4608×3456의 경우, 최대 23인치(584mm)×17.3인치(439mm)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이 크기는 영화 포스터에 많이 쓰이는 A2 용지(594mm×420mm)와 비슷하다.
 

초점거리는 렌즈를 통과한 빛이 한 점에 모이는 위치인 초점과 렌즈 중심 사이의 거리를 뜻한다.


카메라의 경쟁상대는 눈!
 

어안렌즈는 물고기가 보는 것과 같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시원한 바다가 그리워 지난해 동남아 해변에서 찍은 사진을 열어봤다.

눈을 감으면 드넓은 모래사장과 손에 닿을 듯 펼쳐진 섬 무리가 떠오르지만 사진 속의 풍경은 아쉽기만 하다. 모래사장은 좁고 섬은 너무 작게 나왔다. 동남아 여행 때 들고 간 카메라 ‘똑딱이’를 꺼냈다.

새삼 카메라 렌즈에 쓰여 있는 4.7~23.5mm라는 수치가 눈에 들어왔다. 카메라 렌즈의 초점거리가 4.7mm에서 23.5mm까지 변한다는 뜻이다. 초점은 평행 광선이 렌즈를 통과하면서 한 점에 모이는 위치이고,초점거리는 렌즈 중심에서 초점까지의 거리를 말한다.

사람의 눈은 50° 내외에 있는 물체나 색채를 뚜렷이 구분할 수 있다. 사람의 시야각을 초점거리로 환산하면 50mm 정도다. 사람이 보는 것과 비슷한 각도를 담을 수 있는 카메라 렌즈를 ‘표준렌즈’라고 한다. 35mm 필름카메라의 경우 표준렌즈의 초점거리는 50mm이며 사진에 담을 수 있는 각도인 화각은 약 47°다.

내 똑딱이는 일반 디지털카메라로 필름 카메라나 전문가용 카메라보다 빛을 받아들이는 센서의 크기가 작다. 센서는 필름에 해당하는데, 내 똑딱이의 센서는 대각선 길이가 7.7mm다. 필름의 대각선 길이가 43.3mm인 것과 비교하면 대각선 길이의 비는 1 : 5.62에 해당한다. 따라서 빛을 받아들이는 면적은 필름의 3%에 불과하다.

센서의 크기가 작은 카메라일수록 표준렌즈의 초점거리도 짧아진다. 그래서 일반 디지털카메라의 설명서에는 초점거리를 35mm 필름카메라로 환산한 값을 함께 공개한다. 내 똑딱이는 초점거리가 4.7~23.5mm지만 35mm 필름카메라로 환산하면 초점거리가 26~130mm가 나온다. 이는 원래 초점거리에 대각선 길이의 비의 값을 곱한 결과다.
 

초점거리가 긴 렌즈는 화각이 좁고, 초점거리가 짧은 렌즈는 화각이 넓다.


초점거리가 짧은 렌즈는 넓은 장면을 담을 수 있어 ‘광각렌즈’라고 한다. 광각렌즈는 정지 상태에서 사람의 눈이 뚜렷하게 볼 수 있는 장면보다 더 넓은 풍경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 광각렌즈는 대자연을 담거나 단체사진을 찍을 때 좋다.

초점거리가 긴 렌즈는 멀리 있는 것을 당겨서 볼 수 있어서 ‘망원렌즈’라고 한다. 하지만 초점길이가 길수록 화각이 좁아진다. 초점거리가 300mm인 망원렌즈는 화각이 8°에 불과하다. 사진에 풍경의 일부만 담을 수 있다는 뜻이다.

카메라에서 몇 배 줌이라고 하는 것은 렌즈 초점거리의 최댓값과 최솟값을 비교하면 알 수 있다. 내 똑딱이처럼 초점거리가 4.7~23.5mm 인 렌즈는 5배줌이 가능하다. 23.5에서 4.7을 나눈 값이 5이기 때문이다. 5배줌 렌즈로 보면 5m 거리에 있는 물건을 1m 거리에 있는 것처럼 볼 수 있다.

광각렌즈와 망원렌즈는 화각이나 집중도에서 각각 장단점이 있다. 해변의 풍경을 집 안까지 가져오고 싶다면 둘의 장점을 모은 사진 기법이 필요하다. 파노라마 사진이 대표적이다. 카메라를 한 자리에 고정시켜 놓고 360°로 돌리면서 여러 장을 찍는 것이다. 촬영을 마치면 여러장의 사진을 옆으로 길게 이어 붙여 한 장의 사진으로 만든다. 사진을 스스로 이어주는 파노라마 기능이 있는 카메라나 전용 카메라도 있다.

물고기의 시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어안렌즈도 있다. 어항 속의 물고기가 주변을 둘러본 것과 같은 모습이다. 초점거리가 매우 짧아 풍경이 심하게 왜곡돼 보이는 현상이 생긴다. 하늘에 있는 구름의 양을 전체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쓰이던 렌즈다.

실내 사진 잘 찍는 3가지 비법
 

조리개 값이 작을수록 더 많은 빛을 받아 렌즈가 밝다.


실내에서 사진을 찍으면 어둡거나 흔들린 사진이 많이 나온다. 카메라가 충분한 빛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플래시를 쓰면 너무 밝게 나오고, 박물관처럼 아예 플래시를 쓰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실내 사진을 잘 찍으려면 카메라의 3가지 기능을 잘 알아두는 것이 좋다. 첫 번째는 렌즈의 밝기다. 렌즈가 밝다는 것은 빛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조리개의 지름이 크다는 뜻이다. 우리 눈이 어두운 곳에서 눈동자를 크게 해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이는 것과 같은 원리다.

조리개의 지름은 조리개 수치로 나타내며 흔히 F 값으로 불린다. F2.8 은 f/2.8로 쓰기도 하는데, 조리개의 지름이 초점거리와 관계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초점거리가 50mm일 때 f/2.8인 조리개의 지름은 18mm이다. 조리개의 지름에 대한 초점거리의 비인 18 : 50은 1 : 2.8에 해당한다. 그래서 F 값을 비로 표현하기도 한다.
 


내 똑딱이의 렌즈에는 1 : 2.8-6.5라는 표시도 함께 쓰여 있다. 이 렌즈는 기본적으로 F2.8의 밝기를 가지고 있지만, 줌을 사용할 경우 밝기가 F6.5까지 바뀐다는 뜻이다.

실내 사진에 중요한 두 번째 기능은 셔터속도다. 셔터는 카메라가 빛을 받아들이는 시간을 조절하는 장치다. ‘찰칵’ 하며 사진 찍는 소리는 필름카메라나 전문가용 카메라에서 셔터를 여닫는 소리다. 셔터를 빠르게 여닫으면 빛이 조금 들어오고, 느리게 여닫으면 빛이 많이 들어온다.

셔터속도는 초 단위로 나타낸다. 셔터속도가 1/125라는 것은 1/125초 동안 빛을 받아들인다는 뜻이다. 셔터속도에는 4, 2, 1, 1/2, 1/4, 1/8,1/15, 1/30, 1/60, 1/125, 1/250, 1/500, 1/1000 등이 있는데, 셔터속도가 빠른 쪽으로 한 눈금을 조절할 때마다 빛을 받아들이는 양이 반으로 줄어든다.

빛의 양은 대부분 조리개와 셔터속도의 조합으로 조절한다. 어두운 실내에서는 F 값을 작게 하고 셔터속도를 천천히 하면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하지만 F 값은 카메라 렌즈에 따라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작게 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셔터속도도 1/60 초보다 느리면 손이 떨려 흔들린 사진이 나오기 쉽다.

이때 빛에 대한 이미지센서의 민감도를 조절하는 방법을 쓸 수 있다. 빛에 대한 감도는 ISO 값으로 나타내는데,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정한 ISO 감도를 뜻한다. ISO 값이 클수록 카메라가 빛에 민감하게 반응
한다. 빛에 민감하면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찍을 때 유리하다.

감도가 ISO 200인 상태에서 조리개를 F2.8, 셔터속도를 1/30로 두고 찍었더니 흔들린 사진이 나왔다면 감도를 ISO 800으로 바꿔보자. 셔터속도를 1/60 이상으로 빠르게 할 수 있어 흔들림 없는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최근에 나오는 카메라는 ISO를 100, 200, 400, 800, 1600, 3200 등으로 조절할 수 있다.
 

❶ 셔터속도가 빠르면 바람개비의 형체가 잘 나타나고(왼쪽), 느리면 바람개비의 움직임이 잘 나타난다(오른쪽). ❷ 셔터속도를 4초로 한 결과, 불꽃을 들고 움직인 궤적을 모두 담을 수 있었다.


조리개 조절해 예술 사진 찍기

F 값은 빛의 양뿐 아니라 초점이 맞는 범위에도 영향을 준다. 다음 두 사진을 비교해 보자. 왼쪽 사진은 가운데 꽃 외에는 주변 배경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옆에 있는 다른 꽃도 초점이 맞지 않는다. 오른쪽 사진은 꽃 전체가 선명하다. 배경도 형태는 알아볼 수 있다. 초점이 맞는 범위를 ‘심도’라고 한다. 왼쪽 사진은 심도가 얇다.

F 값이 작은 상태에서 찍어 초점이 원하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초점이 맞지 않은 것이다. 이것을 ‘아웃포커싱 기법’이라고 한다. 반면 오른쪽 사진은 심도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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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07월 수학동아 정보

  • 이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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