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로 견학할 곳은 새로 만든 달력에 갖가지 양념을 첨가해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정보 부서입니다. 달력을 보면 날짜와 요일 말고도 온갖 정보가 빽빽하게 들어 있죠? 보통 가장 먼저 찾아보는 공휴일을 비롯해 명절, 기념일 등 뭔가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이 달력에 빼곡히 표시돼 있습니다. 이런 특별한 날은 다 정해져 있으니까 그냥 표시만 하면 된지 않느냑요? 하하하! 모르시는 말씀! 언젠가 정확한 날짜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정교한 계산이 필요하답니다.
달력 보고 생활의 리듬을 타자!
흔히 옛날 우리나라에서는 음력을 썼다고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태음태양력을 썼습니다. 해의 움직임과 달의 움직임을 모두 고려한 달력이지요.
예를 들어 볼까요? 우리 민족의 대명절인 설과 추석은 우리가 지금 쓰는 얄력 달력에서는 매년 날짜가 바뀝니다. 설과 추석은 음력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각각 음력 1월 1일, 음력 8월 15일이지요.
그런데 달력을 자세히 보면 입춘, 우수, 경칩, 하지, 동지와 같은 표시가 되어 있는 날이 24개 있습니다. 바로 계절을 알 수 있게 정해 놓은 24절기입니다, 음력은 달이 매일 변하는 모습으로 하루하루가 지나가는 것을 알 수 있어 편리했지만, 해의 움직임과 맞지 않아 계절을 정확히 나타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해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24절기를 정해 놓고 농사처럼 계절이 중요한 일에 활용했습니다.
24절기는 하늘에 고정된 별 사이를 움직이는 해의 위치를 이용해 만들었습니다. 원의 중심은 360˚이므로 해가 움직이는 길을 24등분하면 15˚간격을 이룹니다. 날짜를 따지면 약 15일이 됩니다. 해가 정동쪽에서 뜨는 춘분을 기준으로 0˚에서 시작해 해가 90˚에 오면 하지 180˚에 오면 추분, 270˚에 오면 동지가 되는 것이죠. 24절기는 해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오늘날 쓰는 양력 달력에서도 날짜가 거의 바뀌지 않습니다.
자~, 이쯤에서 아마도 궁금증이 생기 분이 있을텐데요. 음력은 계절을 나타내지 못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설과 추석은 항상 겨울과 있을까요?
비밀은 바로 윤달에 있답니다. 음력으로 12달은 일 년의 길이인 365일보다 짧아서 약 3년에 한 번씩 윤달을 넣어 줘야 한다는 것 기억하죠? 만약 윤달을 아무렇게나 넣으면 설이나 추석처럼 중요한 명절이 엉뚱한 계절에 올 수가 있습니다.그래서 윤달은 몇 가지 규칙에 따라 정합니다.
보통 음력 1달에는 24절기 중 2개가 들어가지만, 1년에 02~3년개의 달에는 24절기가 한 번만 들어갑니다. 이런 달이 바로 윤달의 후보가 되지요. 여기에 음력 2월에는 반드시 춘분이 들어가야 하며, 음력 5월에는 하지, 음력 8월에는 추분, 음력 11월에는 동지가 들어가야 합니다. 이런 규칙에 따라 윤달을 넣기 때문에 불규칙적이고 정하기 어렵지요.
중국은 어제, 우리는 오늘이 설날?
우리나라와 중국의 설날은 보통 똑같지만 가끔씩 하루 차이로 달라질 때가 있다. 이유는 음력 1월 1일을 정하는 방식 때문이다. 해-달-지구가 일직선으로 놓이는 순간, 즉 삭 현상이 들어 있는 날이 음력 1월 1일 되는데, 우리나라와 중국의 시간 차이 때문에 설날이 달라진 것이다. 예를 들어 1997년에는 첫 삭이 우리나라에서는 양력 2월 8일 0시 6분에, 중국에서는 양력 2월 7일 23시 6분에 일어났다. 그래서 우리 나라에서는 설이 양력 2월 8일이 되고, 중국에서는 양력 2월 7일이 되었다.
24절기
입춘 2월 4일경 봄이 시작된다.
우수 2월 19일경 비가 오기 시작한다
경칩 3월 6일경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깬다
춘분 3월 21일경 낮이 길어진다
청명 4월 5일경 농사를 시작한다
곡우 4월 20일경 봄비가 내린다
입하 5월 6일경 여름이 시작된다
소만 5월 21일경 여름 기분이 난다
망종 6월 6일경 벼를 심는다
하지 6월 22일경 낮이 가장 길다
소서 7월 7일경 더워지기 시작한다
대서 7월 23일경 몹시 덥다
입추 8월 8일경 가을이 시작된다
처서 8월 23일경 더위가 그친다
백로 9월 8일경 흰 이슬이 내린다
추분 9월 23일경 밤이 길어진다
한로 10월 9일경 찬 이슬이 내린다
상강 10월 24일경 서리가 온다
입동 11월 8일경 겨울이 시작된다
소설 11월 23일경 눈이 오기 시작한다
대설 12월 7일경 눈이 많이 온다
동지 12월 22일경 밤이 가장 길다
소한 1월 6일경 추워지기 시작한다
대한 1월 21일경 몹시 춥다
10월 9일은 아니다?
이제 각종 기념일을 챙길 때가 됐습니다. 석가탄신일,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등등. 사실 이런 공휴일을 비롯한 기념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즐겁게 해 주는 날이죠. 이런 날은 오래 전부터 정해져 쓰고 있고 사람들도 익숙하기 때문에 지금 와서 더시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기념일이 처음 생길 때는 정확한 날짜를 찾기 위해 고생을 많이 했답니다. 수백 년에 걸쳐 싸움을 벌인 끝에 정해진 기념일도 있지요.
그리고 솔직히 고백하자면 직ㅁ도 사실은 잘못된 날짜가 있어요. 쉿! 이건 어딕서 얘기하지 마세요. 사실 크리스마스는 예수가 태어난 날이 아니랍니다. 하하~. 하지만 괜찮아요. 달력에 있어서 정확성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사람들 사이의 약속이라는 점도 매우 중요하거든요.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기념일을 받아들이고 축하할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 거지요.
사실은 아무도 모르는 한글날
최초의 한글날을 11월 4일이었다. 훈민정음이 음력 9월에 반포되었다는 기록에 따라 9월의 마지막 날인 음력 9월 29일을 양력으로 환산한 날이었다. 그 뒤 당시의 날짜를 그레고리력으로 환산한 10월 29일로 바꾸어 지내다가. 세종 시대에는 서양에서 율리우스력을 썼다는 이유로 다시 계산해 10월 28일로 바꿨다.
현재 쓰는 10월 9일은 1940년에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본’의 기록에 따른 것이다. 훈민정음이 음력 9월 상순. 즉 9월 1일에서 9월 10일 사이에 반포되었다는 내용에 따라 마지막 날인 9월 10일을 율리우스력으로 환산해 10월 9일로 정한 것이다.
헷갈리는 충무공 탄신일
임진왜란의 영웅인 이순신 장군의 생일은 1545년 음력 3월 8일이다. 현재는 그 날짜를 그레고리력으로 바꾼 4월 28일을 탄신일로 정해 기리고 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이순신 장군이 태어난 1545년에는 서양에서 율리우스력을 쓰고 있었기 때문에 율리우스력으로 환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렁게 되면 이순신 장군 탄신일은 4월 28일이 아닌 4월 18일이 된다.
부활의 기적은 언제 축하하지?
부활절은 기독교 신자들이 예수의 부활을 축하하는 명절이다. 성경에 따르면 예수는 유대인의 명절인 유월절 성찬 다음날에 처형됐다. 이 때가 보름달이 뜬 금요일이므로 예수의 나이를 생각해서 계산하면 30년 4월 7일 또는 33년 4월 3일이 된다.
하지만 옛날의 기록은 불확실했기 때문에 초기의 기독교인들도 처형이 언제였는지를 놓고 고민했다. 그러던 서기 325년 기독교의 여러 논쟁을 해결하기 위해 열린 니케아 공의회에서 춘분 후 첫 보름이 지난 일요일을 부활절로 정했다. 그 이후 지금까지 부활절은 이 방법으로 정하며, 보통 3월 말에서 4월 말 사이에 나온다.
크리스마스는 예수의 생일이 아니다.
6세기의 역법 전문가였던 디오니시우스는 예수의 탄생을 새로운 연대의 시작으로 삼기고 결정하고, 역사적인 자료를 이용해 예수의 탄생년을 계산했다. 그렇게 시작된 서기 1년이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연도다.
그러나 당시 디오니시스가 사용한 자료는 정확하지 않았고, 훗날 예수의 탄생도 서기 1년이 아니라 그보다 몇년 전인 것으로 드러났다. 크리스마스도 예수의 생일과는 별 관련이 없다고 한다. 12월 25일은 기독교 이전에 태양을 숭배하던 종교의 기념일이었고, 이를 기독교에서 가져와 예수의 탄생일로 삼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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