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난 체코에 사는 비버야. 내가 이번에 사람이 7년 동안 짓지 못한 댐을 지었어. 이 댐으로 습지가 만들어지고, 수많은 생물이 살 수 있단다.
내가 지은 댐, 궁금하지 않니?

내가 댐을 지은 강 주변은 정말 바짝바짝 말라 있었어. 내가 어떤 댐을 지었는지, 댐으로 강 주변이 어떻게 변할지 알려 줄게.
비버, 사람 대신 18억 원짜리 댐 완성
1월 31일, 체코 자연보호청은 클라바바강에 8~16마리의 비버가 길이 3~5m의 댐을 만들었다고 밝혔습니다. 클라바바강은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남서쪽으로 약 60km 떨어진 브르디 보호경관지역에 있어요.
브르디 보호경관지역은 이전에 군사훈련지역이었던 곳이에요. 당시 군이 팠던 도랑 때문에 물이 고이지 않고 땅이 말라버렸어요. 습지와 동식물들이 많이 사라졌지요. 체코 정부는 이곳에 사는 동식물을 지키기 위해 지난 2016년 브르디 산맥을 보호경관지역으로 지정했어요.
2018년 체코 정부는 클라바바강에 댐을 지어 사라진 습지를 되돌리기로 결정했어요. 이를 위해 3000만 체코 코로나, 우리 돈으로 약 18억 원의 예산도 배정했지요. 그런데 건축 허가 문제가 얽혀 7년이 지난 지금까지 댐을 짓지 못했어요. 이를 비버들이 무려 하룻밤 만에 해결해 버린 거예요.
댐은 물의 흐름을 조절하고, 홍수를 예방해요. 저장된 물로 인해 땅이 마르지 않아요. 댐의 윗부분에 물이 고이면서 호수가 생기고, 호수가 생긴 땅 주변은 습지가 되기 때문이지요. 비버가 만든 댐은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요. 2022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연구팀이 낸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버 댐이 없을 때에 비해 있을 때의 강에 있는 질산염 제거율이 44.2% 높았어요. 질산염은 강에 녹조 현상●을 일으켜 수질을 오염시켜요.
앞으로 클라바바강에는 더 큰 습지가 만들어질 예정이에요. 비버들이 추가로 댐을 짓고 있기 때문이지요. 벌써 습지 면적이 2만 m2를 넘었어요. 콘크리트 댐으로 만들어질 습지보다 2배나 큽니다. 습지는 수생식물과 새 등 다양한 생물종이 살아갈 서식지를 마련해 줄 거예요. 부산대학교 생명과학과 주기재 교수는 “습지에 수식식물이 자리 잡으면서 그것을 먹는 생물의 종 등이 계속 생겨 습지 생태계가 풍요로워질 것”이라고 말했어요.

비버 댐, 3가지 특별한 사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