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가을 사이, 시원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들판에 키다리 노란 꽃들이 피기 시작해요. 그런데 그 아래에선 뜻밖의 수확을 할 수 있어요. 줄기의 끝부분이 뭉쳐지며 감자를 닮은 덩이줄기가 자라고 있거든요. 이 식물은 바로 ‘돼지감자’라고도 불리는 ‘뚱딴지’예요. 투박한 덩이줄기에 어울리지 않는 노란 꽃과 쭉 뻗은 줄기를 갖고 있는 모습이 엉뚱해 보인다는 뜻에서 뚱딴지라고 이름이 정해졌답니다.
돼지감자라는 이름은 식물의 쓰임새에서 유래했어요. 감자를 닮은 덩이줄기는 먹을 수 있지만 썩 맛있진 않아요. 이 때문에 사람들은 예로부터 이 식물을 돼지 사료로 사용해 왔지요. 그러다 보니 ‘돼지가 먹는 감자’라는 뜻에서 ‘돼지감자’라 부르게 됐답니다.
돼지감자는 본래 북아메리카에서 자라던 식물로, 유럽을 거쳐 17세기 이후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돼요. 외국에서 들어온 뒤 우리나라에 적응한 ‘귀화식물’이죠.
노란 꽃이 지고 땅의 온도가 17℃보다 떨어지는 11월 즈음부터 덩이줄기가 크게 자라기 시작해요. 길을 지나다 돼지감자가 보이면 줄기를 젖히고 땅 아래 덩이줄기를 확인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