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부터 닌텐도 테트리스 고수들은 토너먼트 대회를 열며 누가 누가 더 오래 버티는지 경쟁했어. 과연, 테트리스의 최종 레벨에 오를 사람은 누구일까?
테트리스의 최종 레벨에 오를 사람은 누구?!
닌텐도(NES) 테트리스의 최종 레벨은 255입니다. 닌텐도 테트리스는 8비트● 단위로 정보를 처리하고 전송하는 컴퓨터로 만들어졌어요. 각 비트에는 0과 1 두 숫자 중 하나가 들어가고, 비트 여덟 자리로 만들 수 있는 0과 1의 조합이 총 256개예요. 컴퓨터는 숫자를 0부터 세기 때문에 255까지 표시할 수 있지요. 최종 레벨 255를 끝내면 다시 레벨 0으로 돌아와 사실상 무한정 게임을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지난 40년간 그 누구도 테트리스의 최종 레벨에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테트리스는 떨어지는 블록으로 줄을 채워 없앤 만큼 점수를 얻고, 10줄을 없애면 레벨이 한 단계씩 올라요. 그런데 레벨이 오를수록 블록이 떨어지는 속도가 점점 빨라져 게이머들이 블록을 원하는 위치로 옮기기 어려워집니다. 레벨 29가 되는 순간 최대 속도에 도달해 대부분의 사람은 레벨 29 이상을 넘지 못하죠.
게임을 하는 도중 화면이 갑자기 멈추는 현상인 ‘킬 스크린’이 발생하는 것도 걸림돌입니다. 개발자는 점수 계산 방법과 속도 등 게임의 규칙을 컴퓨터가 알아들을 수 있는 명령어로 작성해 게임을 만들어요. 게임은 명령어의 실행에 따라 작동하는데, 레벨이 오를수록 누적되는 점수의 값이 커지고, 닌텐도 테트리스의 CPU●가 점수를 계산하는 데 오래 걸려 킬 스크린이 발생할 수 있지요.
지난해 12월 21일, 처음으로 닌텐도 테트리스의 킬 스크린에 도달한 사람이 등장했습니다. 미국 오클라호마주에 사는 13세 소년 윌리스 깁슨은 38분 30초 동안 닌텐도 테트리스 게임을 한 끝에 레벨 157에 도달해 킬 스크린을 마주했어요. 화면 위에서 조각이 더 이상 떨어지지 않고, 아무런 조작도 할 수 없는 상태였죠. 최종 레벨인 255에는 못 미치지만, 인공지능(AI)만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킬 스크린을 인간이 처음 봤다는 데 의의가 있어요. 강신진 교수는 “킬 스크린은 게임의 진정한 끝인 최종 레벨에 도달하기 전에 발생하는 난관”이라며 “최종 레벨에 도달하려면 킬 스크린이 발생하지 않게 하는 법을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어요.
_인터뷰
오은진(포스텍 컴퓨터공학과 교수)
“테트리스를 마스터한다면 수학계의 오랜 난제도 풀 수 있어요.”
만약 테트리스의 최종 레벨 255에 도달하는 방법을 알아내면, 컴퓨터 이론의 오랜 난제인 ‘NP-완전 문제’가 풀려요. 테트리스처럼 경우의 수가 너무 많고 복잡해서 빨리 푸는 방법이 밝혀지지 않은 문제를 NP-문제라고 하는데, 그중에서도 하나가 풀리면 다른 문제도 풀리는 특별한 문제들을 NP-완전 문제라고 해요. 그러니까 테트리스 문제를 풀면 컴퓨터 이론의 엄청난 비밀이 풀리게 된답니다!
용어 설명
●비트 :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가장 작은 정보 단위. 컴퓨터가 이해하는 언어인 이진수(0 또는 1)가 들어가는 자리다.
●CPU : 컴퓨터 프로그램의 명령어를 해석하고 실행하는 장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