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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집] 집비둘기, 왜 많아졌을까?

     

    인간이 만든 새, 집비둘기

     

    집비둘기의 조상은 바위비둘기예요. 지금으로부터 4000년 전, 고대 이집트인들은 해안가 절벽이나 바위틈에 살던 바위비둘기를 잡아서 가축으로 기르기 시작했습니다. 오랜 시간 사람에게 길러진 바위비둘기는 사람의 목적에 맞는 외형과 성질을 갖게 되었고, 집비둘기라는 새로운 종명을 얻었지요.

     

    집비둘기는 중동에선 식량으로, 전쟁 때는 외부에 전보를 전하는 데 활용됐습니다. 사람들은 원하는 속성을 가진 집비둘기를 얻기 위해 품종을 개량했어요. 그 결과 울음소리, 깃털 색깔 등이 모두 다른 350종 이상의 품종이 만들어졌답니다.

     

    도시에서 집비둘기 개체 수가 많이 늘어난 건 사육하던 집비둘기 중 일부가 도망가거나 풀려나면서부터예요. 집비둘기는 이미 오랜 세월 사람이 주는 먹이에 익숙해 도시의 환경에 잘 적응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집비둘기는 1960년대부터 수입되어 1988년 서울 올림픽 등 크고 작은 행사에 동원됐어요.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 최유성 연구원은 “집비둘기는 이미 도시 환경에 적응한 채 국내로 유입되어 보통의 야생동물과 달리 개체 수가 많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집비둘기가 몰아낸 낭비둘기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서 살아온 토종 야생 비둘기도 있습니다. 이름은 낭비둘기, 생김새는 도심의 집비둘기와 비슷하지만 꼬리 중간에 폭이 넓은 흰색 띠가 있는 것이 특징이죠. 낭비둘기는 집비둘기와 달리 도심 외곽의 해안가 절벽이나 바위틈, 사찰에서 지냅니다. 도시의 집비둘기가 사람이 먹고 남은 음식물을 즐겨 먹는 반면, 낭비둘기는 농경지에서 식물의 씨앗을 주로 먹죠.

     

    낭비둘기는 1980년대까지 전국에서 볼 수 있는 텃새였지만, 이후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 2017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됐습니다. 지금은 전남 구례군, 경기 연천군 등 4곳에서 200여 마리만 살고 있어요. 낭비둘기의 개체 수가 줄어든 이유 중 하나는 집비둘기와의 잡종화로 추정됩니다. 가까운 도시의 집비둘기가 낭비둘기의 서식지로 터전을 옮겨 낭비둘기와 짝짓기를 하고, 그 결과 낭비둘기도 집비둘기도 아닌 잡종이 태어난 거예요. 국립생태원 강승구 연구원은 “이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은 잡종 비둘기와 집비둘기만 남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어요. 이어 “거미줄의 줄이 한두 개씩 끊어지면 거미줄이 점점 약해지는 것처럼, 한 종이 사라지면 생태계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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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4월 1일 어린이과학동아(7호)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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