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는 전 세계에 무려 110조 마리가 있는 걸로 추정돼. 인류의 계속된 노력에도 모기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지. 모기가 이렇게 끈질기게 살아남을 수 있는 이유는 뭘까?
환경, 온도는 거들 뿐! 번식력 최강자
모기는 지구에 언제 나타났을까요? 과학자들은 화석을 바탕으로 모기가 약 1억 7000만 년 전 중생대 때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처음 등장했다고 추정합니다. 모기는 대부분 공룡이 멸종했던 백악기-팔레오기 멸종 때도 살아남아 지금은 전 세계에 3500여 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모기가 지구상에서 인류보다도 오랜 세월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압도적인 번식력 덕분이에요. 모기는 알, 애벌레, 번데기, 성충 시기를 거칩니다. 알인 상태에서 하루나 이틀 정도 있으면 부화하고, 암컷 모기를 기준으로 짝짓기 후 피를 빨 수 있는 성충이 되기까지 20일 정도가 걸려요.
모기는 성충이 되고 나면 3번 정도 알을 낳고 죽습니다. 종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한 번에 200개가량의 알을 낳으니, 암컷 모기 한 마리가 평생 낳는 알은 대략 600개입니다. 모기 한 마리가 죽기 전까지 열흘 남짓한 시간에 일어나는 일이지요.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으로 번식하는 셈이에요. 한국방역협회 신이현 연구소장은 “중국얼룩날개모기의 경우 최대 8번까지 알을 낳는 개체도 있었다”고 말했어요.
모기의 강점은 번식력뿐만이 아닙니다. 적응력도 뛰어나요. 모기는 알, 애벌레, 번데기 시기에는 물을 꼭 필요로 해요. 하지만 물이 깨끗한지, 더러운지는 모기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물의 오염도에 따라 사는 모기의 종류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에요.
성충이 돼서 날기 시작한 모기는 온도도 크게 가리지 않아요. 종에 따라 아프리카 같은 열대지방, 우리나라 같은 온대지방뿐 아니라 추운 남극 부근에서 성충인 상태로 활동하기도 해요. 모기는 알을 낳기 위해 필요한 단백질을 섭취하려고 피를 빨 대상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날아갑니다.
모기는 어떻게 맨살을 알아볼까?
모든 모기가 사람을 물진 않아요. 알을 낳는 시기에 단백질을 보충하기 위해 암컷만 피를 빨 대상을 찾습니다. 그동안 모기는 호흡, 땀, 피부 온도를 바탕으로 사람을 찾는다고 알려졌어요. 그런데 지난해 미국 워싱턴대학교 생물학과 제프리 리펠 교수팀은 한 가지 요소를 더 찾아냈습니다. 바로 색깔이지요.
연구진은 이집트숲모기 등 세 종류의 암컷 모기를 여러 색상의 점이 그려져 있는 터널 안에 넣었어요. 터널 안으로 이산화탄소를 넣어주자 모기들은 붉은색, 검은색, 청록색 점을 향해 날아갔습니다. 반면 녹색, 파란색, 보라색 점 쪽으로는 날아가지 않았어요.
제프리 리펠 교수는 “피부색과 상관없이 사람의 피부에서는 붉은색 계열의 파장이 나온다”며 “모기는 숨을 쉴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의 냄새로 우리의 위치를 파악하고, 우리 피부가 띠는 색상의 파장을 눈으로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