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핀도르의 모자 거미, 왔노라 보았노라 정복했노라 앵무새, 블랙핑크 리사 꽃. 이게 정말 생물 이름 맞냐고요? 네! 모두 종을 처음 발견한 사람이 심사숙고해 지은 ‘학명’이랍니다. 지구상에 어떤 별난 학명이 있는지 소개할게요!
학명, 이렇게 짓는다!
생물은 국가와 언어에 따라 각기 다른 이름으로 불려요. 우리나라에서는 ‘고양이’라 불리는 생물이 영어권 나라에서는 ‘cat(캣)’, 일본에서는 ‘ねこ(네코)’, 중국에서는 ‘猫(마오)’라 불리죠. 그런데 전 세계 어딜 가나 ‘고양이’로 통하는 이름이 있어요. 바로 고양이의 학명, ‘펠리스 카투스(Felis catus)’지요. 학명은 국적, 언어에 관계 없이 누구나 들으면 어떤 생물인지 알 수 있는 만국 공통의 이름이에요.
학명은 몇 가지 간단한 규칙만 지킨다면 어떤 식으로든 만들 수 있어요. 생물 분류의 가장 작은 단위인 속의 이름(속명)과 종의 이름(종소명)을 나란히 적고, 기존의 다른 학명과 겹치지 않도록 지어야 하죠. 이 규칙 덕분에 전 세계의 모든 생물은 각각 다른 학명을 갖게 되었어요.
학명은 종의 겉모습을 따서 짓는 경우가 많아요. 2015년, 인도의 카르나타카 주의 숲에서 발견된 한 거미에게는 ‘에리오빅시아 그리핀도리(Eriovixia gryffindori)’라는 학명이 붙었어요. 겉모습이 영화 <;해리포터>;에 나오는 마법사 모자를 닮아, 호그와트를 창립한 고드릭 그리핀도르의 이름을 따서 지었지요. 학명에 종의 서식지가 등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통영긴팔옆새우의 학명은 사는 지역인 통영을 넣어 소카르네스 통영엔시스(Socarnes tongyengensis)라는 학명이 붙었어요.
말장난 같은 학명도 있어요. 큰저녁박쥐의 학명은 ‘이아 이오(Ia io)’, 세상에서 가장 짧은 학명 중 하나죠. 어떤 과학자는 평소 좋아하던 유명인의 이름을 넣어 학명을 짓기도 합니다. 지난 4월, 태국에서 발견된 한 꽃에는 블랙핑크 멤버인 리사의 본명 ‘라리사’를 따 ‘프리소디엘시아 라리사 담스(Friesodielsia lalisae)’라는 학명이 붙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