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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재미있고 개성 넘치는 학명도 있지만, 듣기 난감한 학명도 있어요. 히틀러 딱정벌레처럼 학명에 독재자의 이름이 들어가거나, 우리나라 식물의 학명에 일제 강점기의 흔적이 남아 있는 경우가 있죠. 이런 논쟁적인 생물의 학명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어요.

 

이름 때문에 멸종 위기에 처한 딱정벌레가 있다?


슬로베니아의 어느 습한 동굴에는 몸은 갈색이고 눈이 없는 딱정벌레가 살고 있어요. 이 딱정벌레의 이름은 히틀러 딱정벌레(Anophthalmus hitleri). 1937년, 오스트리아의 아마추어 곤충학자인 오스카어 샤이벨이 처음 발견한 뒤 “아돌프 히틀러 수상을 숭배하며 이 이름을 바친다”고 밝혔지요. 


그런데 2000년대 이후 이 딱정벌레 표본을 구입하려는 나치 추종자가 늘면서, 딱정벌레는 결국 멸종 위기에 처했어요. 밀렵꾼들은 슬로베니아의 동굴에 함정을 설치해 딱정벌레를 잡은 후 비싼 가격으로 팔곤 했죠. 독일의 바이에른 주립 동물학 센터에 보관되어 있던 표본이 모두 도난당하는 사건도 있었어요.


일부 과학자들은 딱정벌레를 보호하기 위해 학명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학명 때문에 불필요한 관심을 받은 만큼, 학명을 바꿔야만 불법 거래를 멈출 수 있다는 주장이죠. 하지만 지난 1월, 동물의 학명을 승인하는 국제동물명명법위원회는 기존 학명을 바꿀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어요. 위원회는 “150만 종 이상의 동물 중 인물 이름을 딴 학명이 20%에 달한다”며 “윤리적 이유로 학명을 바꾸는 것을 허용하면 많은 종의 이름을 다시 지어야 해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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