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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죽기 전 식사 메뉴까지 밝혀낸다? 세계의 자연 미리

이집트가 아닌 곳에도 다양한 미라가 있어요. 이 미라들은 의도치 않게 수백에서 수천 년간이나 시신이 부패되지 않아 만들어진 ‘자연 미라’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2400년 전 사람의 마지막 식사는?

 

‘톨룬드맨’은 1950년 덴마크에서 발견된 미라입니다. 2400년 전에 살던 사람이지만 피부 주름과 턱수염이 남아 있을 만큼 보존이 잘 되어 있어요. 겉모습뿐 아니라 장기도 보존 상태가 뛰어납니다. 2021년 덴마크 실케보르박물관 연구팀은 톨룬드맨의 대장 속에 남아 있는 곡물 알갱이 등을 분석해 톨룬드맨이 죽기 12~24시간 전 보리죽과 생선을 먹었다는 것을 밝혀낼 정도였죠. 이집트 미라처럼 시신이 부패하지 않도록 정성스럽게 방부 처리를 한 것도 아닌데, 수천 년이 지난 미라가 잘 보존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김한겸 명예교수는 “북유럽 늪지는 산소가 없고 세균이 살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공장의 굴뚝 같은 곳에서도 미라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어요. 세균이 활동하지 못하는 환경에서 시신이 부패되지 않아 의도치 않게 자연 미라가 만들어지는 거예요. 몽골과 중국의 사막처럼 매우 건조한 기후 또는 알프스 산맥, 극지방처럼 1년 내내 땅이 얼어 있는 영구동토층 등에서도 미라가 발견되죠.

 

경희대학교 한국고대사고고학연구소 홍종하 교수는 “미라는 피부나 장기 등 연한 조직이 남아 있어 단단한 뼈만 남은 유해만으로는 알 수 없는 정보를 담고 있다”며 “경우에 따라 건강 상태와 풍습 등 세세한 생활사까지도 파악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특히 미라는 그에 담긴 DNA 등을 분석해 그 시대 사람들의 생김새를 복원하거나 인류 조상들이 어떤 경로로 이동했는지 등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제공한다”고 밝혔어요. 홍 교수는 “발굴부터 DNA 분석까지 방진복을 입는 등 미라가 훼손되거나 연구자의 DNA에 오염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도 덧붙였지요.

 

미라 연구는 보관부터 쉽지 않은 일입니다. 미라가 묻혀 있을 땐 부패가 일시적으로 멈춰 있다가, 햇빛에 노출되는 등 환경이 바뀌면 변질되거나 부패가 진행되기 때문이에요. 김 교수는 “얼음인간 ‘외치’는 발견된 지 3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주기적으로 학자들의 연구 대상”이라며 “발견됐을 때의 환경과 비슷하게 기온과 압력 등을 조절한 특수한 방에 모셔둔다”고 설명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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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병구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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