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0년 넘게 이집트 카이로 박물관 지하에 있던 황금 미라의 비밀이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관을 열지 않고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해서 관속에 미라와 함께 들어 있던 부장품들을 속속들이 알아냈다는데요?
관을 열지 않고도 미라 사진을 찰칵!
올해 1월, 이집트 카이로대학교 영상의학과 사하르 살림 교수팀은 1916년부터 카이로 박물관에 보관 중이던 미라가 있는 관을 컴퓨터 단층촬영(CT)으로 분석해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CT는 X선으로 물체를 투시해 분석하는 방법이에요. X선은 물질의 종류에 따라 투과되는 정도가 달라, 미라가 들어 있는 관을 직접 열지 않고도 관속을 분석할 수 있어요. 분석 결과, 관속에 들어 있는 미라의 모습과 신원은 물론, 미라 주변에 있는 물건들도 확인했어요. 총 49개의 부적이 발견되었고 그중 30개는 황금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아냈죠. 그런데 미라 옆에 왜 이렇게 많은 부적이 들어 있을까요?
한국이집트학연구소 곽민수 소장은 “고대 이집트인들은 사람이 죽으면 그 영혼이 사후세계로 떠난다고 믿었다”고 말했어요. 이어 “영혼이 사라지지 않고 여정을 떠나기 위해 현실 세계에 영혼을 담는 그릇인 미라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안전하게 사후세계로 갈 수 있도록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서 미라 옆에 황금이나 보석처럼 귀한 재료로 만든 부적과 샌들 등 부장품을 함께 넣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라의 입속에서는 황금으로 만든 혀도 발견됐어요. 사후세계로 떠나는 영혼은 중간에 저승의 신들 앞에서 재판을 받는데, 이때 이야기를 잘 하라는 뜻에서 황금 혀를 넣어준 것이죠.
살림 교수팀은 분석한 미라가 어린 소년이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CT 촬영을 통해 치아가 발달된 정도와 성장판을 분석한 결과지요. 곽 소장은 “당시 이집트 사람들은 사회 생활을 하면서 미리 자신의 장례를 준비했다”며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사람은 가족들이 대신 장례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어요. 이전에도 파라오 ‘세케넨레 2세’ 등 많은 미라를 분석해온 살림 교수는 “CT 촬영으로 얻은 데이터를 활용하면 3D 프린터 등으로 미라와 관 속 물건들을 재현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