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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퉁불퉁 지문에겐 다 계획이 있다

지문은 사람을 비롯한 영장류와 코알라 등 일부 동물만 갖고 있습니다. 지문의 역할에 대해 그간 마찰력을 조절하거나 수분 조절에 도움을 준다는 등의 많은 논의가 있어 왔지요. 지문은 과연 왜 있는 걸까요?

 

손끝의 배수로가 되어주는 지문'

 

2021년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박건식 교수팀은 지문이 마찰력을 높여 물체를 잘 잡게 도와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지문이 손가락 표면의 수분을 조절하는 미세한 통로 역할을 하면서, 손가락이 닿는 표면 사이의 마찰력이 최대가 되도록 도와주는 거죠.

 

연구팀은 젖은 상태와 건조한 상태의 손가락에 전자기파를 쏘아 마찰력을 측정했어요. 그 결과, 지문은 손가락이 습한 정도와 상관없이 최적의 수분 조건을 유지하며 최대 마찰력을 유지했습니다. 즉, 손끝이 건조한 경우엔 땀을 분비해 마찰력을 높여 밀착을 돕고, 반대로 땀이나 물 등으로 손끝이 축축할 때는 지문이 배수로처럼 수분 증발을 유도해 건조시켰죠. 지문이 없는 피부에도 같은 실험을 했지만, 마찰력이 최대 상태로 조절되는 현상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박건식 교수는 “이 연구는 스마트폰 화면과 같이 직접 피부에 닿는 물질이나 로봇 등의 인공 피부 접촉력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손끝의 촉감을 책임지는 지문

 

지문이 물체를 잡을 때 느끼는 감각인 촉감을 높여 준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2021년, 스웨덴 우메로대학교 생리학과 에바 자로카 교수팀은 지문 덕분에 손가락으로 느끼는 감각이 더욱 활성화된다고 밝혔어요.

 

연구팀은 지문이 촉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실험 참가자의 손끝에 장치를 연결한 뒤 주기적으로 물리적인 자극을 가했습니다. 실험 참가자의 팔에는 신경을 감지할 수 있는 전극을 부착하고, 자극을 가하면 어떤 반응이 생기는지 살폈어요. 확인 결과, 손가락 면적 중에서 지문의 융선이 돋아난 부분이 자극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걸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손가락 끝이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지문을 따라서 난 신경 섬유 때문이라 판단했어요.

 

자로카 교수는 “이 결과는 접착력을 향상시키는 등 기존에 알려진 지문의 다른 역할과 더불어, 지문이 촉각에 기여한다고 밝힌 첫 연구였다”며 “인공 신경 연구에서 촉감을 민감하게 할 방법을 찾는 데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문 연구의 끝은 로봇의 인공 지문?

2021년, 카이스트 바이오뇌공학과 박성준 교수팀은 사람의 지문을 모방한 인공 피부 시스템을 공개했어요. 사람의 촉각 신경 시스템을 모사해 정확하고 현실감 있는 인공 감각을 구현한 거죠. 연구팀은 인공지능 계산을 활용해, 사람이 촉각을 느끼는 과정을 기계와 전자 장치에도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박성준 교수는 “인공 지문을 가진 인공 피부가 인체 내 여러 감각 시스템과 결합한다면, 감각 장애를 겪는 환자들도 장애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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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7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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