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탐사대가 집결한 이곳은 달의 남극 지역입니다. 달의 남극엔 얼음 등 귀중한 자원이 모여있고 달과 태양계 초기의 역사에 대한 비밀이 담겨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달의 남극에 있는 가장 큰 크레이터
달 뒤쪽 남부에는 ‘남극-에이트켄 분지(SPA, South Pole-Aitken)’라는 거대한 규모의 분지가 있습니다. 이 분지는 태양계에서 두 번째로 큰 크레이터로, 약 42억 년 전 생성되어 달 남극에서부터 표면의 3분의 1을 덮을 정도로 거대해요. 한국천문연구원 정민섭 선임연구원은 “이곳은 아주 거대하기에 달의 내부물질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했죠.
올해 4월, 미국 브라운대학교 지구환경행성과학과 매트 존스 교수팀은 달의 앞면과 뒷면의 지형이 다른 이유가 소행성 충돌로 생긴 SPA 분지 때문이라는 연구를 발표했어요. 지름 170km의 소행성이 초속 10km로 달 남쪽에 충돌하면서 SPA 분지를 만들었고, 이 충돌로 달 내부에 거대한 맨틀 대류가 일어나 SPA 분지의 대척점●인 달 앞면에 영향을 끼쳤다는 거예요. 그 영향으로 KREEP●으로 뒤덮인 어두운 영역, 즉 바다가 달 앞면을 가득 채우게 됐죠. 연구팀은 이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했습니다. 존스 교수는 “달의 앞면을 가득 채운 바다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는 오랫동안 미스터리였고, SPA 분지를 만든 소행성 충돌도 달의 역사상 중요한 사건이었다”며, “미스터리였던 달의 바다 형성과 남극의 SPA 분지를 연결지어서 설명할 수 있어서 흥미진진했다”고 말했습니다.
●대적첨 : 어떤 지점에서 중심을 지나 정반대 쪽에 있는 곳. 우리나라(북위 37.5°, 동경 127°)의 대척점은 남아메리카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앞바다(남위 37.5°, 서경 52°)이다.
●KREEP : 칼륨, 희토류 원소, 인, 토륨 등으로 이뤄진 암석으로, SPA 분지와 달의 바다를 이루고 있다.
과학자들의 주요 관심 지역, 섀클턴 크레이터
SPA 분지 안에는 ‘섀클턴 크레이터’라 불리는 크레이터가 있습니다. 섀클턴 크레이터의 가장자리 위에는 달의 남극점이 있어요. 그래서 내부 대부분은 항상 그림자가 지는 영구 음영 지대입니다.
달의 영구 음영 지대는 물이 풍부할 것으로 예상돼요. 반대로 섀클턴 크레이터의 가장자리 대부분은 일정하게 햇빛을 받고 있어요. 그래서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면 안정적으로 전기를 얻을 수 있죠. 과학자들은 섀클턴 크레이터가 물도 풍부하고 전기도 얻을 수 있어 달 기지 건설에 좋은 조건이라고 판단해요.
우리나라의 최초 달 탐사선 다누리가 어두운 곳을 찍는 데 최적화된 ‘섀도캠’으로 ‘섀클턴 크레이터’를 집중탐사할 예정입니다. 달의 어두운 곳을 자세히 살펴 그곳에 숨어 있는 얼음을 찾을 예정이죠. 미국의 민간 달 탐사 기업인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달 착륙선 노바-시 역시 올해 12월 22일에 발사되어 섀클턴 크레이터에 착륙해 약 1m 깊이의 구멍을 파 얼음을 채굴하는 게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