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제품을 사용할 때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물건을 사고 버리면서도 온실가스가 배출돼요. 이번에는 우리가 지구에 남기는 흔적, 탄소 발자국에 대해 알아봐요.
종이컵도, 인터넷 검색도 탄소 발자국 ‘꾹’
탄소 발자국이란 일상생활에서 하는 활동이나 사용하는 상품이 생산되고 소비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총량을 말해요. 등교할 때 차를 타거나, 문구점에서 필요한 물건을 사는 행동 모두 탄소 발자국을 남기지요. 탄소 발자국은 무게를 나타내는 단위인 g나 kg에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온실가스를 뜻하는 CO2e를 붙여 나타내요.
우리는 평소에 얼마만큼의 탄소 발자국을 남길까요? 종이컵을 한 개 산다고 가정해 봅시다. 종이컵의 재료는 천연 펄프예요. 나무를 베어 천연 펄프를 얻고, 천연 펄프를 공장으로 옮겨 하얗게 표백하고, 표백한 펄프로 종이컵을 만들지요. 이렇게 만들어진 종이컵이 집으로 유통되고, 사용된 후 버려지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돼요. 2023년 그린피스에 따르면 종이컵 한 개의 무게는 5g에 불과하지만, 탄소 발자국은 45.2gCO2e이에요. 종이컵의 탄소 발자국이 실제 무게보다 아홉 배나 큰 셈이죠.
스마트폰, 노트북 등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면서도 탄소 발자국이 남겨집니다. 디지털 기기는 와이파이, LTE 같은 네트워크를 사용해요. 네트워크는 서버를 통해 데이터 센터까지 연결되죠. 이 과정에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돼요. 또, 데이터 센터의 적정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려면 서버를 냉각해야 하는데, 이때 엄청난 전력이 소모되고 이산화탄소가 발생하죠. 2022년 환경부에 따르면 동영상 시청 10분에 1g, 이메일 한 통에 4g, 전화 통화 1분에 3.6g, 데이터 1MB 사용에 11g의 탄소를 배출한다고 해요.
지금부터 동영상 시청 시간을 줄이고, 메일 보관함에 쌓인 불필요한 메일을 지워보는 건 어떨까요? 스마트폰을 자주 교체할수록 탄소 발자국도 커지니 전자기기를 교체하는 주기를 최대한 늘리는 것 또한 탄소 발자국을 크게 줄이는 방법이랍니다.
탄소 발자국 비교해 보자! 일회용기 VS 다회용기
음식을 포장하거나 배달을 시키면 일회용 쓰레기가 나와요. 그런데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기와 달리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다회용기도 있지요. 일회용기와 다회용기 중 탄소 발자국이 더 적은 것은 무엇일까요?
2021년 <한겨레>와 기후변화행동연구소는 일회용기와 다회용기의 탄소 발자국을 조사했어요. 그릇의 무게와 소재를 확인하고, 무게에 소재별 탄소배출계수를 곱해 탄소 배출량을 계산했지요. 탄소배출계수란 소재 1kg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을 뜻해요.
조사 결과, 1회 사용을 기준으로 할 경우 다회용기의 탄소 배출량은 일회용기의 6배에 달했어요. 일회용기는 생산 과정에서 39.7gCO2e, 버리는 과정에서 7.5gCO2e 배출되어 총 47.2gCO2e의 탄소 발자국을 남겨요. 반면 다회용기는 생산 과정에서 23.91gCO2e, 다시 사용하기 위해 용기를 씻는 과정에서 0.6gCO2e, 버리는 과정에서 41.9gCO2e가 배출되어 총 281.6gCO2e의 탄소 발자국을 남기죠. 다회용기의 탄소 발자국이 더 큰 이유는 다회용기가 더욱 견고하고 다양한 원료로 만들어지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일회용기는 한 번, 다회용기는 여러 번 쓴다는 차이가 있어요. 일회용기 10개를 쓰고 버리는 것과, 다회용기 한 개를 10번 쓰는 것을 비교해볼까요? 일회용기의 탄소 발자국인 47.2gCO2e에 10을 곱하면 472gCO2e, 다회용기 탄소 발자국 281.6gCO2e에 10번의 세척으로 인한 탄소 발자국 6gCO2e을 더하면 287.6gCO2e예요. 이 차이는 다회용기의 사용 횟수가 늘어날수록 벌어지게 되지요. 2023년 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일회용컵을 다회용컵으로 바꿀 경우 우리나라에서만 온실가스 배출량을 연간 25만 tCO2e 넘게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처럼 음식을 담을 때 어떤 용기에 담을지 결정하는 사소한 활동조차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이 있어요. 정확한 데이터를 비교하고, 매일 작은 실천을 한다면 우리가 남기는 모든 발자국은 지구를 지키는 길로 나아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