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있는 물과 산화철은 어디서 온 걸까?
2020년 12월 1일, 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 5호는 달 앞면에 있는 ‘폭풍의 대양’이라는 지역에 착륙했습니다. 올해 1월 중국과학원이 창어 5호의 탐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달의 표면 토양에서 최대 120ppm의 물을 찾았어요. ppm은 100만 분의 1 농도를 가리키는 단위예요. 특히 가볍고 구멍이 많은 암석에서 더욱 많은 180ppm의 물을 발견하여, 이를 달 내부에도 물이 존재하는 증거로 봤죠.
올해 4월, 미국 알래스카페어뱅크스대학교 지구물리학 연구소 군터 클레테취카 교수팀은 달에 있는 물의 일부는 지구의 대기로부터 날아왔을 수 있다고 발표했어요. 달은 지구 주위를 공전하면서 한 달에 5일 동안 지구 자기장이 미치는 공간인 자기권의 꼬리를 지나갑니다. 이때 지구 자기권에 있던 수소와 산소 이온이 달로 흘러 들어가지요. 클레테취카 교수는 “물을 형성하는 수소와 산소 이온이 달 표면에 떨어지는 것은 마치 달에 소나기가 내리는 것 같다”고 비유했죠.
지구 대기에서 수소와 산소가 날아와 달의 물을 형성한 과정은 후기 대폭격●이 끝난 약 35억 년 전부터 지금까지 진행됐습니다. 지구에서 온 수소와 산소 이온이 결합해 달에 있는 물이 됐고, 일부는 운석 충돌에 의해 달의 먼지와 섞이며 표면 아래로 이동해 보존될 수 있었죠. 연구팀은 지구 대기를 탈출하는 이온의 1%만 달에 도착한다고 가정할 때 달의 극지방의 물은 최대 3500km3 정도일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후기 대폭격 : 약 41억~38억 년 전, 수많은 소행성 및 유성과 태양계 내행성 사이의 충돌이 잦았던 시기.
한편, 2020년 9월, 미국 하와이대학교 지구물리학및행성학 연구소 솨이 리 연구팀은 인도의 찬드라얀-1 달 탐사선의 관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달의 고위도 지방에서 철이 붉게 녹슨 산화철(적철광)이 많이 발견됐다고 발표했어요. 연구팀은 예상치 못한 결과에 당황했어요. 왜냐면 달에는 철을 녹슬게 할 산소나 물이 거의 없기 때문이죠. 연구에 참여한 미국 제트추진연구소(JPL)의 과학자 아비게일 프래맨은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존재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죠.
연구팀은 산화철이 생기는 이유로 지구로부터 날아오는 산소와 극지방에 미량 존재하는 물을 꼽았어요. 달이 지구 자기권의 꼬리를 통과하며 날아온 지구 상층 대기의 산소 이온과 극지방의 물이 철을 녹슬게 한 거죠. 산화철은 달의 뒷면보다 지구와 가까운 앞면에 더 많이 분포했어요. 연구팀은 “지구에서 온 산소가 영향을 끼쳤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