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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모낭충 300만 년 전부터 인류와 동거동락♥

지금까지 존재조차 몰랐던 모낭충이 갑자기 너의 반려충이라니, 놀라워? 크게 당황할 필요는 없어. 모낭충이 인간이 반려충이 된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거든. 300만 년 전 인간 조상이 출현할 때부터 모낭충은 인간과 함께 살았다고! 그러니 혼자 있더라도 외로워 마♥

 

모낭충을 보면 조상이 보인다?
2015년, 인간의 모낭충에게서 인간 조상의 흔적을 볼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어요. 미국 보든대학교 생물학과 마이클 팔로폴리 교수가 속한 공동연구팀이 참가자 70명에게서 얻은 모낭충 241마리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지요. 미토콘드리아는 진핵생물의 세포 안에서 세포 호흡을 담당하는 소기관으로, 어머니를 통해서만 전달돼 생물의 진화적 관계를 밝히는 데 쓰여요.


연구팀은 일부 참여자의 경우 이마를 헤어핀의 휘어진 부분으로, 나머지 참여자는 볼과 코를 작은 국자 모양의 금속 숟가락으로 긁어서 털과 모낭충을 채취했어요. 그리고 유전자 분석 결과에 따라 각 모낭충의 혈통을 나누고 이를 참가자 조상의 출신 국가와 비교했지요. 참가자들은 대부분 미국에 거주 중이지만, 아시아와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유럽에 살았던 조상의 후손들이었어요.

 

 

 

그 결과, 모낭충 역시 4개의 혈통으로 나뉘었어요. 수 세대 동안 미국에 살았더라도 아시아계 미국인은 아시아계 모낭충을,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아프리카계 모낭충을 주로 지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지요. 라틴아메리카계 미국인도 마찬가지였고요. 다만 유럽계 미국인이 주로 지닌 유럽계 모낭충은 다른 참가자들에게서도 발견됐어요. 이는 19세기 유럽 열강이 전 세계 여러 나라들을 침략해 식민지화한 역사를 반영하는 것으로 추정돼요.

 

 


나아가 연구팀은 인간의 모낭충이 나타난 게 약 240만 년~380만 년 전이라고 추정했어요. 이는 인류가 속한 ‘사람속’이 등장하던 무렵이지요. 또, 모낭충의 4가지 혈통 중 아프리카와 아시아 혈통이 가장 오래 전에 등장한 것으로 추정됐어요. 이는 현생인류가 아프리카에서 처음 등장해 아시아로 이동한 뒤 전 세계로 퍼졌다는 아프리카 기원설과 일치해요. 연구에 참여한 미국 캘리포니아 과학 아카데미의 미셸 트라우트웨인 연구원은 “모낭충은 현생인류의 여행에 함께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모낭충은 그냥 벌레가 아니라 인류의 고대사를 들려주는 스토리텔러”라고 말했어요. 트라우트웨인 연구원은 인류와 모낭충의 관계를 밝히기 위해 2021년까지 2000명 이상 참가자의 모낭충을 모아 후속 연구를 했답니다.

 

 

●인터뷰

마이클 팔로폴리
(미국 보든대학교 생물학과 교수)

“모낭충이 우리와 얼마나 가깝냐면요!”

 

 

 Q다른 동물에게도 모낭충이 있나요? 
지금까지 연구된 모든 포유동물에서 모낭충이 발견됐어요. 이들은 서로 다른 모낭충 종을 갖고 있고, 각 모낭충 종은 각 포유동물에만 사는 것으로 확인됐지요. 인간 모낭충은 인간에만, 고양이 모낭충은 고양이에만 사는 거예요. 이런 사실은 모든 포유동물의 공통 조상 때부터 모낭충이 함께했다는 것을 의미해요.

 

 Q연구를 하면서 인상적이었던 점은요? 
당시에는 모낭충의 유전자에 대해 알려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데이터를 모으는 데 수 년이 걸렸어요. 모낭충이 너무 작아서 개체를 하나씩 분리하고 유전자를 얻는 것도 무척 어려웠죠. 그럼에도 유전자에서 패턴을 발견했을 때 너무 재밌었답니다. 

 

 Q어과동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우리 몸에는 진드기와 세균, 곰팡이 등 많은 유기체가 산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우리는 100% 인간이기만 한 것이 아니고, 하나의 생태계인 거예요. 이들이 우리에게 좋은지, 나쁜지, 아니면 아무 영향도 안 끼치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요. 앞으로 연구자들의 숙제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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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6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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