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범은 자신의 흔적을 온라인에 남긴다냥. 바로 범인이 올린 영상이라냥. 나, 사하라는 영상분석을 의뢰했다냥. 영상분석 기법을 이용해 이미지의 화질을 개선하거나 조작 여부를 판단하면 범인을 찾는 데 필요한 사항을 알아낼 수 있다냥!
영상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지난 1월 인천에 있는 법영상분석연구소의 황민구 소장은 ‘동물권행동 카라’와 CBS의 영상분석 의뢰를 받았습니다. ‘1월 고양이 학대 사건’의 영상 원본을 소장하고 있으니 분석을 부탁한다는 내용이었죠. 논란이 된 게시물은 10시간 만에 게시자가 직접 삭제했지만, 영상은 온라인 사이트 곳곳에 공유되고 있었습니다.
영상 게시자는 해당 커뮤니티에 ‘나 잡아봐라’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수사기관을 조롱했습니다. 자신의 위치를 찾을 수 없도록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했다며 말입니다. VPN은 기업 등에서 내부인만 쓸 수 있는 인터넷망을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사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술로, 컴퓨터의 위치 정보인 IP주소를 가려줍니다. 경찰청의 김순영 경감은 “VPN을 이용하더라도 업체를 통해 사용자를 추적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황 소장은 카라에게 받은 영상 파일에서 영상을 찍은 시간과 위치, 촬영 기기 등이 담긴 메타 정보를 추출해냈습니다. 그 결과 충북 옥천의 한 도로에서 아이폰 13프로 맥스로 촬영된 것이 드러났습니다. 영상 화면도 분석해 범인이 흰색 차량을 도로에 세워 놓고 범행을 한 것이 밝혀졌지요.
수사를 지휘했던 김 경감은 “범행 장소 근처에 CCTV가 없어 반경을 넓혀 조사를 했지만 더 이상의 단서를 발견할 수 없었다”며, “현장에서 미세증거도 찾아 감정했으나 경찰 내부 데이터베이스와 일치하는 게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황 소장은 “수사 기술과 사회가 발전하기 때문에 화성연쇄살인 사건처럼 나중에라도 범인은 잡힌다”며, “이번에 못 잡아도 범인이 또 범죄를 일으키거나 다른 전문가가 새로운 정보를 확인하면 반드시 잡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