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0일, 어린이 우주인 선발대회 현장 미션 참가자 10명이 대전에 있는 한국자원지질연구원에 모였어요.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에 관한 강연을 듣고 연구원을 취재하기 위해서였지요. 매 순간 처음 보는 것들로 가득했던 취재 현장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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➊ 견학에 앞서 다누리가 어떤 일을 하는지, 감마선분광기의 원리는 무엇인지 배웠다.
➋➌ 다누리에 탑재된 감마선분광기가 있는 실험실. 앞에 놓인 암석에서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 감마선이 나오는데, 감마선분광기는 이를 측정해 컴퓨터에 정보를 전달한다.
➍ 다누리의 모형을 보며 김경자 센터장의 설명을 듣는 어린이 우주 기자단.
달 자원을 찾는 다누리와 감마선분광기
“색이 다른 곳에는 성분이 다른 원소가 있어요.”
다누리가 찍은 달 지도를 보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우주자원개발센터 김경자 센터장이 말했습니다. 김경자 센터장은 2022년 8월 발사된 우리나라의 첫 달 탐사선 ‘다누리’에 실린 감마선분광기를 개발한 과학자예요. 감마선분광기는 ‘감마선’이라는 빛의 파장으로 달 표면에 어떤 자원이 있는지 살펴보는 기기입니다. 사람이 가시광선으로 세상을 보는 것처럼 다누리는 감마선으로 사물을 봐요. 감마선분광기는 다누리의 눈인 셈이죠.
원소는 저마다 감마선을 내뿜는 양이 달라서 감마선을 측정하면 어떤 원소가 달의 어느 위치에 많은지 알 수 있어요. 다누리는 하루에 약 12번씩 달을 돌며 감마선을 측정하고, 이 정보를 10초마다 지구로 보내요. 그러면 지질연의 과학자들이 신호를 바탕으로 달 자원 지도를 만들지요. 표면만 관찰할 수 있는 영상 분광기와 달리 감마선분광기는 달 표면으로부터 50cm 깊이까지 조사할 수 있어요. 그래서 달에 어떤 자원이 있는지 영상지도보다 더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답니다.
달 자원 지도를 만드는 이유는 달이 앞으로 펼쳐질 우주 기지 건설의 출발점이기 때문이에요. 예를 들어 화성은 가는 데만 7개월이나 걸려서 활발히 연구를 진행하기 어려워요. 그래서 지구와 가까운 달에서 먼저 우주 자원을 활용해 기지도 만들고 식물도 키워보면서 우주에서 오래 머물 방법을 연구하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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➊ 김경자 센터장의 강의를 듣는 어린이 우주 기자단. 다누리가 어떤 일을 하는지, 감마선분광기의 원리는 무엇인지 배웠다.
➋ 진공챔버를 시연하는 이응석 선임연구원. 진공챔버는 펌프로 공기를 빼내 달과 비슷한 조건에서 실험할 수 있도록 설계된 기기다.
➌ 세계 각지에서 발견된 다양한 운석을 관찰하고 설명을 들었다.
신기한 실험실 투어와 특별한 먼지
강의가 끝난 뒤 어린이 우주 기자단은 연구원들의 안내에 따라 국토우주지질연구본부 실험실로 이동했어요. 첫 번째 실험실에서는 실제 감마선분광기가 작동하는 모습을 관찰했어요. 감마선분광기는 암석에서 나오는 감마선을 측정해 10초마다 컴퓨터로 전송하고 있었는데, 암석에서 토륨이라는 희귀 원소를 찾을 때마다 그래프가 높게 솟아올라 모두를 감탄하게 했지요.
두 번째 실험실에서는 달과 비슷한 환경에서 실험하기 위해 개발 중인 진공챔버를 봤어요. 진공챔버는 펌프를 이용해 내부의 공기를 빼서 진공을 만드는 기계예요. 똑같은 광물로 같은 실험을 하더라도 지구의 대기권 아래에서 하는 것과 진공 상태의 달에서 하는 것은 실험 결과에 차이가 있을 수 있어요. 그래서 지구에서도 최대한 달과 비슷한 환경에서 실험할 수 있도록 전용 챔버를 개발하고 있지요. 감마선분광기처럼 진공챔버도 우주자원개발센터 연구원들이 직접 설계하고 수정하며 만들고 있어요. 진공챔버가 완성된다면 우리나라 우주 자원 기술 경쟁력은 한 층 높아질 거예요.
마지막으로 김경자 센터장이 어린이 우주 기자단을 한자리에 모아 지퍼백에 꽁꽁 싸인 운석 조각을 꺼냈어요. 다른 행성으로부터 지구로 날아온 돌인 운석은 우주 자원 연구의 중요한 자료예요. 운석을 분석하면 우주의 광물이 어떤 원소로 이뤄져 있는지 알 수 있고, 태양계가 어떤 환경에서 만들어졌는지 연구하는 데에도 단서가 되죠. 또 운석은 지구뿐 아니라 달이나 화성에도 있는데 이 흔적을 조사하면 언제 충돌이 일어났는지, 어떤 순서로 크레이터가 생겼는지 등 다른 행성의 지질의 역사도 알 수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관찰한 건 달 토양을 따라서 만든 흙인 ‘모사토’였어요. 달 지질 연구에는 달의 흙이 필요한데, 과거 달 유인 탐사 임무에서 가져온 흙은 양이 너무 적어 실험하기에 충분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과학자들은 실제 달에서 가져온 흙의 성분을 분석해 지구에 있는 재료로 달의 흙과 거의 같은 모사토를 만들었지요. 어린이 우주 기자단은 연구에 실제로 쓰이는 모사토를 조금씩 나누어 받았어요. 연구원들은 모사토 입자가 너무 작아 뚜껑을 열면 자기도 모르게 호흡기에 들어갈 수 있다고 절대 뚜껑을 열지 말라고 당부했어요.
선물받은 모사토를 보며 권도현 기자는 “마치 진짜 달에 견학 갔다 온 것 같다”며 “친구들에게 ‘달 따왔다!’고 자랑하겠다”고 말했어요. 김경자 센터장은 “우리는 지금 태양계를 넘나드는 인류가 되는 길목에 있다”며 “미래의 우주 자원 개발의 주인공이 여러분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어요. 또 “다음 현장 미션 때는 달 탐사 로봇을 보여주겠다”고 귀띔해 모두를 설레게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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➊ 실제 다누리의 10분의 1 크기로 만든 모형. 윗부분에 붙어 있는 노란색 동그라미가 감마선분광기다.
➋ 파란 뚜껑의 병에 모사토가 들어 있다. 모사토는 달의 흙과 먼지를 지구의 자원으로 재현한 흙이다.
➌ 다누리의 이동경로에 대한 설명을 듣는 어린이 우주 기자단.
➍ 운석의 단면을 관찰하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