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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수사일지 3일 현장에서 증거를 수집하라!

 

 

온라인에 남은 흔적을 쫓아 드디어 용의자를 특정했다냥. 이제 증거 수집이 중요하다냥. 경찰들 말에 “수사는 사냥과 같다”고 했다냥. 용의자가 증거를 없애기 전에 나, 사하라 탐정이 빠르게 나설 거라냥. 그래야만 합당한 처벌을 받게 할 수 있다냥!

 

3월 21일 새벽, 카라의 전진경 대표가 급히 도착한 곳은 포항의 작은 해안가였습니다. 파도가 철썩이는 소리를 들으면서 언덕배기를 넘자 칠흙 속에서 그보다 더 짙은 어둠이 드리운 양어장이 나타났습니다. 물도 어류도 없이 폐쇄된 양어장은 중세 유럽에서 검투사가 싸우던 원형 경기장처럼 크고 깊은 구덩이 모양이었습니다. 전 대표와 활동가들은 갇힌 고양이들을 구조하기 위해 양어장 속으로 내려갔습니다.

 

 


“제가 진짜 담력이 좋거든요. 그런데 양어장 깊이가 3m 50cm 정도였어요. 긴 사다리 하나를 설치하고 내려가는데, 어두워서 바닥이 안 보였어요. 떨어지면 죽는다고 생각하니까 너무 무서웠어요.”
전 대표가 서울에서 포항까지 달려간 건 제보 때문이었습니다. 제보자는 SNS에서 길고양이 학대 영상을 계속해서 올리는 계정을 발견했습니다. 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에 그와 소통하며 정보를 캔 뒤 사설 탐정까지 고용해 계정 주인과 범행 장소를 알아냈습니다. 이를 토대로 경찰에 신고했지만, 고양이를 구할 순 없었습니다. 카라는 SNS를 통해 “경찰들은 계정 주인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하고는 범행 도구와 사체 등 증거물을 두고 돌아가며 폴리스라인을 설치하거나 어떤 지침도 주지 않았다”며, “범행 현장에 남은 고양이를 보고도 지방정부에 구조 협조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청의 김순영 경감은 “신고 접수 후 범인으로 지목된 사람을 조사하고, 혐의 입증에 필요한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 대표와 활동가들은 양어장에 고양이 9마리가 생존해 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고양이 주변에는 게시자가 학대한 것으로 보이는 고양이 사체와 범행 도구가 있었죠. 활동가들은 포항 지역의 동물단체 도움을 받아 범행 증거를 수집한 후 생존 고양이들을 구조했습니다. 검진 결과 고양이들은 큰 이상이 없어 포항고양이보호협회 ‘유토피아’ 등이 임시 보호 중입니다.


경찰 수사 끝에 피의자는 1월부터 3월까지 길고양이를 18마리 이상 포획해 이중 6마리를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5월 4일 구속되었습니다. 김 경감은 “동물학대 혐의로 구속된 건 흔치 않은 일”이라며, “혐의가 인정될 만큼 증거가 확보됐고 중대한 형벌이 예상된다고 재판부가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전 대표는 “제대로 된 처벌 사례를 만들어 학대자가 더이상 생기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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