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우리나라 벚꽃은 작년보다 약 일주일 정도 늦게 피었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의 자료를 보면 벚꽃이 점점 일찍 피고 있어요. 개화뿐 아니라 단풍, 낙엽 등 계절마다 식물들의 활동 시기도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죠.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식물계절의 변화는 기후변화의 증거
작년 서울의 벚꽃은 3월 24일에 개화했습니다. 이는 기상청에서 1922년부터 약 100년간 서울의 벚꽃을 관측해온 중에 가장 빨리 벚꽃이 핀 거였죠. 그 직전 해인 2020년도 3월 27일로 관측 사상 가장 빠른 개화 기록이었는데, 이를 3일이나 더 앞당긴 거예요. 올해는 봄비와 낮은 기온으로 작년보다 개화가 조금 늦어졌다고 분석되지만, 평년● 개화일인 4월 10일에 비하면 일주일 정도 빨리 피었습니다. 그러면 다른 꽃들은 어떨까요?
2020년 국립수목원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전국 산림의 식물들을 관측해 분석한 보고서●를 통해 개나리나 진달래, 생강나무 등 우리나라의 낙엽활엽수●들의 개화가 평균 약 9.4일 빨라졌다고 밝혔어요. 개화나 단풍처럼 매년 계절에 따라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식물들의 변화를 ‘식물계절’이라고 합니다. 기후변화와 관련이 크다고 밝혀져 최근 활발하게 연구되는 분야지요.
연구를 이끈 국립수목원 식물자원연구과 손성원 연구사는 “분석 결과 10년간 우리나라 식물의 잎이나 꽃이 점점 빨리 피고 단풍과 낙엽이 늦어지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어요. 이어 “100년 이상 식물 관측 데이터를 쌓은 미국이나 유럽처럼 우리나라도 데이터가 많이 쌓이면 각 식물 종마다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요.
자료 분석에 참여한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정수종 교수는 “식물계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강수량과 일조량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식물계절 변화의 핵심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라며 “식물계절 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우리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후변화의 증거이자 지표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답니다.
●평년: 1981~2010년까지 30년의 평균.
●<;기후변화와 한국 산림의 식물계절 - 지난 10년간의 기록>;
●낙엽활엽수: 넓은 잎이 달리는 나무인 활엽수 중에서 겨울에 잎을 떨어뜨리고 봄에 새로운 잎이 나는 종류를 말한다.
우리나라 식물의 시간표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2009년과 2018년 사이 우리나라의 낙엽활엽수 20종의 식물계절에 일어난 평균 변화를 시간표로 나타냈다.
●자료: 국립수목원 <;기후변화와 한국 산림의 식물계절 - 지난 10년간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