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6이 얼마나 중요한 회의이기에 전 세계 사람들이 영국까지 모인 걸까요? 또, 어떤 점에서 ‘숙제 검사’라 할 수 있는 걸까요? COP26 회의장인 ‘스코티시 이벤트 캠퍼스’에 나타난 꼭두각시 인형과 섬나라 주민의 이야기를 통해 COP26의 의미를 짚어봐요.
‘꼭두각시 인형’이 유럽을 횡단한 이유
11월 9일(현지 시간), 키 3.5m의 꼭두각시 인형 ‘리틀 아말’이 COP26 회의장에 등장했습니다. 9살 짜리 시리아 난민을 상징하는 아말은 시리아 국경에서부터 8000km를 4달간 걸었습니다. 아말이 COP26까지 온 이유는 시리아 내전의 원인 중 하나로 지구온난화가 꼽히기 때문입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 탓에 5년간 유례없이 발생한 가뭄이 시리아 내전에 영향을 끼쳤다는 연구가 2015년 나왔지요.●
무대에서 아말을 기다리고 있던 건 사모아 기후운동가 ‘브리아나 프루언’이었습니다. ‘사모아’는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로, 가뭄으로 몸살을 앓는 중동 국가와 함께 지구온난화에 큰 영향을 받는 지역입니다. 지구가 뜨거워지면 바닷물이 팽창하는 등의 이유로 해수면이 상승하는데, 섬나라들은 이에 큰 영향을 받습니다. 지하수에 염분이 스며들어 물이 부족해지는가 하면, 바닷물이 범람하는 재해를 겪기도 하지요. 해발고도 1~3m의 작은 섬들은 잠길 위기에 처해있고요.
프루언은 이런 어려움을 알리며 11살 때부터 COP에 참여해왔습니다. 이날은 아말에게서 받은 씨앗을 두고 “세계의 미래를 경작할 협상가들의 역할을 상징한다”고 말했답니다.
●Richard Seager, PNAS, 2015
COP26, 2030년을 향한 첫 숙제 검사
COP26에는 130여개국의 국가 정상과 200여개국의 외교관 수천 명이 협상가로 참가했습니다. 사모아처럼 위기에 처한 섬나라부터 온실기체를 많이 내뿜는 나라까지,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나라들이 얼굴을 맞댄 거지요. 이들은 10월 31일부터 15일간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어떤 조치를 할 것인지 치열한 논의를 했습니다.
COP는 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열려왔지만, COP26이 남다른 의미를 지닌 것은 ‘첫 숙제 검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COP 당사국인 197개국 각각이 2030년까지 온실기체를 얼마나 줄일지 스스로 목표를 설정해 제출하는 숙제였지요. 이 목표를 ‘국가 온실기체 감축 목표(NDC)’라고 부릅니다.
2015년 COP 당사국들은 프랑스 파리에서 ‘파리기후협약’을 맺으며 이같은 숙제를 해오기로 약속했습니다. ‘파리기후협약’은 지구의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기온과 비교해 1.5℃ 이상 높아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걸 목표로 합니다. 이런 목표를 이루기에 2030년까지 온실기체 감축 계획이 충분한지 세계 각국의 2030 NDC를 검토하기로 한 거지요. 과연, 정상들은 숙제를 잘 해왔을까요?
●산업화 : 생산 활동의 분업화와 기계화가 이뤄지는 현상. 18~19세기 산업혁명 때 화석연료로 기계를 작동시키기 시작해, 이후 지구 평균 기온이 인류의 영향으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