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줄일 온실기체량 목표(2030 NDC), 세계 각국은 잘 세워왔을까요? 지구의 평균 기온이
1.5℃보다 높아지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는 파리기후협약을 지키기에 충분했을지 확인해 보세요.
지금 NDC대로면 2.4℃ 상승
국제기구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전 세계 과학자와 함께 지구온난화 관련 평가보고서를 1990년부터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 발표된 보고서●는 인류가 뿜은 이산화탄소량이 공기 중에 쌓일수록 지구 평균 기온이 비례해 올라갔다는 것을 밝혔습니다(오른쪽 그래프 참조).
인류는 1850년부터 2019년까지 2390GtCO2●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했습니다. 그 결과,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대비 1.1℃ 올랐지요. 이제 1.5℃ 상승에 도달하기까지 인류가 배출할 수 있는 ‘허용탄소예산’은 겨우 500GtCO2쯤 남았습니다. 2019년 전 세계가 36.7GtCO2을 배출했고 이 양이 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해, 이대로 라면 약 10년 내에 지구 평균 기온은 1.5℃ 이상 올라갑니다.
그러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IPCC가 2018년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평균 기온이 1.5℃ 증가할 때에 비해 2℃가 증가할 때 바다 가까이 사는 인구 천만 명이 추가로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위험에 처합니다. 기후재해로 빈곤에 처하는 인구는 수억 명이 늘어나고요. 서식지가 반토막나는 야생동물의 비율도 2배가 됩니다. 우리나라가 겪는 폭염과 호우, 가뭄도 더 심해지겠지요.
상황이 이런데도 COP26 당사국들이 목표로 잡은 온실기체 배출량은 허용탄소예산을 훌쩍 넘겼습니다. 11월 9일, 기후변화 대응행동 분석기관인 ‘클라이밋액션트래커(CAT)’는 각국이 2030 NDC 대로 온실기체를 배출한다면 지구 평균 기온은 지금 어린이들이 90세쯤 되는 21세기 말 2.4℃까지 증가할 거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브라질, 호주, 러시아 등은 지구 평균 기온이 4℃ 이상 상승하는 미래를 향해 가고 있다고 지적했지요.
인터뷰
이준이(부산대학교 기후과학연구소 교수)
COP26에 과학자로 참가했어요!
저는 IPCC 보고서를 작성한 과학자로서, 그 내용을 설명하는 게 임무였어요. 이 과정에서 만난 청소년들이 “기후위기 대응에 지금까지 실패해왔는데 여전히 목표만 이야기한다”고 비판한 게 인상적이었죠. 실제로 NDC를 상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심각한 건 어떻게 상향할 건지 불분명하다는 점이에요. 명확한 대책 없이 NDC를 올리는 건 무책임한 일이거든요. 정부가 아니라 국민들이 주도하는 분위기도 만들어져야 할 것 같아요.
올해 3월, 온실기체 배출량을 줄일 방안을 평가하는 IPCC 보고서가 나와요. 저는 이 내용에 기후변화 적응 방안 등도 포함하는 종합보고서 작업을 9월까지 할 거고요. 그러면서 대중 및 정치인과 소통할 방법을 고민할 거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