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솔 기자
의학상
입냄새의 원인은 입속 질환부터 위장 질환까지 다양해요. 어떤 질환이 원인이 되어 입냄새가 나는지를 알려면, 날숨에 어떤 물질이 있는지 찾아내야 하죠. 이런 진단을 집에서도 간편하게 할 수 있는 센서가 개발됐어요.
구취(입냄새) 환자가 병원에 가면 가장 먼저 날숨에 휘발성 황 화합물이 있는지 측정해요. 휘발성 황 화합물은 입속 혐기성 세균이 음식물 찌꺼기를 분해하며 만들어내는 물질이에요. 계란 썩는 냄새와 같은 고약한 냄새를 풍기지요. 입속 혐기성 세균은 치주질환이 심해지면 많이 생겨요. 즉, 환자의 날숨에 휘발성 황 화합물이 많다면 입냄새의 원인은 구강 질환이라고 판단하고 치료할 수 있지요.
이런 진단을 집에서도 간편하게 할 수 있는 길이 열렸어요. 7월 28일, KAIST 신소재공학과 김일두 교수팀과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공동연구팀이 황 화합물을 매우 정확하게 감지하는 구취 센서를 개발했다고 발표했거든요. 날숨에서 황 화합물을 감지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황 화합물이 차지하는 농도가 기체 분자 10억 개 중에 하나에서 100만 개 중에 하나 정도로 매우 낮기 때문이에요. 기존 구취 센서는 황 화합물의 농도가 10억 분의 1 정도로 낮으면 감지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지요.
연구팀은 기존 센서에 쓰이던 텅스텐 소재에 소금을 더하고 500℃로 가열해 새로운 촉매를 개발했어요. 소금 속 나트륨 성분이 황과 잘 반응하는 성질을 이용했지요. 이 새로운 촉매를 기존 센서에 쓰이던 백금 촉매와 함께 사용한 결과, 기존 센서보다 황 화합물을 감지하는 능력이 10배 이상 향상됐다는 걸 확인했어요. 특히 1ppm●의 황화수소 기체를 감지하는 수준은 세계 최고라는 걸 확인했지요. 김일두 교수는 “날숨으로 구취 외에도 다양한 질병을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진단하는 기기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답니다.
●ppm : 100만 분의 1의 농도를 가리키는 단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