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부사 2호가 탐사한 류구는 우리 태양계에 존재하는 많은 소행성과 비교해 뚜렷한 차이가 없는 평범한 소행성이에요. 그런데 하야부사 2호가 류구를 탐사하게 된 이유가 있다고 해요. 과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소행성은 태양계의 기본적인 구성 요소이자 태양계가 처음 만들어졌을 당시의 모습과 상태를 가장 잘 보존하고 있는 천체예요. 질량이 큰 행성과 같은 천체는 중심부의 온도와 압력이 높아 내부 구조가 핵, 맨틀, 지각 등으로 분리되어 만들어져요. 이런 이유로 생성 당시 원래 가지고 있던 구성 성분이 달라졌죠. 이와 달리 소행성은 크기가 작아 내부가 분리되지 않고, 태양계 초기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요. 그래서 소행성을 연구하면 태양계가 형성될 당시의 초기 모습을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런데 지구와 소행성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지상관측이나 우주 망원경만으로 소행성을 연구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 탐사선을 통해 직접 소행성을 들여다보고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다면 보다 정확한 연구를 할 수 있지요.
류구는 소행성 중에서도 C형 소행성에 속해요. ‘C형 소행성’은 탄소질 광물로 이루어졌고 물과 유기물을 지녔으며, 초기 태양계와 지구 생성, 생명의 진화에 관한 중요한 단서를 갖고 있을 것으로 추정돼요. 류구는 C형 소행성 중에서도 지름이 약 896m로 비교적 크고, 지구와 거리도 가까워 탐사선이 적은 연료를 가지고 접근할 수 있기에 하야부사 2호의 탐사 대상으로 선정되었어요. 하야부사 2호의 탐사 활동으로 과학자들은 초기 태양계와 지구의 형성, 생명의 탄생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있고 그 분석 결과는 지금도 계속해서 나오는 중이지요.
●인터뷰 “우주에 대한 꿈과 희망으로 멋진 미래를 만들어요!”
김명진(한국천문연구원 우주위험감시센터 선임연구원)
Q우리나라도 하야부사 2호의 임무에 참여했나요?
JAXA의 요청으로 한국천문연구원에서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지상에서 류구를 관측했어요. 이 관측 자료로 류구의 자전 주기가 7.6시간임을 확인했습니다. 류구가 자전함에 따라 태양 빛을 받는 면이 계속 달라져 소행성의 밝기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성질을 이용해 자전 주기를 측정했지요.
Q지상에서 류구를 관측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셨다고요?
류구는 어떻게 생겼는지 알아내기가 무척 어려운 소행성이었습니다. 소행성의 형상(생김새)도 소행성의 밝기 변화를 이용해 유추합니다. 소행성이 많이 찌그러져 있을수록 밝을 때와 어두울 때의 밝기 차이가 크기 때문에 형상을 유추하기가 쉽지만, 류구는 구형에 가까워 밝기 차이가 크지 않았어요. 그래서 형상을 구하는 일이 까다로웠지요. 류구의 형상을 알아내기 위해 가능한 많은 망원경을 이용해 류구의 밝기 변화를 측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체코 카렐대학교에 가서 그곳의 연구자들과 함께 류구의 형상 모델을 구했습니다. 이 정보는 JAXA가 하야부사 2호의 임무와 탑재체를 설계하는 데 쓰였습니다.
Q류구의 샘플이 과학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인류 최초로 소행성에서 샘플을 가져온 하야부사 1호의 경우, 수 μg* 분량밖에 안되는 샘플을 지구로 보내왔습니다. 이를 통해서도 하야부사 1호가 탐사한 소행성의 유형과 지구에서 흔히 발견되는 운석의 유형 사이에 공통점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내었고, 지금도 분석 결과가 나오는 중입니다. 하야부사 2호는 1호보다 수백만 배나 많은 류구 샘플을 보내왔습니다. 류구는 하야부사 1호가 탐사한 소행성보다 더 많은 물과 유기물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류구에는 상당수의 아미노산이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지요. 그래서 류구의 샘플을 분석하면 태양계 생성 및 진화 과정에서 물이나 유기물이 어떻게 퍼졌는지, 지구 생명체가 생기는 데 어떤 도움을 줬는지 등 많은 연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μg : g(그램)의 백만분의 일에 해당하는 질량 단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