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우~우~웅, 쿠쿠쿵! 퍽!”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해 주는 우리의 닥터고글. 뉴질랜드의 섬을 여행하던 중, 정체불명의 소리에 깜짝 놀랐다.
“이게 뭔 소리지? 냥냥, 어디선가 사건 냄새가 폴폴~ 나는 것 같지?”
“킁킁. 냐아~ 옹, 꺄아~ 옹, 그르렁그르렁….(킁킁. 글쎄 닥터고글 발냄새가 독해서 다른 냄새는 안 나는데….)
이 때, 누군가 울먹이는 소리로 닥터고글의 자동차 문을 두드렸다.
“아이고, 내 다리…. 닥터고글, 도와 주세요!”
오우, 닥터고글의 예감 적중! 과연, 어떤 사건이 일어난 걸까?
*이 이야기는 지난 2006년 12월 12일 뉴질랜드에서 실제로 일어난 마이클 홀메스 씨 추락 사건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닥터고글
황당 과학 사건 전문 탐정. 항상 고글을 쓰고 다녀 닥터고글로 불리는데, 실제 이름은 아무도 모른다. 수많은 장점 중 으뜸은 왕성한 호기심이고, 유일한 단점은 건망증이라나 뭐라나!
좌우명-“고글은 내 운명, 과학은 내 인생!”
냥냥
닥터고글의 단짝 고양이. 덜렁대는 닥터고글이 사고를 칠 때 몰래 도와 주는 의리파. 단, 생선 앞에선 이성을 잃는 게 흠.
좌우명-“사건 해결은 깔끔하게! 생선 가시도 깔끔하게!”
제트
닥터고글이 애지중지하는 만능 콘셉트 카. 겉은 낡고 허름해 보여도 차 안에는 과학과 관련된 장치라면 없는 게 없다. 위급한 순간에는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모양으로 변신한다. 닥터고글의 집이자 과학 아지트!
사건 접수
또뛰레 씨에게 무슨 일이?
닥터고글을 찾아온 사람은 7년 경력의 스카이다이버, 또뛰레 씨. 하늘 높이 스카이다이빙을 하던 중 그대로 땅에 떨어졌다나?
“낙하산이 펴지질 않아 땅에 곤두박질치고 말았어요. 흑~, 얼마나 무서웠는지 몰라요.”
스카이다빙은 보통 3000~4000m 하늘에서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리는 것으로, 낙하산은 보통 지상 800m에서 편다. 따라서 스카이다이버들은 45~60초 동안 자유낙하를 경험하게 된다. 사건 당일, 또뛰레 씨도 스카이다이빙을 하기 위해 4500m 상공으로 비행기를 타고 올라갔다. 그리곤 비행기에서 뛰어 내린 또뛰레 씨. 멋진 포즈도 잡고, 사진도 찍으며 스카이다이빙을 만끽했는데….
60초쯤 지났을까? 상공 1000m 정도에서 낙하산을 펴기 위해 주낙하산 손잡이를 잡아 당겼다. 그런데 이게 웬일?
“주낙하산이 엉켜서 계속 떨어지는 거예요. 점점 땅은 가까워지는데 낙하산은 펴지질 않고, 너무 당황해서….”
당황한 또뛰레 씨는 다시 400m 상공에서 예비 낙하산을 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펴지질 않았다. 이후 생각나는 건 빙글빙글 돌면서 다가오는 땅뿐!
“오우, 주낙하산과 예비 낙하산이 모두 펴지지 않은 것도 놀랍고, 이렇게 살아 있다는 건 더 놀라워요! 전 이렇게 놀랍고 흥미로운 사건 전문이랍니다. 자, 이제 좀 자세히 파헤쳐 볼까요?”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0707/C200707N008_img_99.JPG)
사건 분석 1
억세게 운 좋은 또뛰레 씨
닥터고글이 주목한 점은 63빌딩 18개 높이에서 떨어지고도 어떻게 살았냐는 것. 지구의 모든 물체는 중력에 의해 지구 중심을 향해 떨어진다. 물체가 공중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것을‘자유낙하’라고 하는데, 이 때는 지구의 중력에 의해 속도가 일정하게 빨라지는 등가속도 운동을 한다. 이렇게 지구 중력에 의해 가속되는 값을‘중력가속도(g)’라고 한다.
하지만 공기 중에서 떨어진 물체는 계속해서 속도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바로 공기의 저항 때문! 지구의 중력이 물체를 잡아당기는 반면 공기 속을 뚫고 지나가는 동안 공기의 저항을 받아 속도가 줄어든다. 그 결과 물체가 일정한 거리를 자유낙하한 뒤에는 지구의 중력과 공기의 저항력이 평형을 이루게 된다. 이 때의 속도를‘종단속도’라고 하는데, 보통 스카이다이빙을 했을 때는 초속 60m의 종단속도를 갖는다.
“그러니 또뛰레 씨는 초속 60m로 덤불숲에 파묻혔다고 볼 수 있어요. 만약 덤불숲을 2m 정도 파고 들어가 멈추었다면, 계산상 또뛰레 씨는 0.07초 동안 평소 몸무게의 90배의 무게를 느꼈을 겁니다. 더 깊이 파고들었다면 충격은 더 줄어들었겠지요. 건강한 사람은 0.1초 동안 자기 몸무게의 100배 정도는 견딜 수 있다고 하니, 또뛰레 씨 경우는 덤불숲을 깊이 파고들어 살 수 있었던 거네요. 오우, 낙하지점 선택은 정말 탁월했어용!”
냥냥이의 보너스!* 낙하산의 발명
15세기에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사각뿔 모양의 낙하산을 고안했다. 그러나 실제로 낙하산을 만들어 뛰어내린 건, 1797년 프랑스의 앙드레 가르네넹으로 알려져 있다. 비록 심하게 흔들리기는 했지만, 가르네넹은 680m를 낙하하는 데 성공했다. 낙하산은 영어로‘패러슈트’라고 하는데, 이것은‘낙하(슈트)’를‘막는다(패러)’는 프랑스어에서 유래되었다.
사건 분석 2
낙하산이 제대로 펴지려면?
“아니, 닥터고글. 낙하지점 선택이 좋았다는 게 설마 사건의 결론은 아니지요? 저는 왜 낙하산이 펴지지 않았는지 알고 싶다구요. 아흑~, 정말 답답해!”
“아아, 진정하세요. 그렇다면 먼저 낙하산이 어떤 과정을 통해 펴지는지 살펴봅시다. 분명 어딘가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자, 제트! 이제 네 차례야. 영상을 보여주렴!”
닥터고글의 아지트, 제트가 헤드라이트를 비추자 스카이다이빙을 할 때 낙하산이 펴지는 원리가 한눈에 펼쳐진다.
아항, 보조 낙하산이 먼저 펴지면서 주낙하산이 나오도록 잡아당기는 거구나!
❶ 750m 상공에서 낙하산줄을 잡아 당기면, 보조 낙하산이 먼저 솟구쳐 나온다.
❷ 보조 낙하산에 의해 주낙하산이 딸려 나오면서 펴진다. 그리고 양력이 발생해바람을 타고 낙하하게 된다.
![스카이다이버용 낙하산. 이 작은 가방에 보조 낙하산, 주낙하산, 예비 낙하산이 들어 있다. 자동산개기. 일정 고도에서 자동으로 낙하산이 펴지게 하는 안전장치다.](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0707/C200707N008_img_01.JPG)
사건 해결
범인은 또뛰레 씨의 손!
“또뛰레 씨, 주낙하산이 펴지지 않았다고 했죠? 고도를 잘 지켰나요?”
“물론이죠. 오히려 좀 더 위쪽에서 보조 낙하산 줄을 잡아당겼는걸요. 그런데 이상하게 줄이 막 엉키면서 빙빙 돌아 떨어졌어요.”
“하지만 주낙하산이 펴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예비 낙하산이 들어 있었을 텐데?”
“맞아요. 주낙하산이 제대로 펴지지 않으면 주낙하산 줄을 아예 잘라 버리고 예비 낙하산을 펴야 하지요. 그런데 예비 낙하산마저 엉켜 버렸어요.”
“오우, 이제 알겠군요. 또뛰레 씨, 당신의 사고는 바로 당신의 손에서 일어난 것입니다.”
“엥? 내 손에서 사고가 일어났다구요? 다친 것도 서러운데 무슨 억울한 말씀을?”
억울한 또뛰레 씨, 일단 닥터고글의 설명을 들어 보기로 한다. 낙하산은 바람을 타는 ‘캐노피’가 잘 펴져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캐노피는 낙하산 줄이 제대로 당겨지고 꼬임 없이 풀려야 잘 펴진다. 그래서 스카이다이빙을 하기 전에는 주낙하산과 더불어 특히 보조 낙하산이 제대로 잘 포장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낙하산은 작은 가방에 들어 있다가 펴지기 때문에 줄이 엉키지 않도록 배낭을 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미국을 비롯해 스카이다이빙이 활발한 나라에서는 보조 낙하산을 싸는 전문 업체가 있고, 의무적으로 4개월에 한 번씩은 보조 낙하산 포장을 다시 하도록 정해 놓고 있다.
“또뛰레 씨, 낙하산 줄을 팽팽하고 가지런하게 정리해서 포장했나요? 또 보조 낙하산 상태는 확인했나요?”
“아흑~, 제가 그만 깜빡했어요. 스카이다이빙 한다는 기대감에 너무 설레어 주낙하산을 급하게 집어 넣고 보조 낙하산 확인도 안했어요.”
이번 일로 안전 점검이 필수라는 건 확실히 알았다는 또뛰레 씨. 상처가 다 나으면 낙하산 장비를 제대로 챙겨서 또 뛰어내리러가겠단다.
그나저나, 주낙하산과 보조 낙하산이 모두 안 펴질 확률은 15만 분의 1. 그렇다면 둘 다 안 펴지고도 살 확률은? 오우! 정말 놀랍도록 억세게 운 좋은 또뛰레 씨군요!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나면 다음 낙하를 위해 낙하산을 포장해야 한다. 이 때는 줄을 팽팽하게 하여 엉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왼쪽). 마지막으로 보조 낙하산을 접어 넣으면 끝(오른쪽)!](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0707/C200707N008_img_02.JPG)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해 주는 우리의 닥터고글. 뉴질랜드의 섬을 여행하던 중, 정체불명의 소리에 깜짝 놀랐다.
“이게 뭔 소리지? 냥냥, 어디선가 사건 냄새가 폴폴~ 나는 것 같지?”
“킁킁. 냐아~ 옹, 꺄아~ 옹, 그르렁그르렁….(킁킁. 글쎄 닥터고글 발냄새가 독해서 다른 냄새는 안 나는데….)
이 때, 누군가 울먹이는 소리로 닥터고글의 자동차 문을 두드렸다.
“아이고, 내 다리…. 닥터고글, 도와 주세요!”
오우, 닥터고글의 예감 적중! 과연, 어떤 사건이 일어난 걸까?
*이 이야기는 지난 2006년 12월 12일 뉴질랜드에서 실제로 일어난 마이클 홀메스 씨 추락 사건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닥터고글
황당 과학 사건 전문 탐정. 항상 고글을 쓰고 다녀 닥터고글로 불리는데, 실제 이름은 아무도 모른다. 수많은 장점 중 으뜸은 왕성한 호기심이고, 유일한 단점은 건망증이라나 뭐라나!
좌우명-“고글은 내 운명, 과학은 내 인생!”
냥냥
닥터고글의 단짝 고양이. 덜렁대는 닥터고글이 사고를 칠 때 몰래 도와 주는 의리파. 단, 생선 앞에선 이성을 잃는 게 흠.
좌우명-“사건 해결은 깔끔하게! 생선 가시도 깔끔하게!”
제트
닥터고글이 애지중지하는 만능 콘셉트 카. 겉은 낡고 허름해 보여도 차 안에는 과학과 관련된 장치라면 없는 게 없다. 위급한 순간에는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모양으로 변신한다. 닥터고글의 집이자 과학 아지트!
사건 접수
또뛰레 씨에게 무슨 일이?
닥터고글을 찾아온 사람은 7년 경력의 스카이다이버, 또뛰레 씨. 하늘 높이 스카이다이빙을 하던 중 그대로 땅에 떨어졌다나?
“낙하산이 펴지질 않아 땅에 곤두박질치고 말았어요. 흑~, 얼마나 무서웠는지 몰라요.”
스카이다빙은 보통 3000~4000m 하늘에서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리는 것으로, 낙하산은 보통 지상 800m에서 편다. 따라서 스카이다이버들은 45~60초 동안 자유낙하를 경험하게 된다. 사건 당일, 또뛰레 씨도 스카이다이빙을 하기 위해 4500m 상공으로 비행기를 타고 올라갔다. 그리곤 비행기에서 뛰어 내린 또뛰레 씨. 멋진 포즈도 잡고, 사진도 찍으며 스카이다이빙을 만끽했는데….
60초쯤 지났을까? 상공 1000m 정도에서 낙하산을 펴기 위해 주낙하산 손잡이를 잡아 당겼다. 그런데 이게 웬일?
“주낙하산이 엉켜서 계속 떨어지는 거예요. 점점 땅은 가까워지는데 낙하산은 펴지질 않고, 너무 당황해서….”
당황한 또뛰레 씨는 다시 400m 상공에서 예비 낙하산을 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펴지질 않았다. 이후 생각나는 건 빙글빙글 돌면서 다가오는 땅뿐!
“오우, 주낙하산과 예비 낙하산이 모두 펴지지 않은 것도 놀랍고, 이렇게 살아 있다는 건 더 놀라워요! 전 이렇게 놀랍고 흥미로운 사건 전문이랍니다. 자, 이제 좀 자세히 파헤쳐 볼까요?”
사건 분석 1
억세게 운 좋은 또뛰레 씨
닥터고글이 주목한 점은 63빌딩 18개 높이에서 떨어지고도 어떻게 살았냐는 것. 지구의 모든 물체는 중력에 의해 지구 중심을 향해 떨어진다. 물체가 공중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것을‘자유낙하’라고 하는데, 이 때는 지구의 중력에 의해 속도가 일정하게 빨라지는 등가속도 운동을 한다. 이렇게 지구 중력에 의해 가속되는 값을‘중력가속도(g)’라고 한다.
하지만 공기 중에서 떨어진 물체는 계속해서 속도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바로 공기의 저항 때문! 지구의 중력이 물체를 잡아당기는 반면 공기 속을 뚫고 지나가는 동안 공기의 저항을 받아 속도가 줄어든다. 그 결과 물체가 일정한 거리를 자유낙하한 뒤에는 지구의 중력과 공기의 저항력이 평형을 이루게 된다. 이 때의 속도를‘종단속도’라고 하는데, 보통 스카이다이빙을 했을 때는 초속 60m의 종단속도를 갖는다.
“그러니 또뛰레 씨는 초속 60m로 덤불숲에 파묻혔다고 볼 수 있어요. 만약 덤불숲을 2m 정도 파고 들어가 멈추었다면, 계산상 또뛰레 씨는 0.07초 동안 평소 몸무게의 90배의 무게를 느꼈을 겁니다. 더 깊이 파고들었다면 충격은 더 줄어들었겠지요. 건강한 사람은 0.1초 동안 자기 몸무게의 100배 정도는 견딜 수 있다고 하니, 또뛰레 씨 경우는 덤불숲을 깊이 파고들어 살 수 있었던 거네요. 오우, 낙하지점 선택은 정말 탁월했어용!”
냥냥이의 보너스!* 낙하산의 발명
15세기에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사각뿔 모양의 낙하산을 고안했다. 그러나 실제로 낙하산을 만들어 뛰어내린 건, 1797년 프랑스의 앙드레 가르네넹으로 알려져 있다. 비록 심하게 흔들리기는 했지만, 가르네넹은 680m를 낙하하는 데 성공했다. 낙하산은 영어로‘패러슈트’라고 하는데, 이것은‘낙하(슈트)’를‘막는다(패러)’는 프랑스어에서 유래되었다.
사건 분석 2
낙하산이 제대로 펴지려면?
“아니, 닥터고글. 낙하지점 선택이 좋았다는 게 설마 사건의 결론은 아니지요? 저는 왜 낙하산이 펴지지 않았는지 알고 싶다구요. 아흑~, 정말 답답해!”
“아아, 진정하세요. 그렇다면 먼저 낙하산이 어떤 과정을 통해 펴지는지 살펴봅시다. 분명 어딘가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자, 제트! 이제 네 차례야. 영상을 보여주렴!”
닥터고글의 아지트, 제트가 헤드라이트를 비추자 스카이다이빙을 할 때 낙하산이 펴지는 원리가 한눈에 펼쳐진다.
아항, 보조 낙하산이 먼저 펴지면서 주낙하산이 나오도록 잡아당기는 거구나!
❶ 750m 상공에서 낙하산줄을 잡아 당기면, 보조 낙하산이 먼저 솟구쳐 나온다.
❷ 보조 낙하산에 의해 주낙하산이 딸려 나오면서 펴진다. 그리고 양력이 발생해바람을 타고 낙하하게 된다.
사건 해결
범인은 또뛰레 씨의 손!
“또뛰레 씨, 주낙하산이 펴지지 않았다고 했죠? 고도를 잘 지켰나요?”
“물론이죠. 오히려 좀 더 위쪽에서 보조 낙하산 줄을 잡아당겼는걸요. 그런데 이상하게 줄이 막 엉키면서 빙빙 돌아 떨어졌어요.”
“하지만 주낙하산이 펴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예비 낙하산이 들어 있었을 텐데?”
“맞아요. 주낙하산이 제대로 펴지지 않으면 주낙하산 줄을 아예 잘라 버리고 예비 낙하산을 펴야 하지요. 그런데 예비 낙하산마저 엉켜 버렸어요.”
“오우, 이제 알겠군요. 또뛰레 씨, 당신의 사고는 바로 당신의 손에서 일어난 것입니다.”
“엥? 내 손에서 사고가 일어났다구요? 다친 것도 서러운데 무슨 억울한 말씀을?”
억울한 또뛰레 씨, 일단 닥터고글의 설명을 들어 보기로 한다. 낙하산은 바람을 타는 ‘캐노피’가 잘 펴져야 제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캐노피는 낙하산 줄이 제대로 당겨지고 꼬임 없이 풀려야 잘 펴진다. 그래서 스카이다이빙을 하기 전에는 주낙하산과 더불어 특히 보조 낙하산이 제대로 잘 포장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낙하산은 작은 가방에 들어 있다가 펴지기 때문에 줄이 엉키지 않도록 배낭을 싸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미국을 비롯해 스카이다이빙이 활발한 나라에서는 보조 낙하산을 싸는 전문 업체가 있고, 의무적으로 4개월에 한 번씩은 보조 낙하산 포장을 다시 하도록 정해 놓고 있다.
“또뛰레 씨, 낙하산 줄을 팽팽하고 가지런하게 정리해서 포장했나요? 또 보조 낙하산 상태는 확인했나요?”
“아흑~, 제가 그만 깜빡했어요. 스카이다이빙 한다는 기대감에 너무 설레어 주낙하산을 급하게 집어 넣고 보조 낙하산 확인도 안했어요.”
이번 일로 안전 점검이 필수라는 건 확실히 알았다는 또뛰레 씨. 상처가 다 나으면 낙하산 장비를 제대로 챙겨서 또 뛰어내리러가겠단다.
그나저나, 주낙하산과 보조 낙하산이 모두 안 펴질 확률은 15만 분의 1. 그렇다면 둘 다 안 펴지고도 살 확률은? 오우! 정말 놀랍도록 억세게 운 좋은 또뛰레 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