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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기록, 바닷속에서 추적한다!

남극의 바닷속에는 지구의 기후 행적을 파악할 수 있는 타임캡슐이 있어요. 무슨 얘기냐고요?

 

퇴적물에서 지구의 비밀을 캔다


퇴적물은 수만 년의 과거를 풀 열쇠예요. 퇴적물 속엔 과거 기후의 영향을 받은 퇴적 입자들이 들어있거든요. 그래서 퇴적물 속에 들어있는 원소를 분석해 과거를 알면, 앞으로 어떤 기후변화가 있을지 미래를 예측하는 데도 도움이 돼요. 특히 남극처럼 환경오염의 영향을 덜 받은 자연 그대로의 퇴적물이 쌓여 있는 곳은 연구가치가 높아요. 그래서 극지연구소 문흥수 기술원은 매년 아라온호에 승선해 남극의 해양 변화를 밝혀낼 퇴적물을 채취하고 있어요.


올해 탐사는 아문젠해와 로스해에서 이뤄졌어요. 연구팀은 음향장비를 이용해 해저지형을 파악한 뒤 다양한 시추기로 바닷속 퇴적층의 시료를 채취했어요. 퇴적물의 양과 깊이별 특성을 파악해 기후를 추적하기 위해서예요. 또, 매년 같은 지역에 퇴적물 트랩을 설치해 바닷속을 떠다니는 작은 부유 입자를 채집하고, 계절별 해류의 흐름, 수온 등의 정보를 수집했어요. 이를 회수해 입자의 크기, 계절의 영향 등에 따라 해양환경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파악하고 있답니다.

 

●인터뷰 “아름다운 남극을 지킬 수 있도록 아껴주세요.”

 

문흥수(극지연구소 극지고환경연구부 기술원)

 

 Q아라온호에 11년 연속 타신 건가요?


16년간 남극, 북극, 오지, 사막 등 자연 그대로 보존돼 있는 지역을 탐사했어요. 아라온호는 처음 생길 때부터 매년 함께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번 탐사가 아라온을 이용한 연구 항차 중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돌발상황과 계획의 변경이 일상이었기 때문이죠. 탐사 후반부인 3월은 남극에서 여름이 끝나가는 시기예요. 영하 20℃ 추위에 초속 20m의 강풍이 불지요. 교대 인력이 없이 4개월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항해를 이어간 탓에 체력적인 한계를 느끼기도 했어요.

 

 Q10년 이상 찾은 남극, 의미가 특별할 것 같아요.


남극을 처음 접했을 때가 20대 중반, 지금은 40대입니다. 매년 남극의 극한 추위와 바람 속에서 연구하지만, 거대한 자연 장관과 훼손되지 않은 남극의 자연은 지쳐있는 제게 마음의 안정감을 주곤 합니다. 어른들은 아름답고 평화로운 남극을 훼손되지 않게 보존해 후손에게 남겨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도 앞으로 남극이 오래도록 깨끗하고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남극을 많이 아껴주길 바랍니다.

 

● Coming Soon...다음은 북극이다!

아라온호의 다음 목적지는 북극이에요. 
돌아오는 7월 17일 북극으로 떠나 9월 15일 한국으로 귀항할 예정이지요. 

 

“다가올 변화에 대비해 북극을 연구해요.”

양은진(극지연구소 극지해양과학연구부 부장)

 

Q다음 탐사는 어떤 것이 특별한가요?


코로나19 영향으로 다음 북극 탐사는 특별히 한국인만 탑승할 계획이에요. 알래스카가 완전히 봉쇄돼 외부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탓이죠. 두 번의 코로나 검사와 자가격리 기간을 가진 뒤 본격 출발할 예정이에요. 연구원 인원도 25명으로 절반가량 줄었어요. 올해 해빙 탐사는 못하고 해양 연구만 하게 될 거고요. 그래도 항해가 취소되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지난해 북극 바다에 표층부터 바닥까지 묻어둔 계류 장비가 올해 8월 23일이 되면 자동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도록 돼 있어요. 장비가 바다에 유실되지 않게 수거하기 위해서라도 올해 꼭 북극을 가야 해요(웃음).  

 

 Q북극을 연구하는 이유는 뭔가요? 


북극권에 속하는 우리나라의 기상은 북극에 큰 영향을 받아요. 북극은 작은 환경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이 지역을 연구해 다가올 기후 변화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또, 얼음이 점점 녹아 사라지면서 원주민들이 터전을 잃는 문제, 어류 자원 보존 문제 등이 논의돼야 해요. 북극 연구는 최종적으로 데이터를 모두 모아 모든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살자는 방법을 연구하는 데 의미가 있어요.

 

 Q기억에 남는 북극 탐험 에피소드가 있나요?


북극에서 해빙 연구를 할 땐 일주일간 한 곳에 머물고 관측기를 설치해요. 일부는 수거하고, 나머지는 바다에 묻거나 해빙 위에 올려두고 오죠. 그런데 지난 탐험에 북극곰과 헤프닝이 있었어요. 설치해둔 기기에서 데이터를 받는데, 갑자기 끊긴 거예요. 돌아가 보니 북극곰이 기기를 툭툭 치고, 헤집어놓은 거였어요. 물론 모르고 그런 거겠죠(웃음). 아라온은 선체가 낮아 북극곰이 언제든 넘어올 수 있는데, 곰이 주변을 뜨지 않아 24시간 동안 대치가 이어졌어요. 난리도 아니였죠. 곰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배 입구를 막고, 소리에 민감한 북극곰이 자리를 떠주길 바라며 헬리콥터를 2시간에 한 번씩 띄웠어요. 그때 알았죠. ‘북극곰이 북극 연구의 변수겠구나’라는 걸요. 

 

 Q북극곰과의 대치라니…! 대책은요?


저희끼리 농담으로 앞으론 고기 먹지 말자 했어요. 음식 냄새 맡고 온다는 얘기도 있었거든요. 저희는 연구를 잘할 수 있도록 장비를 안전하게 보존하는 게 중요해요. 해빙이 녹으면 기기들이 물에 가라앉을 수도 있어 모든 상황을 고려해 장비에 부력을 줄 수 있는 부이 같은 튜브 날개를 달아주면 어떨까 고안하고 있어요. 만약 만들게 된다면, 내년에 투입할 예정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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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혜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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