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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빙하가 아닐까요? 이번 항해에선 남극에서 가장 빠르게 녹는 빙하 중 하나로 잘 알려진 서남극 스웨이츠 빙하를 우리나라 최초로 탐사했어요. 

 

 

녹아내리는 빙하를 사수하라!


지난 5월 25일, 기자는 극지연구소를 찾아 스웨이츠 빙하* 조사에 참여한 윤숙영 박사님을 만났어요. 이들은 어떤 이유로 스웨이츠 빙하를 탐사하는 걸까요? 윤 박사는 “스웨이츠 빙하는 최근 10년간 빙하의 유출 현상이 급격히 빨라지고 있어서 전 세계 과학자들이 주목하는 지역”이라고 설명했어요. 이어 “서남극 얼음이 모두 녹아 바다로 유출되면 전 세계 해수면이 5.28m 상승하는데, 그중 스웨이츠 빙하는 0.65m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지요. 이는 빙하가 녹으면 해안가에선 침수 등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단 뜻이에요. 이에 빙하 감시단은 스웨이츠 빙하가 얼마나 빨리 바다로 유출되는지, 돌발 붕괴가 언제 일어날지, 붕괴 후엔 어떤 영향이 있을지를 예측하고자 탐사를 시작했어요. 

 


스웨이츠 빙하가 빨리 녹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스웨이츠 빙하가 있는 서남극 대륙은 해발고도가 해수면보다 낮고, 따뜻한 바닷물이 지속적으로 유입돼 얼음 아래를 녹이고 있기 때문이에요. 연구팀은 스웨이츠 빙하에서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빙하 유출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소는 무엇인지 확인하기 위해 여러 장비로 빙하를 관찰했어요. 


바다에서는 빙하 밑부분을 녹이는 따뜻한 물의 유입을 이해하기 위해 67개 지점에서 수온, 염분 등을 쟀고, 1년 이상 관측하는 계류장비, 해저면 지진계를 설치했어요. 또, 얼음이 깨지는 소리, 해저 화산에서 발생하는 소리, 물범과 고래가 내는 소리를 듣기 위해 바닷속에 녹음기도 설치했어요. 한편, 육상에선 지형과 빙하를 관측하는 항공탐사를 하고, GPS 관측망 등으로 자료를 모았어요. 이는 빙하 유출 현상을 이해하는 컴퓨터 모의실험에 입력자료로 사용될 예정이지요.

 

●인터뷰 “조마조마했지만, 연구는 성공적이었어요.”

 

윤숙영(극지연구소 해수면변동예측사업단 선임연구원)

 

 Q스웨이츠 빙하에서의 연구, 어땠나요?


스웨이츠 빙하 해역에선 해빙과 빙산이 많아 탐사 계획이 많이 바뀌었어요. 또, 아라온호로 데려온 헬리콥터를 띄워 빙판을 탐색해야 하는데 구름이 내내 낮게 떠 있고, 맑은 날이 거의 없어 애를 먹었어요. 더욱이 중간에 구조 활동으로 연구 일자가 짧아졌는데, 기름을 많이 써서 연구 시간을 늘릴 수도 없었거든요. 
혹시나 이번 항해에선 연구 목표량을 다 채우지 못하는 게 아닐까 조마조마했어요. 매일 기름 잔여량을 확인해가며 탐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Q계획한 연구를 다 마치셨나요?


네! 오랜 시간 탐사하며 쌓아온 노하우가 있거든요. 또, 연구원들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잠을 아껴가며 연구한 덕분이죠(웃음). 남극의 여름은 밤에도 해가 지지 않아 가능한 일이기도 해요. 
 Q혹시 힘든 점은 없었나요?


스웨이츠 빙하 해역은 주변에 기지가 없었어요. 이리듐 통신 위성으로 외부와 소통은 가능하지만, 인터넷 이용료가 너무 비싸고 느려서 개인적 용도로는 텍스트 위주의 이메일 정도만 사용할 수 있었어요. 당연히 스마트폰은 안 됐고요. 덕분에(?) 스웨이츠 빙하에선 일상과 단절된 채 한 달을 지냈어요. 몇몇 동료는 해방감에 좋아했지만, 전 두 달 넘게 배를 탔더니 남극을 오간 지 14년 만에 가장 심한 향수병을 느꼈어요. 

 

 Q14년 째 방문이면, 혹시 남극의 기후변화가 체감되나요?


그렇진 않아요. 가는 시기나 장소, 해마다의 모습이 달라서 기후변화가 심각해졌다는 게 피부로 바로 와닿진 않아요. 그래서 장기관측이 중요해요. 데이터로 가지고 있으면, 추세가 보여 변화 양상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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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혜란 기자 기자
  • 디자인

    오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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