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이 있는데도 가지 않고 주저하는 사람들이 있대. 그럼 어디에…? 헉! 우선 올바른 화장실 문화가 필요하겠어!
인도엔 화장실 문화가 필요해
인도 시골의 여성들은 새벽마다 배변 원정을 떠나요. 집에 화장실이 없기 때문에 인적이 드문 새벽에 숲속으로 향하지요. 이로 인해 여성들은 성폭력이나 불법 촬영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요.
2014년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노상 배변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어요. 당시 인도 13억 인구 중 절반은 화장실이 없는 집에 살았어요. 2016년 세계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인도인 10명 중 1명은 화장실과 같은 위생 시설이 부족해 설사병이나 감염병에 걸려 사망했어요.
지난해 10월, 모디 총리는 1억 1000만 개의 화장실을 보급했으며, 노상 배변 없는 나라를 이뤄냈다고 발표했지요. 수도 뉴델리 시에는 노상 배변자를 적발하는 순찰대까지 도입했어요. 하지만 같은 해 시민단체 RICE의 조사 결과, 북부 인구의 44%는 여전히 노상 배변을 하고 있었어요.
화장실 사용률이 이토록 저조한 이유 중 하나로 힌두교가 꼽혀요. 인도의 80%가 믿고 있는 힌두교에서는 사람의 배설물은 피해야 하는 ‘부정한 것’으로 여겨요. 그래서 집 주변에서 용변을 보는 데 거부감을 느끼지요. RICE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화장실의 유지 보수를 소홀히 하는 것도 문제”라며, “사용률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어요.
성중립 화장실이 생긴다면?
공중화장실 앞엔 보통 남자(♂)와 여자(♀) 표시가 있어요. 그런데 ‘’ 이렇게 표시된 화장실도 있어요.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성중립 화장실이죠.
2014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에 따르면 트랜스젠더 응답자의 41.4%가 화장실 이용을 포기한 적이 있다고 답했어요. 남자와 여자, 단 두 가지 선택지만 있는 화장실 앞에서 지금도 누군가는 고민하고 있는 거예요. 또 노인이나 아동, 장애인 등 보호자가 필요한 사람과 보호자의 성별이 달라 난감한 경우에도 성중립 화장실은 해법이 될 수 있지요.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성중립 화장실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요. 2015년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버락 오바마도 직원과 방문객이 주로 사용하는 백악관 아이젠하워 이그제큐티브 오피스 건물에 성중립 화장실을 만들었어요. 모든 칸은 분리되어 있으며 칸마다 변기와 잠금장치, 일부는 세면대까지 갖추고 있고 보호자와 피보호자가 함께 들어갈 수 있는 넓은 칸도 마련돼 있어요.
하지만 아직 보편적 인권을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도 커요. 남녀노소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범죄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와, 성중립 화장실에 들어가면 성소수자로 여겨질 수 있어 실제 이용률이 떨어진다는 문제도 지적되지요. 이런 이유로 성중립 화장실은 사회적으로 찬반 논쟁이 뜨거운 주제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