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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의 변신 ④] 화장실이 돈이 된다?!

하하! 드디어 쾌변 성! 공! 오잉? 그런데 이건 뭐지. 똥을 싸니까, 물건을 살 수 있는 화폐를 주는 곳이 있네. 똥이 돈이 된다고?

 

 

 

배설물로 물건을 산다? 똥본위화폐


오늘 화장실 다녀온 친구들, 모두 10꿀 받아가세요! ‘꿀’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이 배설물에 가치를 매겨 개발한 새로운 화폐예요. 


배설물은 하수도를 지나 하수처리장에 도착하고, 병원균과 같은 오염 물질을 걸러낸 뒤 하천이나 바다로 방류돼요. 하지만 UNIST에서 배설물은 귀한 자원이에요. UNIST 캠퍼스의 생활형 연구시설 ‘과일집’은 배설물을 모아 에너지로 바꾸고, 이 에너지로 운영되지요. 화장실에 설치된 ‘비비변기’는 칸막이로 나뉘어져 있어 소변은 앞 칸에, 대변은 뒤 칸에 따로 모아져요. 배설물은 각각 미생물 처리 과정을 거쳐 소변은 액체 비료로, 대변은 연료와 고체 비료로 바뀐답니다. 


사람의 하루 평균 용변량인 200g을 비료와 에너지로 바꾸면 10꿀의 가치를 지녀요. UNIST 조재원 교수팀이 절약되는 물의 양과 생산되는 에너지양을 근거로 10꿀의 가치를 계산한 결과, 현재 대략 500원에 해당했어요. 물 값이 비싸고, 바이오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높은 유럽에서의 가치는 우리나라보다 높은 980원이었지요. 꿀 화폐는 똥본위화폐 홈페이지(fsm.network)에서 사용할 수 있어요. 팔고 싶은 물건을 꿀 단위로 환산해 올리면, 물건이 필요한 사람이 꿀 화폐를 지불하는 방식이랍니다.

 

 

① 비비변기는 대소변을 따로 모을 수 있다. 배설물을 처리하는 데 쓰이는 물의 양은 0.5L에 불과하다.

② 혐기성 소화조에 도착한 대변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된다. 이때 메탄 가스가 생성되는데, 가스의 일부는 고체 연료 전지를 거쳐 전기 에너지로 바뀐다.

③ 메탄 가스는 보일러와 가스레인지의 연료로 쓰인다. 가스로 생산한 전기로 주방 콘센트에 전력을 공급하고, 남은 배설물 찌꺼기는 비료가 된다.

④ 배설물에 해당하는 가치로 받은 꿀은 똥본위화폐 홈페이지에서 사용할 수 있다.

 

 

_INTERVIEW 1

 

조재원 센터장(UNIST 사이언스윌든센터)

"매일 10꿀씩 챙겨가세요!"

 

제가 연구하고 있는 환경공학의 큰 미션 중 하나는 사람의 배설물이 섞인 하수를 가장 효율적으로 깨끗하게 하는 거예요. 그러다 배설물은 에너지원이 될 수 있는데, 오히려 에너지를 써서 정화시키는 게 부자연스럽게 느껴졌어요. 게다가 하수처리장에서 방류된 물은 자연에 영향을 주기까지 해요. 그래서 배설물을 자원으로, 더 나아가 돈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지요. 


똥은 우리 몸에서 항상 나오므로, 똥본위화폐 홈페이지에선 모든 사람에게 매일 10꿀씩 지급해요. 마치 기본소득처럼요. 똥본위화폐도 하나의 과학이에요. 기사를 계기로 우리가 매일 생산하고 있는 자원에 대해 고민해봤으면 좋겠어요.

 

 

_INTERVIEW 2

 

조약골 공동대표(핫핑크돌핀스)

"제주도에도 똥본위화폐 가맹점이 있어요!"

 

제주 바다는 하수처리장에서 나온 방류수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어요. 최근 관광객이 많아지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지요. 제주 앞바다에 사는 남방큰돌고래의 터전이 훼손된 거예요. 바다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화장실이 필수예요. 이게 바로 똥본위화폐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유지요. 


그래서 핫핑크돌핀스 사무실의 화장실에는 양동이와 톱밥, 두 가지가 전부예요. 양동이에 배변을 하고 톱밥으로 덮어 놓지요. 양동이가 차면 퇴비장에 뿌려 놓고 미생물이 분해할 때까지 1~2년 동안 묵혀둬요. 그럼 퇴비로 재탄생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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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4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박영경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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