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때요, 이래도 아직 잠자리에 가기 싫다고요? 그런데, 잠을 안 자면 뇌뿐만 아니라 건강도 나빠지고 심지어 성격도 나빠진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어요? 그러니 어서 침대로 가자고요!
1963년 12월, 미국의 랜디 가드너라는 고등학생이 학교 과학 프로젝트로 ‘오랫동안 잠 안 자기’에 도전했어요. 스탠퍼드대학교의 수면 과학자 윌리엄 데먼트가 지켜보는 가운데 실험을 시작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랜디의 신체 능력은 약해졌어요. 방향 감각을 잃고, 머릿속으로 간단한 덧셈을 하지 못하게 되었어요. 피해망상이 심해져 주위 사람들에게 자기를 괴롭히냐고 묻기도 했어요.
결국, 랜디 가드너는 264시간, 정확히는 11일 하고도 25분을 버티는 데 성공했어요. 하지만 이후 기네스북은 ‘오랫동안 잠 안 자기’ 기록을 폐지하기로 했어요. 오랫동안 잠을 안 자는 것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었죠.
실제로 최근 과학자들은 수면 부족이 뇌 기능은 물론 순환계, 면역계, 생식계 등 신체 전반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관찰했어요. 그중 한 이유는 ‘교감 신경계의 활성화’ 때문이에요.
교감 신경계는 위험에 대처하는 역할을 해요. 사나운 개를 만났을 때, 심장이 콩닥콩닥 뛴 적 있나요? 외부의 위협을 받으면 교감 신경계가 흥분하며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고 혈압이 높아져요. 음식 소화 반응은 억제되지요.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몸에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지만, 다행히 교감 신경계의 흥분은 위험이 사라지면 금방 가라앉아요. 그런데 수면이 부족하면 교감 신경계가 꺼지지 않고 계속 켜져 있어 건강에 악영향을 끼쳐요. 예를 들어, 심장 박동이 빨라지면서 혈압이 높아지면 혈관이 쉽게 상해서 뇌졸중이나 심장 마비의 위험이 커져요. 또, 면역계도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몸에 염증반응을 일으키죠.
2014년, 미국 시카고대학교의 데이비드 고잘 교수팀은 생쥐에게 암세포를 주입하고 잠을 방해했어요. 수면이 부족해진 생쥐는 1달 만에 암 종양의 크기가 충분히 잔 쥐보다 2배나 커졌지요. 이런 위험 때문에,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야간 근무를 ‘유력한 암의 원인’으로 분류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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