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향소님 말씀 잘 들었어요. 저는 사향소님처럼 영구동토가 사라지는 걸 체감하고 있는 북극 여우예요. 저는 그동안 영구동토가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했던가를 되짚어보려 해요. 영구동토가 사라지면 어떤 문제가 생기냐면요….
영구동토층 속 탄소량, 대기의 2배!
영구동토 속에는 오랜 기간 동안 묻힌 동식물의 사체와 미생물이 들어 있어요. 영구동토가 0°C 이하로 유지될 때 미생물은 낮은 온도 때문에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다가, 온도가 높아지면 활발히 활동하면서 유기물을 분해해요. 그 결과 이산화탄소와 메탄이 만들어지죠. 만약 땅이 얼어 굳어 있다면 기체가 빠져나오기 힘들지만, 녹은 영구동토층에서는 기체가 쉽게 빠져나올 수 있답니다.
문제는 두 기체가 모두 ‘온실 기체’라는 거예요. 특히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대기 중에 23% 더 많은 열을 가두는 심각한 온실 기체지요. 결국 온난화로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온실 기체 때문에 온난화가 더 빨라지는 악순환이 시작될 거예요.
여기서 잠깐! 식물이 다시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면 괜찮지 않을까요? 2018년 8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북극-북방 취약성 실험팀은 북극 영구동토가 녹는 속도가 식물이나 조류의 광합성 속도에 비해 매우 빨라 온실 기체가 대기 중에 쌓인다고 분석했어요. 특히 영구동토가 빨리 녹으면 지반이 꺼지며 물이 고이는 ‘열카르스트’ 지형이 생기는데, 이 지형이 생기면 물 웅덩이 아래의 영구동토는 더 빨리 녹으며 온실 기체를 방출한다고 설명했지요.
연구팀은 미국 알래스카와 러시아 시베리아의 영구동토 지역을 다니며 열카르스트 호수 72곳에서 메탄 기체가 얼마나 방출되는지 측정했어요. 그리고 천천히 녹고 있는 영구동토 지역 5곳과 비교했지요. 그 결과 열카르스트가 만들어진 곳에서 1.25~1.9배 더 많은 탄소가 배출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답니다.
한편 2018년 7월,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정수종 교수팀은 영구동토가 녹으며 탄소를 품고 있는 시간이 짧아졌다고 발표했어요. 알래스카 배로우 지역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 자료 42년치를 수집한 뒤, 토양이나 식물에서 흡수하거나 내뿜는 탄소량 자료만을 추출해 분석한 것이었지요. 그 결과, 연구팀은 영구동토층의 탄소 저장 시간이 지난 42년 사이 13.4% 줄어들었단 사실을 알아냈답니다.
정수종 교수는 “탄소 저장 시간이 13.4% 줄어들었다는 건 영구동토 속의 탄소 1400Pg이 대기 중으로 모두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140년에서 121년으로 줄어들었다는 뜻”이라고 심각성을 강조했지요.